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문정희
낭독-이의선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 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 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는 것을 본 일이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철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 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 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
첫댓글
잠시 머뭅니다.................
늘 감사한 마음 간직하고 있습니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 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 온다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