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내가 쉬는 날이라
아내가 고은이 가은이 데리고 병원에 가서
독감 예방 접종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나봅니다.
학교를 마치고 고은이 가은이와 합류해서
병원에 가서 귀이지를 파주었습니다.
혹여나 잘못해서 다치지 않을까 싶어
자주 파주지 않았더니 귀이지가 많이 나옵니다.
고은이는 피곤하다고해서 안아 주었더니
잠을 자길래 재워두고
가은이만 데리고 처가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오니 고은이가 마루로 달려나와 안겨옵니다.
가자마자 잠을 깨고 할머니하고 놀았나봅니다.
고은이 가은이하고 놀다가
잠이 온다고 해서 안아주며 기도하고 재웠더니
쌔근쌔근 잠을 잘 잡니다.
고은이는 자다가 꿈을 꾸는지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합니다.
새벽에 고은이가 꿈결에 놀라는 것같아
안아주고 기도해주었더니 눈을 뜹니다.
"고은아 아빠 학교 가야 하거든
엄마는 병원에 가야 하고
나중에 아빠 올라올게."하며 고은이를 놓았더니
고은이가 한쪽으로 돌아눕더니 훌쩍거리며 웁니다.
평소 같으면 "엄마 아빠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할 고은인데 어제 저녁에 혼자
집에 놀게 되어 마음이 많이 허전했던가 봅니다.
그 허전한 마음에 아빠가 간다고하니
서러워서 눈물이 났는가 봅니다.
어머니도 깨어서 고은이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고은이를 겨우 달랬습니다.
고은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놀아주는 것인가봅니다.
가은이 혼자만 외가에 데리고 갔다오는 동안
그 허전함 마음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나봅니다.
아니면 꿈 속에 엄마 아빠와 놀다가 헤어졌는지
고은이의 훌쩍거리며 우는 모습이
내려오는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조금 전에 전화했더니 반갑게 받습니다.
사랑한다고 할머니 말씀 잘듣고
가은이하고 사이좋게 잘놀라고 했더니
평소대로 밝고 경쾌하게 대답을 합니다.
고은이 마음이 다치지않도록
그리고 결핍이 생기않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어머니도 그럽니다.
할머니가 줄 수 있는 정하고
엄마 아빠가 줄 수 있는 정하고 다르니
바빠도 자주 놀아주고 잘 챙겨주라고
이제 어머니가 어려운 분이 아니라
아내가 무서운 게 아니라
우리 고은이가 제일 무섭습니다.
고은아 아빠가 미안해요.
우리 고은이 마음에 상처 생기지 않도록
아빠가 자주 놀아주고 최선을 다할게요.
고은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