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인 나를 울린 "문자 메시지"
조인스닷컴과 SK텔레콤·한국정보 문화진흥원이 펼치고 있는
'올바른 휴대 전화 사용 문화 만들기' 캠페인의 수기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된 글을 보고, 한 독자가 감동의 편지를 보내왔다.
78세 할아버지인 이 독자는
수기 당선작
'하늘 나라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의 작가 손현숙씨에게 전해 달라며
10만 원 권 우편환도 동봉했다.
손현숙씨의 당선된 글과 독자의 글을 차례로 적어 소개해 봅니다.
하늘 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 (1등으로 당선된 손현숙씨의 글)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 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 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 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 일을 보시러 나가신 후 '띵 동'하고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야간 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 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 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
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 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 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 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
그 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