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대’다. 구장마다 관중이 넘친다. 기업들은 야구 마케팅에 열을 쏟는다. 어린이 야구팬도 증가해 이젠 학교 운동장에서 글러브를 낀 아이들을 보는 건 더는 생경한 장면이 아니다. 야구붐에 따라 아마추어 야구부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까지 85개교였던 중학야구부는 올해 92개교로 늘었고, 53개교에 그쳤던 고교야구부도 올해 56개교로 증가했다. 하지만, 대학야구부는 지난해 31개교에서 올해 29개교로 줄었다.
따지고 보면 아마추어 야구부 창단이 곧 야구 발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몇몇 대학은 야구부를 창단하고도 빈약한 지원과 무관심으로 일관해 “이러려면 왜 야구부를 창단했느냐”는 원망을 듣는다. 일부 대학은 한술 더 떠 야구부를 아예 ‘새로운 등록금 수익처’로 규정해 학생선수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유명대학이라고 다를 건 없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학명문대 야구부는 지도자 관리를 제대로 못해 학원야구 부패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그런 와중에 인천재능대의 야구부 창단은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과 교훈을 주고 있다. 인천재능대가 단순한 야구부 창단에 그치지 않고, 야구학과 개설과 학생선수들의 100% 취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천재능대의 투명한 야구부 창단
“인천재능대가 야구부를 창단한다고?”
인천재능대의 야구부 창단 소식이 알려진 건 3월 초였다. 당시 아마추어 야구인들은 신생 대학야구부 창단을 기뻐하면서도 내심 ‘또 다른 부실 대학야구부’가 생기는 게 아닐까 우려했다. 그도 그럴 게 대학야구부 가운데 상당수는 부실 그 자체다. 현직 모 대학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야구부를 운영하는 몇몇 대학은 ‘교육기관’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야구부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런 대학은 대부분 장학제도가 유명무실해 학생선수들은 꼬박꼬박 등록금을 내야 한다. 장학금은 그림의 떡이다. 당연히 야구부 운영비도 학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하다못해 공, 배트 등의 기본적 장비도 학부모들이 마련해야 하고, 대회 출전비도 학부모들의 몫이다. 대학이 하는 일이라곤 학교에 야구부가 있다는 걸 묵인해 주는 것뿐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대학이 자기 대학 이름만 빌려주고, 학교 홍보와 등록금 수익 효과를 동시에 얻는 라이센스 사업을 하는 것이다.”
특히나 부실야구부는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대학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라, 아마야구계가 인천재능대 야구부 창단 소식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인천재능대 초대 야구부 감독 모집에 응시했던 정현발 전 경찰청 수석코치도 같은 마음이었다.
1970년대 실업야구에서 홈런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정현발은 1982년 삼성 소속으로 프로무대를 밟고, 1988년 태평양을 마지막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스타선수의 길을 걸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로도 여러 팀에서 타격코치를 맡으며 줄곧 프로야구계에 몸을 담았다. 그런 그가 야구계에선 생소한 인천재능대 감독에 지원하며 여러 걱정을 한 건 당연했다.
“지난 3월 지인으로부터 재능대가 야구부 창단하는데, 초대 감독을 뽑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는 인천재능대를 잘 알지 못했다. 가뜩이나 그즈음 대학야구부의 비리가 터져 아마 야구계가 뒤숭숭한 상황이었다. ‘프로야구의 경험을 아마야구에 접목하고 싶다’는 개인적 소망이 강했지만, 솔직히 처음엔 감독 지원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정현발은 인천재능대 초대 감독 지원서를 제출하며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그 배경엔 세 가지 이유가 숨어 있었다. 먼저 인천재능대의 역사와 평판이었다.
1970년 개교한 재능대는 4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학이다. 개교 당시 학교명은 대헌전자공업전문학교. 1979년 대헌공업전문대학으로 개편한 뒤 1997년 재능그룹에 인수되면서 1998년부터 재능대로 교명을 바꿨고, 2011년 다시 인천재능대학교로 개명했다.
재능그룹은 지난해까지 400억 원을 투자해 무명의 전문대였던 인천재능대를 수도권의 명문 특성화대학으로 탈바꿈시켰다. 2011년, 2012년 2년 연속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교육역량 강화사업, 대표브랜드 사업에서 약 55억 원의 지원을 받는 등 약 100억 원의 정부지원을 받는 것도 재단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현발은 지인들로부터 “인천재능대는 웬만한 4년제 대학보다 재정이 탄탄하고, 재단도 투자를 많이 하니 야구부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는 소릴 듣고는 불신의 장막을 거둬냈다.
두 번째는 투명한 감독 모집 방식과 면접이었다. 대개 대학야구부는 초대 감독 선임 때 공개모집을 하지 않는다. 야구에 해박한 교수와 교직원이 드물어 공개 모집을 한다손 쳐도 누가 적임자인지 판단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설령 공개 모집을 해도 이미 여기저기 줄을 댄 이가 감독으로 내정돼 있어 공개 모집은 형식상 요식행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인천재능대에 전혀 아는 이가 없던 정현발이 내심 우려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시쳇말로 ‘빽도 없고, 연줄도 없는 자신이 재능대 초대 감독이 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인천재능대는 달랐다.
다른 대학과 달리 철저하게 ‘투명한 공개 모집’ 원칙을 고수했고, 처음부터 빽과 연줄을 차단했다. 현역시절의 이름값도 고려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대신 ‘초대 감독이 됐을 때 어떻게 야구부를 이끌 것이고, 학업과 야구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깨끗한 야구를 펼칠 것인가에 대해 계획서를 써내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이 계획서는 초대 감독 선임 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현발은 “대학 관계자들이 매우 꼼꼼하게 감독 면접을 했다”고 회상했다.
“면접에서 가장 놀란 건 ‘언제쯤 야구부를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느냐’는 식의 질문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면접위원들은 대학야구부가 학교나 사회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이 무엇인지 질문했고, 어떻게 하면 학원야구가 보다 깨끗한 길을 걸을 수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물어봤다. 다행히 그 문제들에 관해 폭넓게 고민했던 차라, 가감없이 내 생각을 밝혔다. 나중에 면접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몇 년안에 우승을 시키겠느냐’는 질문을 왜 안했을까 궁금했다.”
학교 관계자는 “인천재능대의 야구부 창단은 단순한 학교 홍보차원이나 우승이 목표가 아닌 교육적이고, 미래적인 판단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정 감독의 야구부 운영안이 가장 투명하고, 진정성이 있어 ‘저 사람이라면 새로운 학원야구를 개척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마지막으로 정현발이 놀란 건 대우였다. 많은 대학야구부가 지금도 학부모들의 지갑에서 감독 월급을 충당한다. 감독 신분도 1년 단위 비정규직일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인천재능대는 감독 면접을 보면서 “우리는 야구부 감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것”이라며 “당연히 월급도 학교에서 지급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실제로 정현발 감독은 인천재능대의 정식 직원으로 발령났다.
★감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고, 야구부. 운영비를 부담하는 인천재능대
4월 17일 인천재능대는 정현발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가 인천재능대를 찾은 것도 그즈음이었다. 투명한 감독 선임과 함께 인천재능대가 제시한 야구부 창단 목적과 운영 계획이 매우 획기적인 까닭이었다.
인천재능대 이기우 총장을 만났을 때 그는 야구부 창단 배경이 우승에 있지 않음을 명확히 했다.
“야구부 창단을 고려한 가장 큰 배경은 체육을 통한 바람직한 사회인 배출이었다. 지금껏 교육자로 살아오면서 체육인들을 자주 접했다. 놀랍게도 스포츠를 전공한 체육인들 가운데 나쁜 사람을 보지 못했다. 특히나 단체 스포츠 전공자의 경우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게 익숙해선지 공부에만 매달려온 기계적 인간보다 훨씬 더 조직생활을 잘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배출하는 게 대학교육의 목적이라면 인천재능대가 제대로 된 야구인을 배출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다.”
이 총장은 야구부 창단을 고려했을 때부터 ‘인재 양성을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선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이 총장이 밝힌 야구부 운영안은 그래서 파격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먼저 야구부 운영비의 전액 학교 지원안이다.
이 총장은 “야구부 코칭스태프 급여 전액을 학교에서 부담할 참”이라며 “야구부에 필요한 장비와 훈련비, 대회 참가비도 일체 학교 측에서 부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생선수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도 폭넓게 적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학교가 야구부 지원에 이렇듯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도 어째서 학생선수들의 학비를 전액 면제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이 총장은 “무조건적인 학비 면제는 교육적 차원에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누구나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1학년 때까지 10년 정도 배우면 사회에 나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기초학력이 형성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기초학력이 뒤떨어진 학생이 무척 많다. 교육계의 임무는 기초학력이 떨어진 학생이 없도록 살피는 것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야구선수로 뛴다고 기초학력을 쌓는 걸 등한시하면 결국 사회에 나가 도태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은 이를 방치해선 안 된다. 따라서 우리 대학은 학생선수들의 학력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채찍을 가할 생각이다. 기초학력을 유지하면서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면 장학금 혜택을 줄 것이고, 이를 등한시하면 등록금을 내도록 할 계획이다.”
다시 말해 운동에만 올인해 학업을 등한시만 하지 않으면 학비 면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회 성적에 따라 장학금 혜택을 부여하는 다른 대학과는 학생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 총장은 “야구부가 우수한 기량을 뽐내 우승을 차지하는 건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승은 그때뿐이고, 영원히 지속하는 기쁨도 아니다”라고 했다.
“야구부의 우수한 성적보단 학생선수들이 평생 사는데 필요한 학력과 삶의 지혜를 야구를 통해 배우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야구계를 떠나 일반인으로 돌아왔을 때 엄혹한 현실의 벽을 뛰어넘으려면 야구 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야구부 학생선수들의 사회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고민을 모색했고, 마침내 야구부 학생선수에 맞는 최적화된 커리큘럼을 만들자고 결론내렸다. 그 결론을 구체화한 게 바로 야구학과 개설이었다.”
학생선수들의 특성화 교육을 위해 국내 최초 학부 야구학과 개설한다.
국내 대학 가운데 야구학과를 처음 개설한 곳은 호서대학교다. 호서대는 스포츠과학대학원에 야구학과를 개설했다. 인천재능대가 추진 중인 야구학과보다 한발 빨랐다. 그러나 호서대 야구학과는 대학원 코스이고, 인천재능대 야구학과는 학부 중심이란 게 다르다. 학부에서 야구학과 개설은 인천재능대가 처음인 셈이다.
여기다 인천재능대가 추진 중인 야구학과는 야구부와의 연계가 100% 이뤄져 학생들이 진정한 의미의 ‘야구학(學)’을 공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총장은 야구학과 개설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운동부만 창단해선 다른 대학 운동부가 똑같은 야구기계만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야구부에 들어온 선수도 1차적으론 학생이라 생각할 때,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신설해 맞춤식 교육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그것이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옳은 사고이고, 학생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당연한 배려일지 몰랐다. 그런 고민 끝에 야구부 학생선수들이 맞춤식 교육을 받는 야구학과 개설을 추진하게 됐고,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아 조만간 국내 최초 야구학과를 공식 개설할 예정이다.”
인천재능대 야구부는 한해 20명의 신입부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 학생선수들은 야구학과 소속으로 야구 이론과 실기를 함께 배우며 기초학력 이수를 위한 일반적인 교양과목도 공부하게 된다.
야구학과를 통해 인천재능대는 학생선수들의 미래 선택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졸업생 가운데 프로야구단에 입단하는 선수도 있을 테지만, 구심과 기록원, 프로구단 프런트와 프로 스포츠 협회 및 관계기관에 입사하는 이도 있을 것”이라며 “야구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그에 맞는 맞춤식 고품질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야구학과가 개설되면 유명 야구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구관련 종사들을 강사로 초빙해 현장의 생생한 경험담을 학생선수들에게 들려줄 참”이라며 “유명대학을 나온 졸업생보다 인천재능대 야구학과 졸업생이 ‘야구에 최적화된 준비된 인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과감한 투자를 병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야구학과 졸업생들, 100% 취업에 도전한다.
인천재능대는 높은 취업률로 유명한 대학이다. 교과부가 발표한 '2012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에서 취업률 68.7%(조사 후 취업률 77.8%)로, 전문대학 가운데 서울·인천지역을 포함해 2위에 올랐다. 인천·부천 지역 대학 가운덴 2011, 2012년 2년 연속? 취업률 1위를 달성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대학의 투자뿐만 아니라 이 총장이 직접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발로 뛰는 열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대학계에선 연습생 신화를 창조한 장종훈(현 한화 코치)에 비교되는 인물이다. 그도 그럴 게 이 총장은 196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서 곧바로 지방우체국 서기보(9급)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최말단 공무원으로 출발한 그였기에 미래는 암울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열심히 일했고, 마침내 공직생활 40년 만인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까지 올랐다. 공직사회에서 그를 가리켜 ‘고졸 9급 신화’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신화를 썼던 그이기에, 이 총장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매일같이 취업처를 찾아 인재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이 총장이 야구부 학생선수들의 현재보다 미래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도 그것이 총장으로서 당연히 할 일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야구부 학생선수들의 100% 취업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실력이 뛰어난 야구선수는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입문한다. 야구 관련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야구쪽 이해도가 높고, 간접 경험이 풍부한 ‘준비된 야구 인재’라면 프로구단과 야구 관련업에서 유명대학 졸업장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 인천재능대 졸업생을 영입할 것으로 믿는다. 그런 ‘준비된 인재’를 만들 수 있도록 야구부와 야구학과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졸업생들이 배출될 때부턴 내가 직접 나서 인재 세일즈를 펼칠 것이다. 우리 학교 특성화학과의 취업률을 비춰볼 때 야구학과 졸업생의 100% 취업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천재능대의 ‘야구학과 졸업생 100% 취업’ 구호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 학교의 학과 신설 방식이 다른 대학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보통 대학 같으면 학과 먼저 신설하고, 학과와 관련된 시설과 환경은 차후에 조성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천재능대는 ‘선(先) 시설확보, 후(後 )학과개설’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2010년 개설한 항공운항서비스과가 대표적이다.
대학 측은 항공운항서비스과 개설 이전 수십 억원을 투자해 실제 보잉 747기의 기내시설을 옮겨온 100석 규모의 실습실과 워킹룸 등을 만들고서 학생을 모집했다. 학과가 연착륙한 뒤로도 학교 측은 투자를 멈추지 않고, 수억 원을 들여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운항을 시작해 화제가 된 에어버스 A380과 똑같은 와인바를 만들었다.
덕분에 항공운항서비스과 학생들은 승객이 탑승할 때부터, 좌석에 앉기 전에 짐을 짐칸에 넣어주는 일, 음료수 서빙 등 항공기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상황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 대다수가 유명 항공사에 취업하는 것도 기업측이 이들을 ‘준비된 인재’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다른 학과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야구학과도 ‘선 투자, 후 개설’로 철저히 준비해, 한국야구계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마르지 않는 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재능대 야구부 창단과 야구학과 개설에 아마추어 야구계에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하나다. 이 대학의 학원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점과 야구부 창단 목적 및 운영방식이 우리나라 대학야구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도자들의 각종 부패를 방관하고, 졸업 이후 학생선수들의 미래에 관해선 ‘나 몰라라’하는 일부 대학의 반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천재능대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이 총장은 “재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재능은 다른 사람과 비교한 ‘완성된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라며 “대학의 임무는 학생들의 재능이 꽃피울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인천재능대의 다짐이 현실화한다면 대한민국 아마추어 야구계엔 획기적인 변화가 도래할 것이다. 프로야구 9, 10구단 창단만큼 인천재능대의 야구부 창단이 비중있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첫댓글 초중고 야구선수를 둔 부모님에게 모처럼
반가운 뉴스군요
대학야구비리 뉴스는 이제 그만....
재능대 같은 대학이 많이 생기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