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변화 추이와 부동산시장(CCIM 칼럼게재될 글)
......................................................................................CCIM 김영상
전회의 글에서 부동산에 대한 분석대상으로 부동산정책을 최우선으로 들었다. 이번 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인구변화추이와 부동산시장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부부의 출산율이 2002년 기준으로 1.17명으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2000년에 4,,700만이었던 우리나라(남한) 인구가 2023년에 5,068만명으로 정점을 이룬 후 차츰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인구의 양적 변화추이에 대한 통계청의 자료가 발표된 바 있다. 2001년 기준으로 1.33명의 출산율을 보인 일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는 출산율이다.
그리고, 2000년에 이미 “달성”한 노령화사회(전체인구중 65세이상 인구가 7%이상), 2019년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령사회(전체인구중 65세이상 인구가 14%이상), 2026년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령사회(전체인구중 65세이상 인구가 20%이상)로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연령별 구성비율의 변화추이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가 “둘도 많다. 아들 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대만원”으로 바뀐 지가 그다지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건만, 이제는 아기 낳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세상이 되었다.
부동산이라는 것도 결국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시세변화가 생기는 것인 만큼,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한 검토가 부동산투자전문가에게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수요”라는 것은 결국 “인간”이 만드는 것이므로, 그러한 “인간”의 수적인 그리고 구조적인 변화가 주택수, 주택규모, 도로, 상가, 사무실 등 부동산의 “공급”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구가 급격히 고령화하고, 인구의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의 변화가 부동산시장에 가져올 영향은 어떤 것일까에 대하여 미리 검토하고 준비하는 부동산투자자에게는 앞으로 많은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가지 예상되는 변화중에서, 역모기지제도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모기지” (mortgage)제도란, 알다시피, 구입하는 주택을 담보로 20~30년 정도의 장기간 고정금리로 융자받아 정기적으로(주로 매월) 일정액의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부동산금융의 한 형태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금년에 설립되어 금년 3월25일부터 상품판매를 개시하였다.
그런데, “역모기지제도”(reverse mortgage)란 매월 일정액의 원리금을 갚아 나가는 모기지제도와는 반대로, 보유부동산(주로 주택)을 담보로 일정기간동안 매월 일정액의 금액을 “받아서”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며, 약정기간이 경과한 후에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동안 받았던 금액의 원리금을 갚는 것이다.
역모기지제도가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과거에는 형제자매의 숫자가 적게는 서넛, 많게는 여덟 또는 열명까지나 되는 집안이 많았으며(필자의 경우에도 형제자매가 여섯명임), 부모의 자산(부동산 포함)은 대개 장남을 중심으로 상속되었는 바, 이는 장남이 집안의 조상들에게 제사를 잘 모시고, 형제자매들을 잘 보살피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출산율이 1.17명 즉, 한 부부가 1명남짓하는 아이를 낳고 사는 시대가 되어, 애지중지하게 돌보고 고등교육을 시킨 자녀를 30살 정도에 출가시킨다고 볼 때, 5~60대초에 이미 부부만이 거주하게 되는 가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녀 부부의 경우, 융자를 받거나 모기지제도 등을 통하여, 또는 양가중 어느 한 측 또는 양측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주택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므로 노부부는 굳이 보유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인 바, 살아있는 동안에 보유주택을 담보로 일정금액의 자금을 받아서 편안하게 사는 방법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 역모기지제도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제일은행 등에서 역모기지제도를 시행해 왔으나, 사회보장제도 미비로 인하여 계약만료시 거주할 주택이 없게 되는 문제 때문에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는데,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게 되면서 이 제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므로, 머쟎아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세련된 형태의 역모기지제도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대이하는 피부양시기로서 자금축적기회가 많지 않았고, 30~40대는 자녀교육 때문에 마찬가지로 자금축적기회가 희박하였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연령대가 50내이후의 연령측이므로, 이들 “돈많은” 연령층인 50대이상을 위한 실버산업(요즘은 “실버”라는 개념보다는 “시니어”라는 개념을 선호하고 있음)이 크게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바, 이와 관련된 부동산개발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시가지 외곽의 다소 한적한 곳에 노인들의 편의를 충분히 고려한 노인복지시설을 지어놓고 충분한 연금을 받는 노인들을 유치하는 실버타운 개발이 주요 부동산개발사업중 하나에 속하는 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실버타운이라고 할 수 있을 수원영통 인근의 노블카운티와 같은 형태의 실버타운의 개발이 노령화사회의 진행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상당히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중 하나이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가 공동 발간한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관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2년도 결혼 대비 이혼율은 47.4%를 기록, 조만간 5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었는 바, 미국(51%)이나 스웨덴(48%)이 우리보다 이혼율이 조금 높을 뿐, 이혼이 자유롭다는 노르웨이(44%), 영국(42%), 캐나다(38%), 프랑스(33%), 독일(30%) 등 대부분의 국가에 비해 우리의 이혼 빈도가 더 높았다. 우리나라의 결혼 대비 이혼율은 지난 80년 5.9%, 90년 11.4%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갑자기 높아졌다.
이러한 이혼증가추세는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일차적으로는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즉, 재혼 등의 방법으로 다시 두사람의 성인이 결합하는 기간까지 각자가 생활할 주택수요가 추가로 생기게 될 것이며, 이들이 필요로 하는 주택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부동산시장이 인구만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정책이나 기타 요인에도 영향을 받게 되므로 그러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이 칼럼에서 다루고자 하는 원가공개가 아파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우루과이라운드 (최근에는 도하아젠다로 계승됨) 및 주5일 근무제, 주5일 수업제 등이 시골의 토지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도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인구추이의 변화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향후 부동산의 동향을 나름대로 예측해 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 : www.redprgm.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