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전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도움이 된다면 출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퇴임한 호건 주지사는 2004년 한국계 유미 호건과 결혼, 국내에서는 ‘한국 사위’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한국 사위' 래리 호건 주지사 "트럼프 도움 되면 대선 안 나가"© 제공: 한국일보 지난달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당시 주지사가 퇴임 연설 전 연습을 하고 있다. 아나폴리스=AP 19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호건 전 주지사는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공화당 후보가 누구든 지지하고자 하는 공화당원이다. 하지만 말했듯이 과거에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는 진행자가 '당신의 입후보가 트럼프를 돕는 결과가 된다면 출마하지 않을 수 있나'라 묻자 "당연하다. 불출마를 고려하는 좋은 이유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최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약속한 이들만 후보 토론에 참가하도록 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선 "그런 서약을 시키면 트럼프 전 대통령도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호건 전 주지사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트럼프 반대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 등 강경파의 무리한 의혹 제기를 비판하면서 대척점에 섰다. 통합 정책으로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자는 이른바 빅텐트론도 펼쳤다. 그는 앞서 이달 초 출연한 라디오 방송 '휴 휴잇 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가 되면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트럼프)가 후보가 되리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태다. 호건 전 주지사는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유권자와 국민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국을 여행 중이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사위' 래리 호건 주지사 "트럼프 도움 되면 대선 안 나가"© 제공: 한국일보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해 아시아 폭력과 차별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그의 부인 유미 호건이 옆에 서있다. AP 연합뉴스 호건 전 주지사는 2020년 대선에서도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있었으나 "메릴랜드 주민에게 한 약속이 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3선 연임 제한 규정으로 올해 77%의 높은 지지율로 8년 임기를 마무리한 상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공화당이 래리 호건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들의 손해'라는 제목의 사설로 그의 대선 도전에 힘을 싣기도 했다. WP는 "호건이 공화당에서 친기업과 감세 등 전통적인 보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2020년 대선이 사기라는 거짓말에 동조하지 않은 소수의 선출 고위직"이라며 "만약 호건이 정치적으로 잊히면 공화당의 손해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