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용기를 내어라 무서워하지도 말고 놀라지도 마라.
네가 어디를 가든지 주 너의 하느님이 너와 함께 있어 주겠다"(여호 1,9)
-대구교구 상인성당, 임마누엘 반 하숙정 아녜스 -
“힘과 용기를 내어라 무서워하지도 말고 놀라지도 마라.네가 어디를 가든지 주 너의 하느님이 너와 함께 있어 주겠다“(여호 1,9)
“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1코린 10,13)
누구나 그렇듯 인생의 고비를 맞을 때, 신앙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저 또한 삶의 무게에 넘어지고 주저앉고 싶을 때 절대자를 찾게 되었고,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천주교를 선택하고, 교리 과정을 거쳐 세례를 받았습니다. 비교적 높은 나이에 스스로 선택한 신앙이기도 했고, 세례를 받기만 했다고 하느님의 사랑을 단 번에 이해하거나 느낄 수도 없었고 해서, 가슴이 안 되면 머리로서라도 하느님을 느끼고 싶었기에, 성경 공부를 해야 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마침 교리 수업을 담당해주신 에스텔 원장 수녀님의 권유로 “성서 백주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단순히 앉아서 듣기만하는 수업인줄 알았는데, 묵상 나누기를 하는 수업 방식을 전해 듣고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묵상의 의미조차 잘 인지하지 못했을 때였고,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조리 있게 발표한다는 자체가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주님의 뜻이었는지, 백주간 임마누엘 반 여러 자매님들의 격려와 배려로,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면서 한 주 한 주 지내다보니, 어느덧 수료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모임 전날이면 시험을 앞 둔 수험생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며, 새벽까지 벼락치기로 묵상 발표를 준비할 때도 많았고, 이런 저를 지켜보던 남편이 우스갯소리로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열심히 좀 하지”라며 놀리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백주간 모임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그 내용의 다양함과 방대함에 놀라고, 학창 시절에 읽었고 보았던 소설이나 드라마나 영화의 이야기의 모티브이자 원작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가슴에 와 닿았던 명언이나 좋은 구절들이 모두 주님의 말씀이었음을 체험하면서, 주님을 모르고 살았던 지난 내 인생도, 결국 주님의 섭리하심에 살아오고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구약을 통해서는 한없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과 때론 엄격하시고 두렵고 응징하시는 하느님을 만나고, 신약을 통해서는 인간을 향한 처절하기까지 한 하느님의 사랑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성경의 “시옷”도 모르면서 시작해서 성경을 완독하게 되었고, 이 시간을 통하여 신앙의 선배인 자매님들의 신앙생활을 엿보고 배우게 되고, 미사 시간 신부님의 강론 말씀도 귀에 쏙쏙 들어와, 제 가슴에서 큰 울림으로 느끼게 되는 은총도 받았습니다. 가끔씩 해이해지는 제 마음을 다잡아 주님을 향하게 하고, 주님께 대한 궁금한 갈증을 하나씩 해소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성서 백 주간』을 통하여 신 영세자로 막연한 신앙생활에 길잡이가 되어 이끌어 주신 최 마리 에스텔 수녀님님과 성서 백주간 임마누엘 반 자매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은혜로우신 주님!
신앙을 가진 신자라고 해서 어려운 생활들을 겪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사한 것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찾을 수 있는 분이 있다는 것이 제게 큰 위안입니다. 앞으로도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아닌 절대적인 위로와 희망을 보여주는 분이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않게 도와주시고, 주님의 말씀을 실천할 줄 아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은총 내려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