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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등토론교육연구회 이영근(초등참사랑)입니다.
오늘도 비가 옵니다. 햇살 따갑던 여름에는 그립던 비가 이제는 조금 실증나기도 합니다. 분위기는 비 오는 날이 좋아 편지 쓰는 지금 마음은 참 편안하니 좋습니다.
<교육과정 돌직구>로 우리 교육에 좋은 힘을 나누고 있는 정성식 선생님이 찍는 원격연수에 격려하러 왔습니다. 우리 마을, 정확하게는 아내 정순샘 교실에서 찍고 있거든요. 제가 맡은 몫은 워크숍으로 활동하기 앞서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기^^ 자몽 차 한 잔에 목이 뚫렸는지 목청껏 신나게 노래했네요. 자리를 옮겨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금요일마다 학부모에게 영근선생편지랍시고 에이포에 1/6이 되게 편지를 쓰는데 편지를 쓸 때는 마음이 늘 포근하니 부드러워져요. 지금도 그렇고요. (여기까지 읽으시다가 지치셨으려나^^)
이번 방학이 참 짧아요. 12월 29일에 방학해서는 1월 26일에 개학이죠. 1월 4일(월)부터 1월 22일(금)까지 강의 일정이 다 정해졌네요. 1정 강의(대전, 광주, 부산, 울산, 경북)와 15시간 토론 직무연수(대구), 30시간 토론 직무연수(고양)로 주중에는 하루도 비는 날이 없네요. 그렇더라도 방학 중에 토론 강의가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우리 회원분들도 강사로 나가서 따뜻한 교실토론을 나눌 수 있거든요^^
며칠 전 새로운 책을 쓰기로 출판사와 약속했습니다. 에듀니티에서 어린이를 위한 토론 책을 내기로 했습니다. 초등따뜻한교실토론의 어린이 편이 될 것 같습니다. 차근차근 한 줄씩 정성 담아 우리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게끔 해야겠습니다. 도움말을 주실 분은 메일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학급회의 때, 영근샘에게는 5표를 줘야 한다.”
2. 역사 인물로 짝토론_유준희 선생님
3. 겨울방학 1박 2일 토론 워크숍
1. “학급회의 때, 영근샘에게는 5표를 줘야 한다.”
2015년 11월 28일 학급어린이회의
“학급회의 때, 영근샘에게는 5표를 줘야 한다.”
♪제안자: 이영근
♪제안 까닭: 영근샘은 5표를 줘야 한다. 왜냐하면 선생님으로 경험이 많다. 아직 여러분은 어려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데, 5표를 가지고 있으면 그 잘못을 바로 잡을 수도 있다.
○현우: 선생님이지만 인간이니 인간은 모두가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한다.
○시온: 우리도 인간으로 인권이 있는데 선생님에게 5표는 심하다.
○민: 선생님 말처럼 하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을 때도 나이 많은 사람에게 표를 더 많이 줘야 한다.
○보윤: 저희도 찬성이나 반대할 때 의견이 있어서 내는 것인데, 그 결정을 5표로 결과를 바꾸는 것은 잘못이다.
○재현: 우리에게 권리가 있고 기본권을 가지고 태어나고, 사람은 같은 권리가 있는데 영근샘도 한 표로 해야 공평하다.
●강민: 솔직히 선생님이 착하니까 그런 것이고, 선생님을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더 선생님 인권을 침해한다.
○인희: 선생님도 참사랑땀 16기이니까 같은 권리를 가져야지 5표를 가지는 것은 진정한 참사랑땀 16기가 아니다.
○경민: 선생님이 우리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은 모두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선생님도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현성: 원래 선생님이 16년 동안 선생님을 하면서 비슷한 의견이 나왔을 테니까 우리보다 잘 알 수 있으니 선생님이 5표를 얻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수민: 선생님이 잘못된 판단으로 5표를 주는 것이라 했는데, 우리 의견을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수진: 올바른 길을 가도록 하는 것이니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말아 달라.
○시온: 오래 살고 지혜롭지만 어떨 때는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
◎운찬: 애들이 반대를 많이 하니, 3표 정도로 하면 좋겠다.
- 영근샘 수정안: 3표로 하겠다.
●장희: 선생님이 우리를 올바른 길로 가려고 할 때, 선생님이 3표는 괜찮다.
○전지인: 선생님이 나이 차이는 나지만 같은 인간이니 선생님이라고 특권을 주는 것은 맞지 않다. 1표도 아니고 2표는 괜찮다.
- 수정: 2표로 하겠다.
●영근샘: 여러분 생각이 15:14로 비슷할 때 15:16 결과를 뒤집을 수 있어 여러분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다.
○민: 동점이 나왔을 때는 괜찮은데, 보통 때 2표는 안 된다.
●지상: 2표로 결정해도 나쁘지 않다.
○재현: 15:14일 때 선생님이 2표로 바로 역전인데, 선생님은 우리를 지켜봐줘야 하는데 오히려 선생님이 어느 한 편에 들어가면 그쪽이 유리해 공평하지 않다.
○지원: 재현이 말에 덧붙여, 좋은 길로 인도해 줄 건데, 우리들끼리 생각을 나눠 잘못된 길도 갈 수 있어야 한다.
●영근샘: 어린 생각에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막아주겠다.
○보윤: 우리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것인데 그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천지인: 선생님이 학기초에 우리 학급 규칙은 우리가 만들어간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그 결정을 뒤바꾸면 우리 학급은 선생님이 만들어 가는 것과 같다.
●수빈: 선생님은 올바르니 1표를 하는 것이 맞다.
○민: 국회의원 뽑을 때도 나이가 많은 분들은 국회의원 투표를 많이 했으니 더 좋은 국회의원을 뽑을 확률이 높으니 2표를 줘야 하다고 할 수 있다.
●강민: 민이 말에 반박하는데, 여기가 국회의원을 뽑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급 규칙인데 그 정도는 괜찮다.
○성연: 어차피 인간은 우주에서 먼지 같이 작은 생명체로 같은 인간으로 똑같이 1표를 해야 한다.
○재현: 선생님으로 된다고 했는데, 오래 살았더라도 똑같은 권리가 있다.
- 회장: 투표해도 될까요? 아니요.“
●운찬: 중학교도 아닌데 초등학생인데 선생님은 크니까 2표는 괜찮다.
●강민: 솔직히 선생님도 5표에서 3표 2표로 내려왔으니 그 정도는 괜찮다.
○보윤: 저희가 정하는 학급규칙이니 1표로 하면 좋겠다.
○천지인: 민이 말에 덧붙여, 국회의원 선거를 많이 해 봤으니 2표를 줘야 할 건데 똑같이 1표를 하고 있다.
○전지인: 사람은 어른이나 어린이나 같으니 편견을 버리고 똑같이 하자.
●지상: 선생님을 배려해서 2표는 괜찮다.
○경민: 생각이 다른데 선생님 말로 결정되는 것은 맞지 않다.
●수빈: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학급 규칙을 만드는 것이니 선생님은 2표를 갖는 것이 맞다.
모든 발표를 마쳤다. 다수결을 해 보려 한다.
◎천지인: 선생님, 지금은 1표죠?
정리를 한 번 한다.
“자, 영근샘은 어른이고, 선생이니 2표를 주자는 편이고, 영근샘도 우리 반에서 같은 한 사람이니 1표를 주자는 것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저는 눈을 감고 있을게요. 나는 마치면서 1표를 할게요.”
나는 눈가리고 엎드렸다. 2표에 손을 들라고 하는데, 벌써 나에게 2표를 줘야 한다는 아이들이 손뼉을 친다.
“선생님은요?”
“저는 1표입니다.”
결과는 20:10 2표를 줘도 된다는 아이들이 많다.
이렇게 결과를 발표한다. 회의를 마치며 내가 말하는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내가 처음에 5표를 한다고 했을 때는 대부분 안 된다고 했죠. 그런데 3표로 줄이고, 2표로 줄이니 ‘그 정도는 괜찮아.’ 하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런데 나는 왜 1표로 해야 한다고 손을 들었냐면, 어른이건 아이건, 남자건 여자건, 부자건 가난하건, 선생님이건 학생이건 1표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 그럼 우리가 속은 건가요?”
“아니 그렇지 않은데, 이게 배움이잖아. 사실 해마다 지금쯤 했던 주제죠. 그런데 대부분 1표를 줘야 한다고 결정이 났는데, 오늘은 2표와 1표로 하지 않고 5표에서 조금씩 줄이니 여러분이 선생님을 배려한 것 같아요. 그 사람들에게는 고맙고도 미안해요.”
“선생님, 그럼 우리 결정인 2표로 안 하는 건가요?”
“네. 이번에는 결과를 따르지 않고 1표 그대로 할게요.”
2. 역사 인물로 짝토론_유준희 선생님
카페에 올려주신 소중한 이야기 함께 나눕니다.
동료 교사 공개수업으로 짝 토론을 하였다. 국어 5학년 2학기 5단원 ‘매체로 의사소통해요.’ 5-6차시 ‘인터넷에서 적절한 까닭이나 근거를 들며 상대와 토론할 수 있다.’이다. 수업연구를 위해 먼저 교과서 내용을 보았다. 교과서에는 ‘마의태자와 경순왕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통해 두 인물의 자료 조사 후 토론을 하는 흐름으로 나온다.
옆 반 선생님과 함께 교과서를 살펴본 후 두 가지 고민거리가 생겼다. 역사토론을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줄 것인지, 자료 조사가 과연 토론을 위한 자료 조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역사토론을 아이들이 소화할까에 대한 문제는 아이들을 믿기로 하고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남은 문제인 자료 조사는 수업 재구성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교과서에 나온 것과는 다르게 자료조사 없이 토론을 먼저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자료조사 없이 토론을 하고, 그 토론 속에서 아이들이 자료조사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는 수업이 되도록 구성을 하였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공개수업이다보니, 아이들의 협조(?) 덕분에 정말 참여가 좋다. 마의태자와 경순왕은 지난 사회시간에 배웠기에 아이들이 이해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 수업 연구 때 했던 걱정거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첫 번째 활동으로 경순왕과 마의태자에 대한 교과서 글을 읽고, 이영근 선생님이 추천해준 서클 맵으로 경순왕과 마의태자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개인 활동으로 적어보았다. 이 활동에서 아쉬웠던 점은 서클 맵을 실제로 해보니, 개인활동에 적합하지 않았다. 개인 활동으로 하기에는 아이들이 활동지에 많이 적지도 못했고, 친구들의 생각을 엿볼 기회를 뺏는 것 같아. 활동하는 내내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아이들이 서로의 발표를 좀 더 많이 듣고자 했고, 그것을 피드백을 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되었다.(결국 시간이 넘어버려 가장 중요한 정리 활동이 건성으로 끝나버렸다.)
두 번째 활동은 토론의 쟁점을 찾고 토론을 준비하는 활동이다. 경순왕, 마의태자 각각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아이들의 발표로 칠판에 적게 한다. 혹여나 토론과 수업내용에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이다. 전체적으로 근거를 찾아본 후 동전 던지기로 짝토론의 찬성과 반대를 정한다. 우리반 아이들은 짝 토론을 싫어한다. 강제적으로 정해진 짝이기에 토론이 잘 안된다.(수준차),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동전던지기로 찬반이 정해지기에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그럼에도 짝토론을 계속 한 이유는 짝 토론만큼 아이들의 참여가 큰 활동도 없기 때문이다. 30명 모두가 수업 내용을 생각하며 말하는 활동이 몇이나 될까? 그런 이유로 짝 토론을 계속 하게 된다.
세 번째 활동은 짝토론이다. 짝 토론을 하면서 처음에 걱정했던 점이 다시 드러났다. 몇몇 아이들이 아예 경순왕과 마의태자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토론에 들어가 버렸다. 이해를 못한 학생은 당연히 토론을 하면서 횡설수설하고, 토론의 상대방도 김이 빠져버린다. 토론을 하기 전 그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런 문제는 안생겼을텐데, 많이 반성된다.
마지막 정리활동이다. 이런 토론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 특히 자료조사가 필요한 이유를 발표하게 하니, 정말 잘 대답해준다. “정확한 자료가 없으니, 서로의 근거에 대해 우기기만 한다.”, “마의태자의 이야기가 너무 막연한 근거여서 상대방의 공격을 너무 많이 받는다.”,“백성을 이유로 드는데, 백성의 생각을 듣지 못했다” 이런 발표를 하였다. 이렇게 아이들이 학습목표에 잘 따라와 주었다. 이런 발표를 글로 적기 위해 아쉬운 점, 찾고 싶은 자료를 적게 하였다. 그러나 이미 시간이 종을 친 후였기에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대충 적은 감이 있어서 그것 또한 아쉬웠다.
이래저래 아쉬움도 많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늘 수업의 목표를 따라와 주는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수업이었다.
3. 겨울방학 1박 2일 토론 워크숍
열 번째 방학 토론 공부(연수회 또는 워크숍)하는 날을 잡았습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1박 2일로 워크숍으로 합니다. 함께 모여 한 해 동안 토론한 이야기 나누고, 2016학년도에 교실토론을 하는데 필요한 여러 자료도 함께 만듭니다. 논제-관련 자료 만들기, 독서토론 논제 만들기, 토론에 필요한 활동지 만들기 따위입니다.
이번 1박 2일 토론 워크숍은 아래와 같이 엽니다.
- 2016년 1월 23일 토요일 10시 시작 ~ 2016년 1월 24일 일요일 17시 마침
- 회비로 쓰는 곳: 첫날 점심, 저녁, 뒤풀이 / 둘째날 아침, 점심 / 간식 / 기타 경비
- 숙소: 학교 사택 또는 김정순 선생님 집 그리고 마을에 있는 모텔
- 회비: 4만 원 예상
- 참가 자격: 군포-서울모임회원(*의무 참가), 방학 연수회 또는 워크숍 참여했던 선생님, 우리 회원들이 진행하는 강의를 들은 카페 연수회원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저는 행복합니다.
모두 이번 한 주도 웃음 가득하길 바라면서 열다섯 번째 편지를 줄입니다.
고맙습니다.
이영근 드립니다.
첫댓글 선생님 교실에서 독재는 불가능할 것 같네요. ㅎㅎ
그나저나 선생님이 착하니까 그런 것이고.......^^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독재는 아니더라도 민주에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