인천교구 주안1동본당(주임 송주석 신부)이 ‘구역총회’라는 독특한 활
동을 통해 소공동체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주안1동본당의 15개 구역은 구역별로 지난 12월7일부터 22일까지 성당에서 총회를 열어 구역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구역 활동 활성화를 위한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목표 달성에 필요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구역별로 신자들이 머리를 맞댄 것은 극히 드문 일로, 본당 내 성인 신자의 절반 가량인 1000여명이 참석한 구역총회는 신자들이 평소 생각하고 있던 구역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대안 제시에 적극 나서는 토론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 본당의 구역총회는 구역 내 문제점들을 본당 신부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구역 신자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토록 하겠다는 송주석 신부의 의지에서 마련됐다. 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고민하면서 숙제를 풀어나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소공동체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송 신부의 생각이다.
각 구역은 총회에 앞서 구역 신자들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에서 가장 부족한 점 △공동체 형성에 방해되는 점 △비신자들이 천주교회에 바라는 점과 그들에게 보여줄 점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구역 봉사자들이 구역의 문제점과 내년도 목표 그리고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은 회의자료를 작성한 다음 구역총회에서 토의를 거쳐 ‘2003년 활동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본당측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작성된 구역별 활동 계획을 한데 모아 정리한 후 2003년 사목계획 수립에 적극 반영하고, 교무금의 일정액을 구역 예산으로 배정하는 등의 지원을 통해 소공동체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송 신부는 “교회가 성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탓에 평신도들은 일방적 지시에 익숙해져 있을 뿐 아니라 본당 활동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좀체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신자들이 과학적 방법을 통한 목표 설정과 토론 문화에 익숙해질 때 자신이 본당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능동적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