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 無心이 道 - 19
著相造惡(착상조악)하야
枉受輪迴(왕수윤회)하야
著相造善(착상조선)하야
枉受勞苦(왕수노고)하나니
상에 집착하여 악을 짓는 일은
그릇된 윤회를 받고,
상에 집착해서 선을 짓는 것은
그릇된 괴로움만 받을 뿐이니
윤회라는 것은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지요.
죽어서 여기저기 굴러다는 것도 윤회지만,
하루 동안 이 가치관 저 가치관으로 사는 것도
윤회입니다.
이런저런 가치관으로 흘러 다니는 것도
큰 윤회라고요.
공부를 하다가도 생활전선에서 시비를 따져야할
상황이 되면 화도내야 되고, 작은 일을 가지고
다투기도 해야 되는 일들이 윤회입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나름대로 선을 위하고, 바른 길을 위한
주장이 있는 것인데, 그만 여기저기 굴러다니게 되는 겁니다.
또 좋은 일을 하고자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입니다. 사람과 시대에 따라,
혹은 민족과 국가에 따라 가치관과 선악의 기준이 다릅니다.
때문에 괴로움이 더욱 큽니다.
제가 옛날 어떤 교수한테 들은 미국에 사는
자기 친구얘기를 잊지 못합니다.
이 친구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중 하루는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 고향집에 연락하여 된장을
보내 달라고 했대요. 한참후인 어느 날 된장이 온거예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된장이라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서
된장찌개를 무턱대고 끓였는데, 사단이 난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거기 주민들이 동양사람 사는 것을
조금 미심쩍어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냄새를 풍겼거든요.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 전부 와서 쫓아내야 된다고
항의를 한 겁니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그 좋은 된장을 받아
찌개를 끓여 구수한 냄새가 나면 먹을 거라고
환희에 들떠있는데, 주민들의 항의에 숟가락
한번 못 대고 갔다버리고는 다시는 이런 냄새 안 피우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비로소 주민들이 물러갔다고 합니다.
저는 가끔 자기중심적이며 자기입장에서만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옳은 일이고,
혹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야합니다.
그 마음마저도 비워야 된다는 것이지요.
절대 기준은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도덕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때문에 편견을 버려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 더 없이 좋은
된장이지만, 미국사람들에겐 똥보다도 더 몇 배
아니, 몇 십 배 더 더러운 냄새를 피우는 음식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래서 온 동네 야단법석을
떨었던 겁니다. 기준이란 것이 그런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서양에서는
惡이고, 서양에서 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동양에선
악인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중국에만 가도 존대어가 없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친구, 동생, 누구 할 것 없이
다 “미”로 호칭되더라고요.
우리의 기준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그 사람들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러니 善ㆍ惡이라는 분별을 고집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일반적인 것은 지키되,
절대적인 가치관은 아니라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