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58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강승희 시인의 <촉법소년>과 황재원 시인의 <철 지난 후회> 두 편을 소개한다.
1. 안쪽이 아닌 바깥 쪽 세상을 들여다보기
반려동물이라 하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말한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라면 개, 고양이, 토끼, 돼지, 기니피그, 닭, 오리, 앵무새, 도마뱀, 뱀, 상어, 거북, 이구아나, 사슴벌레, 금붕어, 열대어 등 그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반려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애완동물은 과거에는 인간이 주로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거움을 주기 위해 사육하는 동물을 의미했다. 그러나 동물을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반려자로서 대우하자는 의미에서 반려동물이란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보통 반려동물은 집의 안쪽을 차지하며 인간과 대등한 지위를 얻게 된다. 상대적으로 집의 안쪽이 아닌, 바깥 쪽 세상에 있는 동물의 경우, 스스로 자생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바깥 쪽 세상에서 치열하게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야생 고양이를 포착하여, 이를 현실과 빗대어서 시적 언술을 하고 있는 강승희 시인의 <촉법소년>은 그 발상이 탁월하다. 순찰차 밑 고양이의 노숙을 촉법소년의 행위와 오버랩시킨 후, 우리 사회 일탈의 현실을 노래하고 있는 그 착상이 기발하다. 촉법소년에 대해 좁은 의미로는 만 10~13세 중에서 범죄를 저지른 자를 뜻하고 넓은 의미로는 만 13세 이하 전체를 뜻한다. 강승희 시인의 관찰력과 통찰력이 빛나는 작품, <촉법소년>을 확인할 수 있다.
'사료를 훔쳐 먹다 걸렸는데 / 금세 훈방되었다 // 왜 길에서 사는지 힘들지 않은지 // 햇살 같은 손길 한 번에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의 <촉법소년>의 전문을 통해, 처절하고 치열한 야생의 삶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일탈을 꿈꾸고 있는 14세 미만의 영혼 없는 삶 또한 질타하고 있다. 설득력이 있기에, 감동의 깊이가 참으로 색다르다.
2. 자아성찰과 자기반성을 투영시킨 아름다운 단상
누구나 시간이 흐른 후, 철 지난 후회를 반복한다. 왜 후회를 하게 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긋난 결과에 대한 보상 심리 때문이다. 아무리 후회를 한들, 그 시기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잔소리는 사랑의 연장선 중 하나다. 그만큼 그 잔소리 속에는 삶의 경륜과 노하우로 터득한 삶의 어록이 투영되어 있다. 황재원 시인은 <철 지난 후회>에서 해맑은 시선으로 자아성찰과 자기반성의 시적 진술을 통해 튼실한 교훈 하나를 던져준다.
'떡잎부터 달랐다고 했는데 // 틈만 나면, / 바깥으로 돌았던 철없던 시절'의 <철 지난 후회>의 전문을 통해, 사춘기 시절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고 있다. 행복의 가치를 내면 보다는 바깥 세상에서 찾으려는 그 자체가 자기모순임을 깨닫게 된다는 의미심장한 시적 진술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철이 든다'고 했던가. '어머니, 아버지 품안이 얼마나 좋은데!'를 깨닫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부모의 품을 벗어나려고 했던 사춘기 시절의 모습을 돌이키며, 자아성찰과 자기반성의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 사이다의 톡 쏘는 맛처럼 훅 빨려 들어가는 깊은 서정의 맛이 느껴진다.
디카시는 1초 또는 3초 짜리 한 편의 기획 영화다. 촌철살인의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로 융합된 멀티언어의 근원이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에서 디카시 감성 치유를 가능하게 만든다. 디카시를 사랑하면 할수록 세상을 모두 디카시 썬글라스로 바라보게 된다. 햇빛의 강렬한 직사광선을 회피하고 오히려 눈을 보호하는 썬글라스를 통해 새로운 빛깔의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다.
디카시는 대한민국이 종주국이다. K-디카시 열풍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디카시 한글 문화콘텐츠가 디카시 해외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디카시는 SNS의 날개를 타고 디지털 세상 곳곳을 유영하는 디지털 우주선이다. 디카시는 성실한 이에게 기회란 선물을 준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디카시 생활문학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다. (끝)
[금주의 디카시]에는 박순심 시인의 <뒤틀린 심사>를 소개한다.
#금주의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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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내 이웃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 기대치가 상대에게 부응하지 못했을 때는 겉잡을 수 없는 단절의 관계가 놓여지게 된다. 불통의 아픔처럼, 영상기호와 문자기호 속에 진술되는 이웃의 모습은, 꼬이고 꼬인 불편한 관계로 변질되어 있고 있음을 일갈하고 있다.
우리 삶의 일상 중, 사이가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한 번 심사가 꼬여져 관계가 틀어지면 여지없이 단절, 불통의 순간이 급습한다.
이웃 간의 문제는 그 심각함의 깊이에 따라, 물리적 충돌까지 갈 수 있다. 가령, 층간 소음 때문에 폭력과 살인까지 벌어진 경우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서로 이웃 간에 존중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있는 박순심 시인의 <뒤틀린 심사>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울림으로 전해진다.
<뒤틀린 심사>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고 있는 멋진 단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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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SNS의 날개를 타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감동의 메시지다. 스마트폰이 켜져있을 때 디카시 박동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심장처럼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선구자이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