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유증으로 엉치가 아픈 어르신을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37)
74세의 K 할아버지는 오른쪽 엉덩이가 불편해서 찾아오신 분이었다. 그런데 원래부터 불편한 것은 아니었고, 6개월 전에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고난 다음부터 이러한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원래 이런 증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수술 받았던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았지만, 특별한 진단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단순한 ‘근육 뭉침’ 증상이라고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병원에서 물료치료로 치료하자고 해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전혀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다른 정형외과를 찾아가보기도 하고, 심지어 안마시술소에 가서 경락지압도 맞아보았지만 뚜렷한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통증재활의학과에서 시술해 준 주사의 경우에는 딱 하루 좋아졌다가 도로 통증이 나타난다고 했으며, 치료가 가능한 건지 알고 싶다고 한의원에 찾아왔었다.
<진단과 치료>
이렇게 척추수술 후 요통이나 하지의 방사통 등이 재발하여 지속됨으로써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어 계속적인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일괄해서 ‘척추 수술 실패 증후군’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이라고 한다. 요새는 실패라는 단어가 어감이 좋지 않다고 해서 ‘척추수술 후 증후군’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결국 같은 얘기다. 우리나라는 한 번에 빨리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술의 횟수가 매우 늘어나 있다. 실제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수술이 시술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이렇게 수술을 해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거나 곧바로 재발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심지어 K 할아버지처럼 없던 증상이 생겨나기도 한다.
일단 척추와 골반을 확인해 보니, 앞쪽으로 전방전위가 되어 있으면서 골반도 한쪽으로 틀어져 있었다. 앞쪽으로 휜 요추를 뒤쪽으로 이동시켜주면서, 좌우 다리 길이도 맞춰주는 교정치료를 했다. 요각통에 사용되는 경혈자리에 침 치료를 하면서 뜨거운 온열치료와 적외선 치료 및 경락순환베드 치료를 실시하였다. 수술로 인한 어혈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오적산’이라는 처방을 2일치 처방하였다.
그런데 하루 쉬었다가 오라고 말씀드린 할아버지가 그 다음날 바로 찾아왔다. 가루약(보험한약)을 먹었더니, 아침마다 붓던 눈이 붓지 않기에 바로 한의원에 뛰어 왔단다. 그렇게 말하면서 즐거워하는 할아버지의 눈은 상당히 기대에 찬 표정이 역력했다. 어지럽고 기운 빠지지 않으면 연거푸 침 맞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재차 교정치료와 침 치료 및 물리치료를 해드렸다. 그랬더니 치료 끝나고 가면서 증상이 반이 없어졌다고 말씀하신다. 너무 신기하다고 말씀하시더니, 가래 삭히는 약도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역시 건강보험 적용되는 ‘소청룡탕’이라는 보험 한약을 드렸더니, 다음날 하시는 말씀이 너무 재미있었다. 워낙 신식 할아버지라 개인 블로그를 하시는데, ‘오적산’과 ‘소청룡탕’의 효능을 검색해서 올려놓으셨단다.
치료가 잘 진행되다가 두 번 악화된 적이 있었다. 한번은 산행을 갔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며칠 절뚝거렸더니 증상이 악화되었고, 또 다른 한번은 골프 스윙을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더니 증상이 악화되었다. 역시 걷는 자세에 무리가 따르다 보니, 척추와 골반에 악영향을 줘서 증상이 악화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근육의 긴장이나 기타 염좌 등으로 인해 척추와 골반이 틀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근육 뭉침과 같은 증상이 다시 발생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비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교정치료해주면서 다른 치료를 병행해야만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고생만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X-ray 검사를 해도 특별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K할아버지의 경우에도 검사 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 물리치료만 계속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증상이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에 가서 척추상태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