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대 주자가 되다. - 제 5회 평택항 마라톤 대회 출전기 - |
2005-10-31 19:04:16, 조회 : 235, 추천 : 10 |
지금 다리 상태가 아주 좋다. 열심히 뛰어서 최고 기록을 갱신했는데도 이런 상태가 유지된다는 게 좀 의아스럽기도 하다. 오늘의 하프 기록은 1시간 39분04초. 여자 전체 11위. 20키로 쌀도 탔다. 우하하~ 대단해요!
평택항 마라톤 대회가 작년만 해도 이렇게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랬으니 나 같은 허접한 실력이 하프를 1시간 48분 정도에 끊어 6등을 했었지. 그래서 올해도 그저 그러리라 생각하고 참가했는데 언제 그렇게 대회가 커졌는지 전국에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런 사실도 다 뛰고 나서 알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나는 수상이 목표가 아니라-수상은 어쩌다 재수 좋아서 허접한 대회에서 하는 것이고, 또 바라지도 않는다.- 완주가 목표고 최종 목표는 풀코스 완주에 있다.
출발 전 1시간 45분을 목표로 페이스 메이커 풍선을 찾았으나 40분 풍선 밖에는 없었다. 40분 페이스 메이커에게 물어보니 1키로를 4분 28초 페이스로 뛸 거란다. 50분 풍선은 5분 15초 페이스란다. 막 물어 보고 다니는 나에게 준모가 혼자 뛰라고 한다. 요란하게 축포가 터지고 달려갔는데 매 키로를 5분이 안 되는 페이스로 내가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40분 풍선은 아직도 내 앞을 지나지 않고 있었다. 9키로를 좀 넘어서서 뛰는데 옆에 아저씨가 지타 모자를 썼기에 철인이냐고 인사 했더니 제천 철인이란다. 그 아저씨는 마누라가 훨씬 앞질러 가서 따라가는 중이라는데 내가 안산 철인 클럽이고 했더니 옆에서 어찌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잘 해주는지. 급수대마다 늘 앞질러 가서 물을 가지고 와선 컵을 오무려서 주고 페이스가 빠르면 조금 늦추라고 하면서 조절을 해 주었다. 그리고 반환점을 돌아 오는데 시계가 고장이 났나 싶을 정도로 내가 잘 뛰고 있었다. 뛰다가 퍼져야 할 지점인 15키로에서도 상태가 좋았다. 중간에 40분 노랑 풍선에 잡힌 적이 있었는데 반환점을 돌며 내가 그 풍선까지 잡아버렸다. 흐흐흐.... 그리고 달리는데 17, 8키로 지점 정도에선 많은 사람들이 우수수 하고 나를 제치고 지나가야 할 텐데도 전혀 그러지를 않는 것이었다. 응원하는 준오 오빠와 언니를 보고 힘이 막 솟아나서 그런가? 하며 계속 뛰었다. 그러면서 19키로까지 오자 9키로부터 페이스 메이커를 해 주던 철인 아저씨가 나보고 먼저 가란다. 자긴 놀면서 간단다. 나는 운도 참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철인들은 참 좋은 사람들만 있나보다. 언제나 안산 철인 클럽이라고 인사하면 도움을 받으니 말이다.
결국 그렇게 뛰었지만 20키로 지점에서 페이스 메이커를 두 명이나 단 아줌마에게 잡혔으나 별로 게의치 않았다. 난 이미 내 기록을 깼으니 말이다. 그리고 골인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데 난데 없이 미군(일 것이다.) 걔들이 우수수 나타나 나를 제끼는 것이었다. 그 중엔 여자도 있었다. 이런~ 양키한테 절대 질 수 없지. 오기가 발동해서 전력 질주를 하였다. 근데 신기하게도 골인지점에서 전력질주가 되는 것이었다. 오우~ 인터벌의 힘이여! 그리하여 양키들을 우수수 젖히고 골인하였다. 나중에 미국인 한 사람이 와서 마지막 스퍼트 정말 좋았다고 말하며 악수를 청해서 얼떨결에 하였다. 히히히... 땡큐라고 해야했나?
이번 주 일요일 상암에서 또 마라톤 시합이 있다. 으흐흐~ 이번 시합은 대충 정말 대애충~ 뛰어야겠다.
참! 고진오는 어제 난생 처음 하프 마라톤에 도전을 하였다. 2시간 9분에 들어왔는데 뭐 첫 시합인데 그 정도면 잘 한 거다. 내 기록보다는 30분이나 뒤지는 기록이지만 나도 처음엔 2시간 10분대였음을 생각하면 나보다 우위에서 출발을 하는 거다. 나중에 하는 말을 들으니 준오 오빠가 같이 뛰어주지 않았다면 걸어서 왔을 거란다. 오빠 우리의 출발 시간을 앞당겨 줘서 정말 고마워요.
참! 어제 코스가 300미터 정도 짧았다고 하대요. 그렇지만 전 1시간 39분 4초라고 인정할래요? 우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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