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2]와 같이 A 수험생의 원점수 합은 250점으로 B 수험생의 원점수 합인 244점에 비해 6점이 더 높다. 수능을 마치고 성적표가 공개되기 전까지, A 수험생이 B 수험생보다 훨씬 우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적표가 공개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표준점수는 A 수험생이 B 수험생보다 높았지만, 백분위 점수는 그렇지 않았다. 원점수가 6점 차이인 두 수험생의 표준점수 및 백분위 성적을 보다 상세하게 비교 분석해 보자.
◆표준점수 반영 대학은 평균이 낮은 수리 성적이 중요
수능 성적은 일반적으로 원점수 합이 높을 경우 표준점수 합도 높게 나온다. 하지만 영역별 점수 조합에 따라 예외가 발생할 수 있다. [표2]의 A와 B 수험생의 점수를 보면 A 수험생이 B 수험생보다 원점수가 6점이나 높지만,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B 수험생과의 점수 차이는 4점에 불과하다. 이는 실제 수능에서 영역별로 원점수와 표준점수 차이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영역의 경우 두 수험생 간의 원점수 차이는 8점이지만 표준점수 차이는 9점으로 차이가 더 벌어진다. 반면, 수리영역의 경우에는 두 수험생 간의 원점수 차이는 17점이지만 표준점수 차이는 15점으로 차이가 줄어들었다.
이렇듯 표준점수는 어느 영역의 점수를 높게 받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 표준점수는 표준편차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영역별로 표준편차의 크기가 20보다 작은 경우에는 표준점수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원점수 차이보다 벌어진다. 2009학년도 수능에서 표준편차가 20보다 작았던 언어영역(표준편차 17.78)과 수리 '가'형(표준편차 19.35)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각각 115점과 106점이었다.
반면, 표준편차가 20보다 큰 수리 '나'형(표준편차 21.3)과 외국어영역(표준편차 22.13)은 표준점수 차이가 94점과 91점에 불과했다. 따라서 표준점수의 합은 원점수 총점이 동일하더라도 표준편차가 작은 영역의 성적이 우수하면 더 높게 나온다. 따라서 실전 수능에서는 원점수 합이 동일하더라도 인문계열은 언어영역,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의 성적이 높은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백분위 반영 대학은 언어·외국어 성적이 중요
[표2]를 보면 B 수험생의 원점수는 A 수험생보다 6점이나 낮지만, 백분위 성적은 272점으로 263점인 A 수험생보다 무려 9점이나 높다. 이러한 결과는 시험의 난이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백분위 성적은 수험생 간의 석차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영역별 특정 구간에 따라 등락 폭이 상당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난해 수리 '나'형은 원점수 100점을 받으면 표준점수는 158점, 백분위는 100이었다. 그런데 원점수 94점을 받으면 표준점수는 152점으로 만점과 6점이라는 점수 차이가 나지만 백분위는 동일하게 100을 받게 된다. 만점과 21점이나 차이가 나는 원점수 79점을 받은 수험생도 백분위는 96점을 받아 차이가 4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수리 '나'형은 79점을 받아도 이화여대, 숭실대, 홍익대 등 백분위를 그대로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게 되면 만점에서 4점밖에 감점을 당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2009학년도 수능 기준으로 언어영역에서 79점을 받았다면 백분위 성적은 77점으로 만점에서 23점이나 감점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B 수험생이 백분위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A 수험생을 앞서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2. 남은 기간 본인의 수준에 따라 영역별 집중학습을 해야 한다
각 대학의 수능 성적 반영방법을 살펴보면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고, 자연계는 수리와 외국어영역 혹은 수리와 탐구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물론 상위권 대학들은 인문·자연계열 모두 수리영역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전 수능에서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기 때문에 수리영역의 점수 차이가 가장 크다. 따라서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수리영역의 성적 향상이 필수적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표준점수 반영 대학과 백분위 반영 대학에 따라 실제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수능 성적 활용방법을 꼭 숙지하고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표준점수를, 중하위권 대학들은 백분위 반영 대학이 많다. 표준점수 반영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반영 비율이 높은 영역과 본인이 투자한 노력에 따라 높은 성적 향상이 기대되는 과목에 보다 많은 학습 시간 안배를 해야 할 것이다.
반면, 백분위 반영 대학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언어영역과 같이 평균점수가 높은 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탐구영역의 경우 많은 대학이 백분위 성적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모의고사 결과에서 얻은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일희일비해 선택과목을 바꾸는 우를 범하지 말고 백분위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