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6.14(금). 성가정산악회 88명 형제자매들이
남쪽 멀리 통영 앞바다의 비경 소매물도까지 무박산행길에 나선다.
밤 12시 성당 앞을 출발-
몇 달째 공석이던 총무 자리에 새로 세워진 형제님과 자매님(부인) 소개가 있었다.
수서동 전입 2년 차로 새벽미사 전례봉사를 하시는 분? 나는 국선도수련과 겹쳐 새벽미사를 못 가보는지라....
아니나 다를까 부드러우면서도 귀에 쏘옥 들어오는 비단결?혹은 마법같은 목소리에 차분한 성격 감지되는 진행솜씨하며 도무지 화라곤 내는 법이 없을 것 같은....
그러면서도 신림동을 신월동으로, 1년반을 2년으로 바로바로 정정하는 대응력과 집중력!
만만치 않은 기개가 느껴지는 분....반갑습니다,잘 부탁합니다~
이어서 묵주기도를 마치고.....취침!
** 좁은 공간에 긴 시간 갇혀 졸다깨다 하다보니 다리에 쥐가 다 날 지경이지만
금산과 산청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을 뿐 내쳐 달려서 새벽 이른 시각 마침내 통영에 닿고보니
아침 식사까진 30분쯤 여유가 있다.
비릿한 갯내음 실은 바닷바람 마시고 있으니 섬까지 안가도 벌써 폐가 편안해 지는 느낌, 머릿속이 한결 맑아지고 있다.
**서호전통시장-중소기업청이 문화관광형시범시장으로 지정한 곳이란다.
여러가지 편의시설과 문화체험장 그리고 특산물판매장,고객쉼터,화장실을 제대로 갖춰
외국사람들이 와도 관광명소로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잘 준비된 전통재래시장이다.
외국관광객을 많이많이 끌어들이려면 이처럼 역사성과 지역성을 가미한 새로운 개념의 재래시장들이 떠야 한다.
**시락국-남녘사투리로 시래기국이겠지? SBS방송엔가 소개도 된 맛집이란다.
버스 2대에서 내린 중대규모 병력! 성가정 산악회 1,2소대 전원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규모가 아닌지라
먼저 식사 마친 분이 일어서면 다음 사람이 들어가 앉는다. 시간 넉넉하니 급할 건 없다.
느긋이 기다려 주는 사람, 그 새 전통시장 구석구석 구경 다니는 사람,
새벽부터 배에 오르면 둘러앉아 먹을 횟감 벌써 뜨는 사람...
***통영항 여객선터미널-매물도,비진도, 두미,용초 방면으로 가려면 2호잔교를 건너야 한다.
7시에 출발하면 1시간 40분 뒤에 소매물도에 닿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하늘,섬섬섬...마구마구 눌러댄다.
**비교되고 연상되는 두 개의 시
낱말 새로 읽기7 - 섬/문무학
'서다'라는 동사를/명사화하면 '섬'이 된다//
뭍에서 멀리 떨어져/마냥 뭍을 그리는 섬//
사람은/혼자 서는 그때부터/섬이 되는 것이다
섬 -복효근 '62
동사 '서다'의 명사형은 '섬'이다/그러니까 섬은 서 있는 것이다/
큰 나무가 그러하듯이/옳게 서 있는 것의 뿌리,/
그 끝 모를 깊이/하물며 해저에 뿌리를 둔 섬이라니/그 아득함이여/
그대를 향한 발기도 섰다 이르거늘/곡진하면 그것을 사랑이라 하지/
그 깊이가 섬과 같지 않으면/어찌 사랑이라 부르겠는가/
태풍이 훑고 가도/해일이 넘쳐나도 섬은 꿈쩍도 핞으니/
섬을 생각하자면/내 모든 꼴림의 뿌리를 가늠해보지 않을 수 없어/
그래, 명사 '섬'의 동사형은'/'사랑하다'가 아니겠는가
**매물도 선착장에 내려서 운영진의 안내를 먼저 듣는다. 11시40분까지 이곳으로 다시 집합!
점심으로 먹을 충무할매김밥까지 배급 받아 챙겨넣고나서 삼삼오오 짝을 이뤄 매물도 등대길 걷기에 나선다.
이곳 선착장에서부터 등대길까지 3.1km. 마을을 가로질러가면 1km를 줄일 수 있지만 어차피 부지런히 가도
등대섬으로 건너가는 열목개가 열리는 시간이 안맞는다고 누군가 분명히 잘못 안내 해 주었던 것 같기도하고...
아니었더라면 지름길로 달려서 먼저 등대섬으로 건너갔다가 둘레길로는 돌아오는 길에 왔어도 좋았으련만...
등대섬까지 다녀온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제1경 남매바위-어릴 때 헤어졌다가 성장해서 만난 쌍둥이 남매가 오누이 사이인 줄 모르고 사랑에 빠져 부부의 인연을 맺으려는 순간,하늘에서 번개벼락이 떨여져 두 남매가 바위로 변해버렸다는 안타까운 전설을 안고 있는 소매물도 제 1경을 지나고,
제 2경은 망태봉과 관세역사관이다.
1978년 남해안 지역에 활개를 치던 해상밀수를 근절하기 위해 활선어선박,냉동운반선의 주 출입통로이자
감시최적지인 이곳 소매물도 망태봉 정상(152m)에 레이더 감시서를 설치해서 관세청이 운영하다가
1987.4월에 폐쇄했다는 곳이다. 폐쇄한 이유?
맞다. 88서울올림픽 무렵부터 한국의 약진이 시작되고, 일본 여행길에서 코끼리밥솥 안 사오기 시작한 게 그 무렵부터였던가보다.
***제3경 공룡바위를 지나고 4경 열목개에 이르렀다. 5경 등대섬은 물때가 곧 바뀐다기에 눈으로만 감상한다.
6,7,8경 굴쌍이굴과 촛대바위,신기한 상어굴을 둘러보고 가려면 시간이 더 걸릴테니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만족,
점심으로 배급 받은 충무할매김밥을 여럿이 둘러앉아 먹으며 나른한 몸을 잠시 쉰다.
예순에서 일흔 중간나이 되었어도 이 정도 오르내리막이 힘들 나이는 아직 아닌데, 밤잠을 설치니까 기운이 딸린다.
통영으로 나갈 뱃시간에 한 사람도 안 늦도록 넉넉하게 11시40분까진 다들 선창가로 와달라는 운영진의 부탁이 있었으니 이쯤에서 그만 돌아가자. 그리고,무엇보다도~
점심 먹을 때부터 카메라 밧데리가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디카는 오래 안 된 건데 왜 벌써 이러지?
주인 잘못 만나서 벌써 몸살을 앓기 시작하는 걸까?
내가 쓰기만 하면 컴퓨터마저 AS 유난히 자주 받으니 딸아이 얘기대로 나는 기계치!인지 모르겠다.
더 이상 사진 찍을 일도 없고...되도록 천천히 걸어가는대도 벌써 선창가가 저 아래 보인다.
오늘 후기가 살짝 걱정 된다. 사진이 있어야 기억을 더듬어 볼 수가 있는데....
암브로시오형제가 커버하기로 했으니 안심은 되지만 팀웍을 이뤄본 적이 아직까진 없었기에 말이다.
오늘 남은 촬영분량을 넉넉히 챙겨줘야 될텐데...잘 부탁해요,형제!
**배 타기 전에 선창가를 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곳, 아담한 정자에서 한 잔 기울이고 있는 팀에 합류한다.
빈손으로 어울리긴 그러니 이마트닭튀김 꺼내들고 본격적으로 합석한다.
비상안주로도 공기가 맑으니 술술 잘만 넘어간다. 권커니 자커니 페트병 삽시간에 비어나간다.
저 아래 선창가에서 해삼멍게 한 접시 하자며 2소대 리더 스테파노단장에게 연락이 온 눈치다.
뒤따라 우리 일행도 주섬주섬 판 정리하고 내려가니 벌써 많이들 와 계시네...
뒤늦게 동석하기엔 여러 순배가 돌은 것 같아 우리 일행은 옆 테이블 차지하고 앉는다.
바닷바람 시원하게 맡으며 화기애애한 한 때를 즐긴다. 말이 필요없다.
코 속에 들락거리는 공기의 미세한 감촉 느끼는 것만으로 몸은 이미 충만한 행복감에 젖어든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누구였더라? '오늘 권총 내가 쏩니다~' 했던 사람?
하지만 슬그머니 진짜 권총 소리 안나게 쏘아버린 분은 아오스딩고문님이시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고...존경받는 어른, 젊은이와 함께 잘 지내시기의 본보기! 감사합니다~
**배를 타고 다시 뭍으로...
알코올기운이 알맞게 오르니 뭍으로 나가는 뱃길 또한 좋다. 하늘,바다,섬섬섬.....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또 보고 또 봐도 좋지만 밧데리는 엥꼬 (えんこ), 영어로는 Empty (비었다) 더 이상 찍을 사진 없다.
회접시 옆에 술잔 들고 퍼질르는 수밖에 방뻡이 없다.ㅋㅋ
그때였다.
청주에서 왔다는 이웃 팀의 잘 생긴 아자씨 한 분이 벨라누이에게 말을 건넨다.
"아줌마, 컵 몇 개만 얻을 수 있어요?"
??? 청주식인가? 얻어가는 주제에...'사모님' 했어도 줄까말깐...
"저기요, 아저씨 오늘 우리 산악회 버스 두 대구요, 이분이 우리 산악회장님이세요!" ㅋㅋ
말하고보니 되게 웃겼다.
또 볼 사람도 아니고 잔 남는 거 있으면 있다 없다. 짧게 대답해 주면 될 일을...
또 버스 두 대는 뭐구...ㅎ
***동피랑 벽화마을-사는 게 각박할수록 삶의 여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그림과 음악,문학 등 예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이건 사진이 도착해야 설명을 좀 더 붙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이곳과 비슷한 마을 서울에도 있다. 동대문(흥인지문)에서 혜화동으로 넘어가는 낙산공원길 이화(?)마을.
한나절 이리저리 오르락내리락 구석구석 걸으며 여유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남망산 조각공원-세계10여개국 15명의 유명조각가의 작품이 야외전시되어있다.
4개의 움직이는 풍경'이란 일본작가 작품과 출산'이란 영국 작가 작품등...속에 눈에 띄는 한국작가 작품은
허공의 중심(김영원)이었는데,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인간의 고귀한 염원을 나타낸 인체조각이라했다.
극사실적 인체묘사를 통해 자연 그대로의 인간모습이 순수한 생명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는데
아랫도리를 너무 실하고 장하게 드러낸 4명의 닮은 꼴 남자가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으로 일열종대로 서 있는
이 조각들 앞에선 상당히 용감하고 원색적인 질문과 대화가 함께 갔던 일행들 사이에 오고 갔었다.ㅎ
**통영의 예술가들
시인 청마 유치환,극작가 동랑 유치진, 시조작가 초정 김상옥, 작곡가 윤이상. 시인 고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서양화가 김형근, 조각가 심문섭,극작가 주평, 화가 전혁림...등 무수히 많으니 정말 예술의 고장 맞다. 터가 좋은가보다.
***[산청 돼지등심구이집]에서 저녁밥 맛있게 먹고나서
나오면서 계산할 땐 구구단 곱하기편이 잠시 헷갈려서 주인장과 4x5=20, 5x4 =20.... 복습 잠시 하고
'손님응대법', '단체손님 비용산출법'에 대해서도 약간의 토론을 했다.
5시 반부터 다시 버스는 달려 10시경 수서동으로 돌아왔다.
다음달 산행안내도 있었는데, 충북 소백산 근처 어디라고 들은 것 같은데....'좋은데이' 너무 마셨나?
자세한 건 [산행신청]방에 곧 오를 공고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데이~
***돌아오는 길 2호차 안
에선 서로서로 모르는 사람 천지이니 간단한 자기소개 하는 순서 갖자는 안스테파노형제님 제안에 따라서
모든 형제자매님들 간에 안면 일차 트는데 성공!
각자 나름대로 짧고 인상적인 자기소개 멘트를 준비해서 순서대로 발표한다.
마이크 울렁증 있는 사람은 이럴 때 시나 한 수 외우며 때우는 게 최고!
특히나 지도신부님 버전이면 더더욱 좋아들 하실테지~
~아자아자 수서동성가정산악회~ 아자아자 회장님, 고문님, 총무님..운영진의 화이팅~
~ 그리고 소매물도와 통영의 추억~
사랑한다는 것은 -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첫댓글 우와~~~~~ 똑소리나시고 완벽하게 여행길 올려주셨네요 손신부님 버전, 시 한수, 인상적이었습니다 . 왠지 영원히 교사타입 이실것 같사옵니다.
인상적이라 말해주시니 고맙고요...교사타입? 그러게나 말이에요,내 생각에도 쬐끔은 그러하니! 뒤늦게나마 국선도사범이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네요~
대단하십니다.사범님이 계셔서 우리가 행복합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초보사범이라 열의가 넘쳐 밖으로도 조금 뻗치는가보죠? 부디 사그라들지 말아야 할텐데...^_^ 기왕이면 [건강정보]메뉴에 올린 글 [유감!국선도설명회 풍경]도 꼭 한번 읽어주셔요!
항상느끼지만 정말대단하십니다 요소요소머리에담아두었다가 맛갈스럽고상세하게 현장에서느낌그대로 전달하시니 특별하신노하우를존경함니다 산행후기읽는순간 행복했읍니다 일지님은행복전도사.~~~~~
고맙습니다~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매사에 감사하자!를 실천하려고 열심히 노력!노력!하고 있습니다.비가 오면 비와 더불어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또 행복감에 젖어 조금은 상기돼 전율이 흐릅니다^^
우째 그렇게 멋지신진요~~
이모든 행복 성가정 산악회가 아님 느낄수 없죠~~!
한구절한구절 사랑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향내음~~
지그시 눈감고 활홀함을 만끽 해봅니다^^
어느것하나 빠질세라 자상하니 잊지도않고
머리는 컴퓨터인가요~~
사범님 감사함니다~~
비오는 날의운치를 사범님 산행후기로 멋진 하루를
시작해보렵니다^^**^^
엄~맘~마~세상에 이런 극찬을 다....행복?전율?멋지신?향기?황홀? 자상?컴퓨터?...고맙고 감사합니다. 바람 불면 바람과 더불어....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요~
어느새 후기글이 올라온줄도 모르고 시간이 지났네요. 감사합니다. 늘 멋쟁이로 사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멋쟁이!?배려해 주시는 바와 같이 다함께 멋쟁이로 살기 위해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역쉬........대단한 여행 함께여서 감사했습니다.....^&^*
동피랑과 남망산조각공원 사진 궁금했었는데 수고했어요,고마워요~
감칠맛나는 후기, 방 안에 앉아 소매물도 갔다 옵니다.
7월 2째주는 계곡에 발을 담고 만남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