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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소설을 펼쳤을 때의 상태를 가리키는 복합적이고 학술적인 문구가 있다.
바로 시작, 중간, 끝이다.
기억해둬라.
시작, 뒤죽박죽, 끝.
중간 부분은 골치 아프다.
그런 까닭에 3막 구조가 적합하다. 이야기는 시작되어야 하고, 전개되다가, 끝나야 한다.
소설의 구조로 여러 실험을 해보고 싶더라도, 이 3막 구조가 왜 효과적인지 이해해두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의 각 부분의 과제 |
시작 부분은 시선을 끌어야 한다. 중간 부분은 붙잡아둬야 한다. 끝 부분은 만족을 줘야 한다. |
쉬운 임무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편집자와 독자가 원하는 것이고, 따라서 작가가 그들에게 줘야 하는 것이다.
시작
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책의 첫 머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편집자나 출판에이전트는 대개 그 부분을 읽는다.(이 글이 탄탄하지 않으면 당신의 소설 나머지 부분을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는 독자들은 대개 처음 한두 페이지를 보고 구입여부를 결정한다.
다시 말해, 시작 부분은 읽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기회를 주는 셈이다.
사람들을 사로잡아라.
박력없는 첫 부분은 별로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강렬한 첫 부분은 탄력을 붙여준다.
좋은 시작 부분의 요소는 한마디로 말해 '장애물'이다. 소설의 핵심이다.
주인공의 삶은 채찍질을 당하고, 우리는 주인공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려고 책을 읽는다.
이런 첫 문장을 생각해보라.
화요일은 햇빛과 희망으로 가득 찬, 캘리포니아다운 멋진 날이었다.
이때 독자는 무엇을 느낄까? 이 문장은 무조건 독자의 관심을 꺼버리지는 않겠지만, 분명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딘 쿤춘의 『용의 눈물』에 첫문장을 보자.
화요일은 해리 라이온이 점심 때 누군가를 쏴야할 때까지는 햇빛과 희망으로 가득 찬, 캘리포니아다운 멋진 날이었다.
이 문장은 독자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다. 평화로운 인물에게 일어난 변화나 일어날 듯한 조짐이 있다면 혼란이 발행한다. 그래서 혼란이 발생할 거라고 암시하는 첫머리가 효과적이다.
편지를 받은 날 아침, 매튜 코워트는 말도 안 되는 추위에 혼자 눈을 떴다.
-존 카첸바크, 『마지막 증언』
편지 내용은 무엇일까? 그 속에는 분명 혼란을 일으킬 내용이 들어 있다. 그리고 왜 매튜 코워트는 혼자일까? 말도 안 되는 추위는 불길한 조짐에 구체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애너 퀸들렌, 『블랙 앤 블루』를 보자.
남편이 처음 나를 때렸을 때,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감옥은 당신의 상상만큼 나쁘지 않다.
『원 트루 씽』
그녀의 귀에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곧 개 짖는 소리가 뒤따랐다.
아니타 슈레브, 『조종사의 아내』
노크소리는 가벼운 장애물이었을 것이다. 개 짖는 소리는 다급함을 더한다.
대화는 소설이나 이야기를 시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곧바로 긴장감이 발생하고 즉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야기를 시작할 대화문을 생각하기만 해도 상상력이 샘솟을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화자의 상황을 명시하지 않고 대화를 너무 길게 끌면 안된다는 것이다.
몇 줄 정도라면 독자가 참겠지만 그 후에는 누가 무엇을 왜 말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교묘하게 처리하면, 도입부의 대화가 '이중기능'을 하며 지루한 느낌 없이 정보를 줄 수 있다.
드와이트 스웨인, 『바뀐 남자』
"이름은?"
"로버트 트래버스."
"직업은?"
"광산 기술자."
"사는 곳?"
"가니메데, 목성 개발 구역, 제7기지."
"달을 방문한 이유는?"
"구름의 바다에 새로 생긴 달메이어 구역이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러 왔습니다. 그걸 개작해서 가니메데의 트렌다트 구역에 쏠 수 있을지 생각중입니다."
"그렇군…." 창구 감독관은 내 서류를 뒤적였다. "화소 분석지는 어디 있죠?"
독자는 대답하는 화자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몇 가지 사항을 알게 된다. 이것이 일종의 공무상의 질문임을 알게 된다. 질문을 받는 남자의 이름을 알게 되고 몇 단어를 통해 이것이 공상과학 소설임을 알게 된다. (시작부분은 독자에게 이야기의 세계를 소개해주는 셈이다). 그리고 갈등이 나타나는데, 특히 마지막 문장에서 알 수 있다.
그레고리 맥도널드, 『플레치』
"…당신에게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듣기만 해도 천 달러를 드리죠. 제안을 거절하고 싶으면 천 달러를 들고 돌아가시고, 우리가 얘기를 나눴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됩니다. 괜찮은가요?"
"범죄입니까? 그러니까, 저에게 시킬 일이?"
"물론입니다."
"괜찮습니다. 천 달러 정도면 들을 수 있죠. 저에게 뭘 시키시려고요?"
"저를 죽여주십시오."
대화가 직설적이고 흥미로우며 깜짝 놀랄 말로 끝난다.
처음 세 페이지
자, 첫문장이나 첫 문단에 살인자가 등장했다.
이제 당신이 할 일은 끝내주는 책을 첨부하는 것이다. 즉, 살인자가 불러일으킨 흥미를 세 쪽이상 지속시켜야 한다. 독자가 그 자리를 지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변화나 도전이 필요하다.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것이 필요하다.
독자에게 문제, 아니면 적어도 변화를 암시하는 뭔가를(아니면 일상을 방해하는 요소를)처음부터 보여줘야 한다.
속도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유쾌하게 시작했다가 반전을 던져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면 된다. 코넬 울리치의 소설 『나는 죽은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콜필드의 여름밤은 무척 유쾌하다. 양꽃마리와 자스민, 인동과 토끼풀 냄새가 난다. 이곳의 별들은 내 고향에서처럼 차갑고 멀지 않고, 따뜻하고 친근하다. 더 낮게, 더 가까이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열린 창문에서 커튼을 휘감는 바람은 아기의 입맞춤처럼 부드럽고 평온하다. 게다가 귀를 기울이면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몸을 뒤척이며 다시 잠에 빠지며 바삭바삭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램프 불빛 때문에 집 안에 생긴 그림자가 야외잔디밭까지 나가 몸을 늘이며 잔디를 파고든다. 완벽한 평화와 안위가 고요함과 정적을 선사하낟. 오, 정말이지. 콜필드의 여름밤은 유쾌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인물의 삶 표면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모든 것이 서두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큰 위험이 아니어도 된다. 그러나 히치콕의 격언대로, 평온한 일상을 깨뜨리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신화의 구조는 영웅의 '일상세계'로 시작한다. 장애물은 대개 '모험에의 부름'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루크는 이모, 삼촌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삼촌이 중고 로봇들을 산다. 루크가 그중 하나를 수리하던 중, 도움을 요청하는 리아 공주의 홀로그램이 작동한다. 색다르고 이상한 소재다.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입부의 장애물은 매우 빨리 등장한다. 도로시는 바싹 뒤따라오는 토토와 함께 농장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도로시는 겁에 질려 있다. 걸취 양이 토토를 데려가겠다고 위협한 탓임을, 우리는 즉시 알게 된다.
몇 분 후 걸취 양이 자전거를 타고 농장으로 와서 토토의 보호관을 갖게 되자. 장애물은 더욱 강렬해진다.
그러므로 현재 상황을 뒤흔드는 이런 난관을 소설의 아주 초기에 배정하라.
작가가 『플롯과 구조』에서 이야기한 일부 예시 |
1)주인공이 한밤중에 전화를 받는다. 2)주인공이 호기심을 끄는 소식이 담긴 편지를 받는다. 3)상사가 주인공을 사무실로 부른다. 4)아이가 병원에 실려간다 5)자동차가 황폐한 마을에서 고장난다. 6)주인공이 복권에 당첨된다. 7)주인공이 사고나 살인장면을 목격한다. 8)주인공의 아내(혹은 남편)가 쪽지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
프롤로그의 효용과 악용
TV인기드라마 「피터 건」을 보면, 크레이그 스티븐스는 냉철하고 재즈를 좋아하는 사립탐정으로 나오는데, 이 연속극은 크레디트로(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 목록) 시작하지 않았다. 곧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돌입하는데, 대개는 누군가 상해당한 사건이었다. 그 장면이 2분 가량 지속되었다.
그런 다음 유명한 작곡가 헨리 맨시니의 오프닝 음악이 크레디트와 함께 터져나왔다. 드라마의 나머지 내용은 피터 건이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는 과정이었다. 이것은 흥미진진한 프롤로그를 적절하게 활용한 예다.
왜냐하면
1)그 자체가 짧고 극적이며
2)중심플롯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딘 쿤츠의 『미드나이트』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효과적이다.
첫문장은 이렇다.
재니스 캡쇼는 밤에 달리는 것이 좋았다.
쿤츠의 많은 책은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는 인물의 이름과 흥미로운 점을 제시하며 시작된다. 밤에 달리는 행동은 알 수 없는 사건의 조짐이다.
제니스가 달리는 동안, 쿤츠는 독자에게 제니스와 주변 환경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빛과 연기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 디테일을 활용해 심상치 않은 장면을 펼쳐보인다.
그녀는 비탈진 중심가를 달리며 호박색 불빛이 아른거리는 웅덩이를 지나고, 바람에 조각된 삼나무와 소나무 때문에 겹겹이 캄캄한 그림자를 지나면서, 움직이는 것은 자신뿐임을 깨달았다. 또 있다면 바람 없는 허공을 뱀처럼 느릿느릿 움직이는 옅은 안개뿐이었다.
또한 쿤츠는 인물의 뒷이야기를 던져준다. 짧은 문단으로 재니스가 어렸을 때 어둠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알려주고, 다른 문단에서 그녀의 죽은 남편 이야기와 그녀가 그를 무척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이 간략한 뒷이야기가 적소에 배치된 덕분에, 재니스가 어둠 속을 달리는 동안 독자의 공감도 함께 움직이다. 쿤츠는 그 장의 남은 부분에서 소름 끼치는 추격으로 인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결국에는 제니스 캡쇼의 충격적인 죽음을 제시한다. 상세한 배경 디테일 덕분에 독자가 일시적으로나마 인물에게 공감을 느꼈기 때문에 죽음의 위력이 더 커진다.
프롤로그에서 꼭 필요한 과거 이야기를 기대감을 주는 톤으로 독자에게 소개하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기반을 설정할 수 있다. 팻 콘로이의 『사랑과 추억』에 붙은 다소 긴 프롤로그가 그런 경우다. 그 프롤로그는 톰 윙고와 그의 쌍둥이 누나로 자살 시도를 두 번 한 사반나의 가족사를 들려준다. 프롤로그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사실은 이렇다. 우리 가족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나는 흥미로운 일을 조금도 겪지 않고 평생을 살아온 가족들을 알고 있다. 나는 늘 그런 가족이 부러웠다. 윙고 가는 운명에 수없이 시달리며 무방비 상태로 굴욕과 수치를 당하는 가족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가족에게는 싸움에 뛰어들 힘이 있었고, 그 힘으로 우리 가족 중 거의 모두가 복수의 여신들의 습격에서 살아남았다. 사반나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말이다. 윙고 가족이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는 것이 사반나의 주장이었다.
나는 당신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조금도 빠뜨리지 않고.
약속한다.
이런 프롤로그를 쓰려면 문체가 중요하다. 단어가 주는 느낌과 조성된 분위기가 이런 프롤로그에 힘을 실어준다.
뒷이야기
뒷이야기는 중심 내러티브 이전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이 소설 요소를 매우 주의깊게 다뤄야 한다. 처음에 너무 많이 쓰면 이야기가 길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도 쓰지 않으면 꼭 필요한 인물들과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행동으로 시작해 균형을 잘 잡아라. 내 규칙은 이것이다.
행동을 먼저하고 설명은 나중에 하라. 사실, 첫 장에서는 정보 제시를 가능한 보류하는 것이 좋다. 꼭 필요한 내용만 나중에 알려주면 된다.
젊은 작가가 쓴 원고의 첫 장을 보면 주인공이 움직인 후 과거(뒷이야기)가 죽 전개된다. 원래의 서두는 제자리걸음이고 독자에게 제시되는 것은 '뒷조사'라 이름붙인 것이다. 첫 장의 대부분을 뒷조사에 할애하다가 그 장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현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주인공이 누구이며 어떻게 현재 상황에 이르렀는지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독자에게 인물에 대한 유대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킨 다음 행동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이해할 수는 있지만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다. 독자가 과거사에 관한 정보를 얻는 동안 본격적인 이야기는 정체된다.
작가가 재미있거나 걱정을 하게 만드는 상황을 전면에 배치한다면, 독자들은 온전한 설명을 듣기까지 오래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인물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더하기 위해 뒷이야기를 약간 제시할 수는 있다.
콜린 코블, 『알래스카 황혼』의 1장에서 보면 능숙한 대화문으로 과거사를 제시한다.
어거스타는 두 손으로 헤일리의 얼굴을 감싸고 그녀의 눈을 그윽이 들여다보았다.
"네가 자랑스러워. 이제 그걸 감당할 만큼 용감해졌구나."
어거스타는 도리스 데이처럼 쾌활하게 격려를 해주려 했다. 헤일리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전 용감하지 않아요." 헤일리가 말했다. "전 영화도 보고싶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쇼핑몰에 가고 싶고 특히 가루를 뿌린 도너츠를 먹고 싶어요. 좋아서 여기 온 게 아니에요. 제 정신과 의사가 상담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해서 온 것뿐이고, 그러니 두고 볼 거예요. 클로에와 다시 연락이 되면 악몽이 멈출지도 모르죠."
글이 훌륭하면, 뒷이야기를 읽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다.
필 컬러웨이는 소설 세상의 끝에서 화자는 2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1976년 8월 4일, 교회의 휴거가 일어났다. 그때 나는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나 이 얘기를 하기 전, 배경을 좀더 설명하고 싶다."
컬러웨이는 첫 문장들로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익숙한 정보를 주되 평범한 언어를 쓰지 않는다.
나는 막내다. 형들은 나를 열차 맨 뒤에 딸린 승무원 칸이라고 부른다. 3학년 때 담임이 말했듯이 나는 실수로 잉태되었다. 가끔씩, 내가 짐을 싸서 조부모님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로 가는 배에 올라타면 가족들이 나를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분명 생각할 거싱다. 나는 승무원 칸일지 몰라도, 가족들은 내가 돌아올지 알고 싶어하는 것 같다.
딘 쿤츠와 스티븐 킹의 가장 성공한 몇몇 소설의 앞부분에는 좀더 상세한 뒷이야기가 제시된다.
스티큰 킹이 쓴 대작 중 하나인 죽음의 지대에서, 그는 조니, 그렉, 새러 이 세인물을 소개한다. 각 인물은 행동을 보여준다. 그러다 각자의 상세한 뒷이야기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9페이지에는 그렉이 아버지의 분노를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덕분에 그렉에 관한 독자의 흥미와 공감이 더해진다.
17쪽부터 21쪽까지는 새러의 뒷이야기를 설명하는데 할애된다.
이런 방법이 먹히는 이유는 두가지다.
1)킹은 일단 행동을 제시한 다음에 뒷이야기를 제시한다.
2)뒷이야기는 반드시 필요한 디테일로,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독자에게 알려준다.
딘쿤츠는 『어둠 속의 속삼임』에서 깊이 있는 배경을 보여준다. 특히 소름끼치는 행동 장면이 있는데, 브루노 프라이가 힐러리 토머스를 강간하려는 장면이다. 그가 힐러리의 집에서 그녀를 공격하고 추격하는 내용이 24쪽에서 41쪽에 이른다!
그러나 그 앞 내용은 무엇인가? 힐러리 토머스의 뒷이야기가 7쪽에서 11쪽까지 펼쳐진다. 이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가? 강간 시도 장면에서 힐러리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앞 내용이 없으면 우리는 행동 장면을 보되 몰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앞 내용에서 힐러리가 제대로 양육받지 못해 열등감을 갖게 되었고, 이제 그 열등감과 싸우고 있음을 알게 된다(이렇게 근본적인 관심이 확립된다). 쿤츠는 우리를 힐러리가 자란 음침한 시카고로 데려가 그녀가 상상력을 탈출구가 삼았음을 알려준다(그녀가 현재 작가가 된 이유가 설명된다).
뒷이야기는 힐러리가 자신의 꿈대로 대작 영화를 계약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러나 그녀는 이 현실이 지금까지 일어난 다른 일들처럼 지속되지 않을까봐 두려워서 기쁨을 온전히 만끽하지 못한다. 이제 독자는 힐러리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24쪽에서 힐러리가 집에 돌아올 때쯤, 우리는 이 인물과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힐러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브루노 프라이를 발견했을 때, 책을 계속 읽지 않을 수 없다.
긴 뒷이야기가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쿤츠와 킹의 글이 응집력 있고 예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력을 예리하게 갈고 닦는 동안에는 뒷이야기를 짧게 끝내는 편이 낫다.
2장의 반전
훌륭한 기법 하나는 2장의 반전이다. 2장을 새로운 1장으로 여기고 상황을 얼마나 빨리 전개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라.
꼭 필요한 정보를 1장에 배치했다면 이제 소설 전반에 그것을 뿌리면 된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정보가 아니면 인정사정 보지 말고 삭제해라.
중간
당신의 소설 대부분은 중간, 즉 2막에 할애될 것이다. 이것은 주인공과 주인공을 가로막는 여러 세력이 대결하는 내용을 기록한 부분이다. 물론 중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쓸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개요를 잡을 것인가, 말것인가
『플롯과 구조』에서 두 가지 접근법의 강점과 약점을 이야기했다.
개요를 잡지 않으면 주제에서 벗어나 옆길로 샐 위험이 있다. 그러면 글을 상당부분 뜯어고쳐야 한다.
적어도 LOCK체계를 파악해두어라. 그러면, 추격 장면을 구상할 때 장면에 이야기의 엔진, 즉 중대한 목적과 더 강력한 장애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집어넣을 수 있다.
개요를 잡고 쓸 때는 이야기에 숨 쉴 틈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 같은 때가 오면, 주저 말고 개요를 수정하라.
어떤 작가들은 그 중간단계로, 시작 부분의 개요를 꼼꼼히 작성한 다음 나머지 개요에는 길잡이 장면을 활용한다.
길잡이 장면은 책 속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장면이다. 주된 갈등이나 문제가 여기 해당된다.
머릿속에서는 약간 모호할 수도 있다. 느낌정도만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카드나 개요 중간에 간단히 적어라.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앞으로 펼쳐질 일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끝
소설은 끝나야 하며,그것도 예측이 불가능하되 독자를 만족시켜주는 방식으로 끝나야 한다.
다의성이 허용되는 문학소설이 아닌 다음에야, 결말은 느슨해진 실을 묶어주어야 한다.
시작은 쉽다. 끝은 어렵다.
처음에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독자가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난 후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어렵다.
"첫번째 장은 당신의 책을 팔아준다. 마지막 장은 당신의 다음 책을 팔아준다." -소설가 미키 스필레인 |
결말의 5가지 유형 |
1)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한다.(해피엔딩) 2)주인공이 목표를 잃는다.(불행한 결말) 3)주인공은 목표를 달성하지만 좀더 귀중한 것을 잃는다.(고전비극) 4)주인공은 더 위대한 목적을 위해 자신의 목표를 희생한다. 5)이야기가 모호하거나 달콤쌉쌀하게 끝난다(대개는 문학소설) |
결말에 이르기 전에 결말의 내용을 최대한 자세히 써보면 좋은 훈련이 된다.
이 연습이 이점은 이야기에 행동이 스며들게 해서 나중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수면 아래에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이는 늘 좋은 현상이다.
물론, 결말에 이르러서 디테일을 바꾸거나 아예 새로운 결말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 그때에도 멋지게 결말을 낼 수 있을 것이며 당신이 할 일은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뿐일 것이다.
여운을 남겨라.
어떤 종류의 소설이든, 멋진 결말에는 여운이 있다. 여운이랑 사라지지 않고 남은 음향이다. 교향곡의 완벽한 마지막 음표와도 같다. 독자에게 결말을 넘어선 그 무엇을 남겨준다.
대화, 묘사, 서술 및 사실상 이야기에 적합하다고 느껴지는 어떤 것도 여운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여운을 남길 것인가?
1)목표는 반드시 강렬하게 뚜렷해야 한다.
LOCK체계에 속한 우리의 목표는 짜임새 있는 결말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은 전반적인 목표를 추구한다. 이제 주인공이 마지막 결정을 내리거나 최후의 결전을 벌여야 할 때가 되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을 때 잃어버린 평온을 되찾기 위해서다.
2)꿈꾸어라
결말을 구상하기 전에 상상력을 동원해 몇 가지 가능한 상황을 그려보라. 마음껏 실험하라. 이야기에 필요한 재료는 모두 당신의 머릿속에 있다. 당신이 풀어주기만 한다면 당신의 작가 정신, 즉 지하실의 소년들이 도움을 줄 것이다.
요약 |
1)첫 문장, 첫 문단 첫 페이지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2)일찌감치 주인공의 일상세계에 장애물을 던져라 3)서두에서 뒷이야기를 조금 들려주는 것은 괜찮지만 그에 앞서 행동을 제시하고 너무 지나치게 하지는 말라. 4)중간 부분을 쓸 때는 응집력을 잃지 않도록 LOCK요소를 참조하라. 5)결말에 시간을 들여라. 결말에 관해 꿈꾸고 고민하라. 마지막 페이지에 여운을 남겨라. |
실전문제01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소설책을 마음대로 몇 권 집어라. 첫 페이지를 읽어라. 프롤로그가 있다면, 그것이 마음을 끄는가? 왜 그런가? 아니면 왜 그렇지 않은가? 이야기의 앞부분에 빠져들게 되는가? 계속 읽고 싶은가? 스스로의 반응을 분석하라.
실전문제02
그 시작 부분을 당신이 쓴 원고의 시작 부분과 비교하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실전문제03
다음에 영화를 보게 되면, 중간 부분(2막)에 주목하라.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면, 왜 그런지 질문하라. 당신이라면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하며 생각하기만 해도 글쓰기에 필요한 근육이 형성된다.
실전문제04
소설이나 영화의 결말이 불만족스러웠던 적이 있는가? 아마 있을 것이다. 한 작품을 택해 결말을 분석하라.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