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였다.
개발에 밀려 천연의 제주는 아니였지만 역시 최남단의 아름다운 섬이었다.
한동네 한골목안에 살던 다섯집이 있었다.
어쩌다가 한사람이 멀리 이사를 갔고 남은 4명이 골목계를 시작한지 40여년이 되었다.
기끔씩 만나 식사도 하고 가까운 곳에 나들이를 하는 친구들 ,숟가락이 몇개인지 도 넘잘아는 가장도 거짓도 필요없는 그런친구들이다.
그중 한친구가 제주도 서귀포에 별장을 소유하게 되었고 이번에 우리4인이 제주도엘 가게되었다.
그 첫날
먹거리를 제일먼저 준비해야 했기에 여장을 풀고 곧 작전에 들어갔다.
우리는 서귀포 수협공판장에서막경매를 마친 은칼치를 삿고오다가 흑돼지 맛있는부위를 짤라 왔다.
음식값만 비싸고 별로 먹을것이 없는 제주특성상 우리가 만들고 준비하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약간의 간식준비 를 하고 올레길 1길에서 14길까지를 걷다가 달리다가 서귀포 70리 표지판까지 몇시간을 바다와 억새와 감귤을 보고 감귤의 노란물에 취해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은칼치 조림에 근사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달밝은 서귀포 앞바다의 칼치잡이 배들을 무수히 보았다 마치 별이 쏟아져 바다에 떠있는 착각을 느끼며 밤늦게 까지 별처럼 수많은 얘기들을 쏟아냈다 여자셋이 모이면 한사람은 내 내 하다가 말을 못한다는데 넷이하는 얘기니 오죽하랴.
돌아올때 올레길의 노을은 여행객들 에게는 너무멋진 장관을 연출해 주었는데 노을이 그렇게 멋진줄을 처음으로 느끼는것 같았고 그 커다란 불덩이가 비취빛 바다위에 장관인 원스타쇼를 연출하고 카메라의 찰칵 소리들를 들으며 한참을 머물더니 그대로 풍덩빠져 버렸다.
둘쨋날
온통 감귤밭의 노란물이 몸에 베인체 주렁주렁으로도 표현할수없는 주러러렁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땅에붙어 일부는 썩어가고 있었다 가도가도 끝이없는 감귤의 노랑물결은 바다를 끼고도는 올레길을 걷는 육지인들에게는 원더풀을 연발하게 했다.
사이사이에 보라빛 열매로 단장하고 가시속에서도 의연함을 뽑내는 선인장 열매행렬도 장관이었다.
서귀포의 거리는 길 가운데 와신토니아 야자수로 남국의 정취와 이국적인 냄새를 흠뻑 풍기게 하며 하멜 표류장소 까지 한달음에 도착했다 1653년 네들란드에서 출발한 하맬이 풍랑을 만나 청나라의 잠깐 잡혔다가 다시 우리나리 제주도에 표류하여 7년동안 노역에 시달리며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상선과 선원들의 모습까지 관광상품화 하고 역사적인 사료로도 가치있게 해놓았다.
그옆 해안길은 작은 그랜드캐뇬을 연상시키는 멋진 하이라이트였다.
보성 차밭처럼 큰 오설록 차밭도 잠깐 ,볼것이 없지만 남단의 땅이라는 이유로 36가구가 살고있는 마라도 도 왕복 세시간 경유 ~갚아도 그만 안갚아도 그만이라는 노름쟁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무인도로 가서 명명했다는 가파도도 잠깐 주상절리의 숯가마 바위들을 둘러보고 하루일정를 마치고 그날은 흑돼지 수육파티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셋쨋날
성산 일출봉을 향해 출발하는 해안 올레길은 망망대해와 해안의 여행객들이 올려놓은 시커면 제주특유의 갯돌로 각자의 소원을 빌며 기묘한 형상의 모습들로 바다와 돌담과 지금도 한창인 억새와의 조화로 우리를 소녀처럼 들떠게 했고 차를 제일 많이타고 달린 해안길의 하루가 되었다.
넷쨋날
아침부터 나이값 모르고 돌아다닌 우리는 조금은 피로한 몸으로 또다시 출발 ~서귀포에서 제주를 지나는 해안도로에서 가로수처럼의 억새와 밭의 경계인 검은 돌담장과 그속에서 초겨울을 모른체 시퍼렇게 자라는 당근과 무우와 양배추의 연결을 보았고 제주원주민의 낡은 집들과 대문이 없는 많은 집들을 보았으며 제주도 5일장의 큰 시장을 보는재미에 사는재미에 흠뻑 빠지는 하루이기도 했다.
돌아오는길에 타계한 배우 여운계 별장을 보게되었는데 남편이 혼자 기거하는 2000평의 서귀포집은 외로운 그의 남편만이 우리를 반겨주었고 삶과 주검이 갈라놓은 인생의 한단면을 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람이 귀하고 외로워서 24시간 대문을 개방한다고 했다.
다섯째날
우리는 일찌감치 오전 9시에 출발하여 나흘을 외곽 해안도로만 보았으나 그날은 중앙선을 관통하기로 하고 제주시와 한라공원/ 여미지/ 제주시내에 있는 일류호텔들의 조경과 경관들을 둘러보고 산굼부리를 지나는 5,16도로의 나무숲을 달리며 살아있는 날의 하루 일정을 마무리 했다.
엿새째날
또다시 서귀포 수산시장으로 가서 전날 사지못한 은칼치와 무진장으로 나온 복어를 장만해서 택배로 보내고 내외국 유명 정치인과 국내유명인들의 밀랍인형들의 실물같은 크기와 모습을 다시볼수 있었고 늘 보아오던 관광코스의 삼성혈 /용바위/폭포등 은 보지도 않았다.
제주의 남쪽과 북쪽의 기후 ,농작물 ,바다위에 밤이면 별처럼 쏟아지는 칼치 채낙이의 휘황한 불빛속에 또 와신토니아 야자수가 수만그루 심어진 친구의 별장에서 골목계 친구들과 삶의 묵은떼와 새로운 생각으로 나를 여과시키는 2009년 11월의 소중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끝으로 다 말할수는 없지만 내나라 내국토 내삶의 무게를 실감하며 푸른바다/ 검은 돌담장/ 그 해안길 /감귤의 그 노란물결 /하늘거리는 억새풀이 출렁거리던 제주여행을 생애동안 잊지 못할것이다.
아름다운 제주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 될만한 충분한 가치를 느끼며 다시올 제주여 안녕을 고했다
2009년 11 월 6일간의 제주여행을 마치고
송림 최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