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문상이가 사는 동네는 봉화군 물야면이더군요. 우리 작은 아버지댁은 봉화군 석포면인데..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같은 봉화군내입니다.
우선 막걸리 받으러 봉화읍내로 들어갑니다. 이때의 시간은 대략 4시 50분 정도..문상이는 주로 막걸리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봉화막걸리의 자랑이 한참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봉화막걸리 양조장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곳은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고 땅을 파는 기초 공사 중이었습니다.
문상이도 요즘 막걸리 먹은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양조장이 없어진지도 모르고 있었으니....
결국은 봉화시장으로 가기로 합니다. 시장 건너에 있는 터미널 건물에 있는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삼겹살 닷근을 사고,
다시 길 건너의 시장에서는 상추, 마늘, 양파, 홍당무 등 야채류를 구하였습니다. 문상은 어물전에 들러 간고등어를 몇미 사자고 하더군요. 연탄불에 구워먹으면 아주 별미라고...
물론 슈퍼마켓에서는 막걸리 5통과 소주 페트 1.8리터 짜리 1병도 구입했습니다.
먹거리 구입 후 10여분 정도 달리니 문상의 집이랍니다. 아주 단단해 보이는 한채의 집앞 마당에 두대의 차를 세워 놓습니다.
문상의 둘째 딸 지윤이가 수줍게 반기는 시골의 마을...그 시골의 밖은 벌써 어둠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집앞과 집앞의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저녁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물론 그전에 어떻게 사는지 방 구경도 했죠. 아기자기하게 잘도 정돈하고 살고 있더군요. 저보다 더 정리도 잘되어 있고 딸래미 방 또한 이쁘게 잘 꾸며 놨더군요.
안에서 여자 분들은 야채와 고기 먹을 때 필요한 음식 준비를...우리 남자들은 마당에서 고기 구을 준비를 했습니다.
가스를 이용한 그릴 구이판은 후양이가 맡고, 연탄을 이용한 연탄구이 석쇠판은 상균이, 전기를 이용한 테팔 구이판은 내가... 각 하나씩 나눠 가지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시골의 밤은 많이 차더군요. 상에 이슬이 내려 앉는 그런 찬 날씨입니다.
고기를 구우며 시장에서 산 큰병의 소주를 땄습니다. 종이컵에 담뿍 담고 굽고 있는 고기를 안주 삼아 마셨습니다. 그러자 다들 찬 날씨를 견디는 것 같았습니다.
구이판에는 봉화의 맛있는 돼지고기 삼겹살..그리고 양파와 마늘, 버섯들이 올려져 맛있게 구워지고 있었죠. 거기에 3년 묵은 김치가 더해져서 멋진 맛을 만들어 내더군요.
한편 연탄에는 돼지고기를 빼고 자반고등어를 구웠는데...동네 고양이들 어떻게 소식을 듣고 찾아왔는지..몇 마리가 드날락거립니다. 고기 한점 얻어먹으려고...
이 고양이들은 집 없는 고양이들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이렇게 냄새로 먹을 것들을 찾아 다니고 있으며, 한번 주기 시작하면 계속와서 먹을 것 달라고 시끄럽게 운다고 하네요.
문상은 절대 먹을 것 주지말라고 했는데 저는 몰래 몇개 던져 주었지요.
우리는 삼겹살구이와 동태찌게, 자반, 묵은지와 싱싱한 김치를 반찬으로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와 소주도 한잔 씩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에 운전하느라 고생한 후양이는 술을 한잔도 하지 못했지요. 우리를 위해 술을 포기 한 것입니다. 저처럼 술꾼은 포기 못하는데 대단하더군요.
문상네 마당에서 구워 먹은 묵은지가 곁들인 삼겹살과 자반 고등어는 요근래 먹은 음식 중 최고였습니다. 먹으면서 집에 혼자 있을 아들 녀석이 생각날 정도였으니,
여행 후 아들에게 이것을 이야기하니 무지 부러워하더군요. 입맛을 다시면서.."맛있었겠네요..."
마당에서의 식사와 술을 끝내고 문상의 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컴퓨터에도 들어가서 잠깐 사진 다운받고 올리고도 하고, 깎아내온 영주 사과의 맛도 음미하고 사과즙도 먹고...저는 하두 맛있어서 아들 주려고 깎아먹고 남은 1개를 슬쩍 들고 왔는데 아시는지요...ㅎㅎ
차 한잔씩 마시고, 새신랑 두원이를 거꾸로 달아보기도 하고..
이들의 결혼식 몇일 전에 우리교회 장로님이자 후배 아버님의 장례식장 봉사로 친구들 결혼식의 참석은 아니될거라는 주변의 말들(저는 그런 것을 믿지 않지만..)로 인한 결혼식의 불참이었지만 두원에게 미안함이 더해졌습니다. ....
도란도란 이야기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훌쩍 10시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10시 잠깐 정든 봉화의 문상네 집을 뒤로하고 다들의 집으로 떠나기로 합니다. 얼핏 쥐어주는 봉투를 보니 고구마가 담겨져 있네요.
여름 내 농사지은 고구마를 친구를 위해.. 누님을 위해 봉투봉투에 그의 넉넉한 마음과 같이 싸서 쥐어준 것이지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린 오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우리네 인생은 만나면 헤어지는 그런 인생이지만, 여간 섭섭치 않습니다. 보내는 이나 집으로 가는 우리네나....
다들 그랬습니다. 다음에 오면 1박을 하자고...
11시 40분 정도에 치악산 휴게소에 도착하였네요. 후양이 열심히 잠 쫒으면서 운전 할 때 졸며, 졸며 겨우 정신 차렸을 때...
휴게소의 화장실 이용과 피로회복을 위한 인삼꿀물 드링크도 한병 먹고..이렇게 잠을 쫒으며...서울로 향했습니다.
제일먼저..신림동의 두원, 희정씨 부부 내려주고, 서교동과 미아동, 그리고 고양시 행신이 목적지인 우리 모두 집까지 태워주고 가겠다는 후양이...
중간에 떨구면 택시타고 들어가겠다는 상균과 경아씨.. 후양의 집이 인천이니 두사람 내려주고 나도 적당한 곳에 놓고가라했고....
결국은 성산대교 북단에 두사람 내리고...기어코 저도 고양시까지 내려 놓고간 후양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번의 가을여행에 같이가길 원한 친구들..그리고 끼워준 친구들 너무 고마워...
....이렇게 가을은 저물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