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창 3:15)
여호와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뱀을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원수지간 (怨讎之間)
뱀과 여자!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
사랑의 하나님께서 원수지간을? 그것도 뱀과 여자만이 아니라 그 후손까지 이어지는 원주지간을 말씀하시다니!
천추의 한!
어찌보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뱀을 향하여 자신의 마음 깊숙한 감정을 표현하시는 듯합니다. 제가 하나님의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만은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인 그룹(케루빔)이 스스로를 높여 반역을 하였고, 천사 중 3분의 1을 그 반역에 가담하게 하였으며, 이제 이 땅에 새롭게 창조한 사람을 또다시 그 반역의 반열에 참가시킨 뱀의 끊임없는 반역에 대한 어쩔 수 없는 하나님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오죽하면 원수지간을 만드셨을까?
잠시 이 말씀이 선포되는 상황을 다시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뱀이 여자에게 다가와 질문을 던지며 유혹을 합니다. 여자는 어설프게 알고 있던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결국 마음이 흔들리고, 뱀의 '일침'에 무너지고 맙니다. 여자는 자신만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열매를 먹은 게 아니라 함께한 남편에게도 주어 먹게 합니다. 결국 첫 사람의 범죄가 일어난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에덴 동산을 방문하셨고, 나무 사이에 숨어 있던 아담을 애타게 부르시며 찾으셨습니다. 아담과 여자, 그리고 뱀을 앞에 놓고 그들의 잘잘못을 하나하나 따져가시는 장면입니다. 마치 마지막 심판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입니다.
첫 사람 아담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먹은 경위를 추궁하자, 아담은 하나님과 여자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이어서 여자에게 추궁하자, 여자 역시 뱀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이제 뱀에게는 추궁을 하지 않으시고, 단도직입적으로 책임을 묻습니다. 그리고 저주를 내리십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이 모든 말씀을 아담과 그의 아내, 그리고 뱀이 함께 듣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이 말씀을 듣던 아담과 그의 아내가 이 말씀의 의미를 이해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다.
뱀은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다.
여자의 후손이 언제 태어날 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와 뱀의 관계를 말씀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여자의 후손은 히브리어로 זֶרַע(자라)인데 이는 씨(seed)를 말합니다.
여자의 씨(seed)?
우리들은 성경기록을 통해 이 씨(seed)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만, 첫 사람 아담과 그의 아내는 '이게 뭔 소리인가?'하였을 것입니다.
씨(seed)
이 말이 처음 나타나는 말씀은 창세기 1장 11절입니다.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
씨는 생명입니다. 그 씨에서 채소가 나오고, 열매가 맺힙니다.
신약성경에서는 마태복음 13장 19절,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처음 쓰였습니다.
씨는 생명입니다. 씨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마 13:19~23, 막 4:14~20, 눅 8:11~15)
그런데 여자의 씨라? 사실 이 '여자의 씨'라는 개념을 이해하기는 첫 사람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것이었을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여자의 씨에 대한 개념 이해를 언제쯤 알게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씨, seed): 창 12:7, 창 22:17, 롬 9:7, 갈 3:16, 히 2:16
다윗의 자손(씨, seed): 삼하 7:12, 롬 1:3, 딤후 2:8
제가 이해하기로는 사도 바울이 아마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하나님의 계시로 말미암았겠지만...
여자의 씨=아브라함의 씨-=다윗의 씨
그런데 모든 생명의 씨는 남자(남성, 수컷)에게서 나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자녀를 낳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자의 씨라면 이게 가능한 일일까? 여기에 신비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여자의 자손, 씨는 남자 즉 아담으로 말미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담의 씨를 통해 아브라함, 다윗으로 이어지지만 하나님께서 약속한 여자의 씨는 아담의 씨에서 나지 않았습니다.
마태복음 1: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약속은 다윗을 거쳐 마리아의 남편 요셉까지 이어졌지만, 정작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님께서는 요셉이 낳은 것이 아니라 마리아에게서 나셨다는 이 사실, 이것이 바로 신비 아니겠습니까? 남자로 말미암지 않은 유일한 사람 예수님! 그분이 바로 창 3:15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여자의 후손(씨)'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잉태되셨습니까?
마태복음 1:18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
누가복음 1: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요셉과 마리아가 관계를 하여 태어난 아들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마리아에게 잉태케하여 태어난 아들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자의 후손(씨)'라고 본문에서 말씀하신 의미입니다. 그러니 어찌 사람의 지식으로 이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계시가 아니고는 알 수 없는 신비인 것입니다.
뱀과 여자,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의 끊임없는 역사 속에서의 싸움은 수천년을 이어져왔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뱀은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입니다.
마지막 전쟁은 뱀과 여자의 후손과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이 싸움이 바로 이천년 전 유대 땅에서 있었고, 그 마지막 순간이 바로 갈보리 언덕 십자가 위에서였습니다.
뱀은 여자의 후손, 곧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죽은 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뱀이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면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 이루어졌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말씀의 이해는 좀 다른 분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셨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누가복음 10:18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 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
둘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부활하심으로 사단의 세력을 무력화하셨다는 입장입니다.
히브리서 2:14,15 "자녀들은 혈과 육에 속하였으매 그도 또한 같은 모양으로 혈과 육을 함께 지니심은 죽음을 통하여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멸하시며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한평생 매여 종 노릇 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 주려 하심이니"
셋째,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사단을 천년동안 결박한 후 최종적으로 불못에 던져넣는 사건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요한계시록 20:10 "또 그들을 미혹하는 마귀가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지니"
이런 다양한 이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창 3:15에서 약속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성취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뱀이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한 사건이 있었고,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약속도 이미 성취되었거나 아니면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창 3:15을 많은 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원시복음', '최초의 복음'이라고 합니다. 첫 사람 아담에게 약속하신 이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께 성취된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구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