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안녕히들 계셨습니까? 모처럼 따뜻해진 날씨에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동안 움츠려들었던 몸도 활짝 펴지는 듯 합니다.
이제 호텔 예약도 했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코다테의 야경을 구경하러 갑니다.
하코다테의 야경은 잘들 아시다시피 매우 유명하고, 일본에서는 세계 3대 야경이라고도 하는 모양인데, 일본 외의 외국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마도 아닐 듯) 그래도 일본을 대표하는 멋진 야경으로서 이름이 높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본은 참 3대 ~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코다테 야경을 보려면, 하코다테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코다테야마 전망대로 가야 하는데, 가는 방법은 버스, 로프웨이, 택시, 도보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렌터카 등 개인 승용차는 올라갈 수 없습니다(전망대 주변의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영업용 차량만 올라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진입도로 입구에서 아예 단속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 놓아도, 주차장은 아수라장이더군요.).
로프웨이는 조금 비싼 데다가, 하코다테역에서 출발한다면 전차 또는 버스를 타고 로프웨이가 출발하는 산기슭까지 간 후에 도보로 이동후 갈아타야 해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는 하코다테 역전에서 출발합니다. 첫차가 오후 1시경, 막차가 오후 9시경으로 하루에 10왕복 정도 운행하며, 급경사를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눈으로 인한 안전 문제로 겨울철에는 운휴합니다(4월~11월까지 운행)

<사진 1093> 하코다테 역사입니다. 2003년 준공한 5대째의 역사로서, 이전까지 사용하던 4대째의 역사는 1942년에 준공된 낡은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사진 1094> 역전에는 이렇게 택시 승강장이 있고, 조금 더 나가면 각 방면별로 버스 승강장이 있습니다. 하코다테야마행 버스를 타러 갑니다.

<사진 1095> 버스에 탔습니다. 사람이 많더군요. 그냥 일반적인 완행 시내버스 차량이었습니다.
(하코다테산등산버스(하코다테버스에서 운영), 08.28 19:00 하코다테역전 - 08.28 19:30 하코다테산정, 운임 360엔, 요금 0엔)

<사진 1096> 가는 길에 보이던 아카렌가 창고군입니다. 여기도 옛날부터 번성하던 항구도시라 붉은 벽돌로 된 창고건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리모델링되어서 식당, 맥주홀 등으로 쓰이는 것 같더군요.

<사진 1097> 이제 하코다테산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는 정차하여 설명도 해 주는데, 버스라 흔들리는 바람에 사진이 이 모양입니다.

<사진 1098> 목적지인 하코다테 산정에 도착하였습니다. 특이하게 이 버스에는 안내양도 있더군요(사진에도 차내에 보이실 겁니다). 요금도 안내양이 받습니다. 관광용 노선이라 그런지...

<사진 1099> 버스에서 내려서 전망대 쪽으로 걸어갑니다. 차들이 많아서 혼잡합니다. 여기에 자가용까지 올라온다면 정말 답이 안 나오겠군요.

<사진 1100> 차츰 야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진이 흔들려서 좀 그렇지만, 갑자기 눈 아래에 저런 휘황찬란한 장면이 보이니 괜히 막 흥분이 되더군요.

<사진 1101> 제가 삼각대를 안 가져간 것을 정말 후회하긴 했는데, 사실 가져갔어도 쓰기는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 난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사진 1102> 로프웨이를 타고 오면 이렇게 전망대 건물로 도착하게 됩니다.

<사진 1103> 자, 이것이 하코다테의 야경입니다. 아래로 뭔가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시가지 전체가 탁 트여 있습니다. 저 난간 앞에는 도저히 자리가 없어서, 이렇게 뒤에서 보고 있다가...

<사진 1104> 빈 자리가 나길래 신속하게 이동하였습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입이 딱 벌어지는 풍경인데, 아무래도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잘 살지 않는군요. 게다가, 삼각대만 있었어도 사진이 이 지경은 아닐 텐데...

<사진 1105> 주말 밤이라 그런지, 사람 참 많더군요.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도 많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말을 듣는 것 같더군요. 여행 내내 한국사람 구경을 못해 봤는데...

<사진 1106> 줌으로 약간 땡겨 봤습니다. 차츰 공기가 뿌옇게 변하고 있어서, 사진에도 나타나는군요. 여기는 여름에도 날씨가 변덕스러운 곳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기온도 8월답지 않게 상당히 쌀쌀하더군요. 좀 전에 특급 수퍼 호쿠토를 타고 오는데, 차내 전광판의 일기예보에 하코다테 낮 최고기온이 25도라고 나오더군요. 불과 며칠 전 혼슈에서는 막 38도 이랬는데...

<사진 1107>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컷~

<사진 1108> 일본에도 이런 영업을 하더군요. 전망이 가장 좋을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단체사진을 찍어주는 업자입니다. 요금도 상당히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진 1109> 버스 출발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정류장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사진 1110> 버스를 타고, 다시 하코다테역전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하코다테 관광책자 같은 곳에 자주 나오는, 바닷가를 향해 내려가는 비탈길들입니다. 밤이라 썰렁하군요.
(하코다테산등산버스(하코다테버스에서 운영), 08.28 20:10 하코다테산정 - 08.28 20:40 하코다테역전, 운임 360엔, 요금 0엔)

<사진 1111> 종점인 하코다테역전에서 하차합니다. 차량이 상당히 오래된 듯, 바닥이 나무 마룻바닥이었습니다.

<사진 1112> 버스에서 하차하니 바로 행선지를 회송으로 바꾸더군요.

<사진 1113> 하코다테 역전의 도로 이정표입니다. 삿포로까지의 특급 수퍼 호쿠토의 운행거리는 약 318km정도 되는데, 도로가 약간 거리가 짧군요. 철도는 무로란본선으로 다소 돌아가는 코스라 그런가...


<사진 1114, 1115> 호텔로 가는 길입니다. 역전에서 도보로 약 5~10분 정도라, 슬슬 걸어갑니다. 토요일 밤인데도, 생각보다 거리가 좀 썰렁하더군요. 지나는 사람도, 차도 별로 없고...

<사진 1116> 그래도 하코다테 시영전차는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차량 모델도 다양하고, 도색도 다양하더군요. 패닝샷을 시도해 봤습니다^^

<사진 1117> 시영전차의 마츠카제쵸 역입니다. 하코다테역전 역의 바로 다음 역으로, 호텔이 이 근처였습니다.

<사진 1118> 가는 길에 빠찡꼬도 있더군요. 어떻게 하는 지를 몰라서 패스하였습니다.

<사진 1119> 여기가 제가 이용했던 '호텔 마루야스'입니다. 그냥 저렴한 비즈니스호텔입니다. 3,500엔이더군요. 홋카이도에서는 이정도 가격의 숙소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코다테역의 관광안내소에서 예약하면서 계약금조로 1,000엔을 내면 예약 확인서를 써 주고, 이것을 호텔 카운터에 제출하면서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진 1120> 일본 비즈니스호텔 욕실은 정말 어디나 다 똑같이 생긴 것 같습니다.

<사진 1121> 저녁은 도시락으로 해결합니다. 이날 제대로 된 식사를 한 끼도 하지 못해서(아침에 숙소에서 제공하여 먹은 빵과 점심쯤 먹은 츄하이+과자가 전부였습니다), 이면수구이 한팩도 같이 샀습니다. 배는 부르더군요.

<사진 1122> 그래도 일본에서 마지막 밤인데, 소주도 한잔~ 근데 나중에 사진으로 다시 보니 뭔가 참 궁상스럽군요. 사실 이자카야라도 갈까 했는데, 호텔 근처에 그런 집이 안 보였습니다. 역전까지 걸어가기는 좀 귀찮고...

<사진 1123>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일단, 새벽 어시장과 모토마치, 시영전차 탑승을 할 목적으로, 체크아웃은 하지 않고 카메라만 덜렁 매고 나옵니다. 저 앞에 우측에 제가 이용한 '호텔 마루야스'가 보이는군요.

<사진 1124>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진 1125> 호텔에서 조금 걸어가니 이런 신사가 나오는군요. 일본 왕의 조상을 모신 곳인가 봅니다.

<사진 1126> 신사 옆길로 조금 들어가니, 해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진 1127> 주택가 바로 뒤인데 이런 해변이 있군요. 바다 위로 해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바닥을 보니 사람들이 모닥불도 피우고 하는가 봅니다. 전에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집을 보니, 어릴 때 친구들과 해변에서 불을 피우고 술을 마시고 했다는데, 그 생각이 나더군요.

<사진 1128> 반대편을 보니 어제 야경을 보러 올라갔던 하코다테산과 전망대가 보입니다.

<사진 1129> 해변을 나와, 다시 하코다테역 쪽으로 걸어갑니다. 작은 이발소가 보이는군요.

<사진 1130> 사진 가운데 자세히 보시면, 옛날 이 도로를 지나가던 하코다테시전 '
東雲線'의 운행 당시 모습을 표지판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1992년 1.6km구간(짧았군요.)이 폐선되었으며, 폐지 직전에는 노면전차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에 1대 정도의 간격으로 운행하였다고 합니다.

<사진 1131> 하코다테 시영전차, 스에히로쵸행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사진 1132> 이제 하코다테역이 보입니다. 유명한 하코다테의 새벽 어시장(朝市, 아사이치)은 하코다테역 바로 좌측에서 시작됩니다.

<사진 1133> 하코다테역전에는 이렇게 백화점들이 두 개(사진속의 와코, 맞은편의 보니모리야)가 있으나, 상권이 완전히 죽어버린 듯 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동인천역처럼... 저 광고판에 있는 홋카이도철도박물관도 휴관중이고, 아예 중간에 한 세개 층은 영업을 안 하고 폐쇄했더군요. 오죽하면 시내 쇼핑 활성화를 위하여, 하코다테 상공회의소에서 하코다테역전 역과 마츠카제쵸 역에서 내리는 하코다테 시영전차 손님들에게 요금을 안 받는 행사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사진 1134> 시영전차의 하코다테역전 역입니다.

<사진 1135> 하코다테 역 앞의 안내판입니다. 한글도 있어서 반갑긴 한데, 글씨체가 좀... 저런 글씨체 구하기도 힘들 텐데...^^

<사진 1136> 아침에 다시 본 하코다테역. 깔끔하고 당당한 모습입니다.
다음편에 하코다테 시내 관광, 시영전차 이용기가 계속되겠습니다. JR패스는 끝났어도 아직 사진이 많이 남아있군요.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사진구경 잘하고 갑니다....
예, 재미있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잘보고 갑니다~
별 것 아닌 사진인데, 고맙습니다^^
우와-지난 글에 님께서 야경 사진이 잘 나온 것이 없다고 해서 평범한 사람 생각 기준으로 정말 없겠거니 하고 들어왔다가 완전히 충격입니다. 사진 1103, 1104, 1106, 1107 야경 사진들은 관광안내용 화보 사진보다 더 훌륭합니다. 삼각대가 없이 어떻게 저런 야경의 영상이 나오는지 이것은 불가사의입니다. 카메라 노출, 셔터속도 등을 아무리 이리저리 조절해도 작은 불빛들도 약간은 그을리게 나와야 정상인데 깨끗한 작은 불빛 점들이 하코다테만의 형상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편 비즈 호텔 마루야스 정보 감사합니다. 나중에 저렴한 숙박시설 자료 정리할 때 '하얀종이님의 제공'이라는 인용을 달아 데이터베이스화 하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여행기에 과찬의 말씀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야경 사진은 훨씬 더 많은데, 그 중에서 그나마 덜 흔들린 사진을 고르고 고른 결과입니다. 그리고, 호텔 마루야스는 아마도 하코다테역 관광안내소에서 예약하지 않고 바로 가면 제 기억에 가격이 4,500엔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저 동네가 숙박비가 좀 비싼 편이더군요. 아무래도 홋카이도는 여름이 관광 성수기라 그런지...
네에?-잘 알겠습니다. 하코다테역 관광안내소에서 예약하는 것에 대해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코다테 야경 잘봤습니다. 저도 하코다테 야경이 정말 보고싶었으나, 일정상 하코다테에서 숙박만 하고 바로 하코다테에서 인천으로 귀국하는 바람에 [들리기]만 하고 나와서 너무 아쉬웠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2008년 HHP 여행중, 하마나스를 상,하행 2회 탑승하는 바람에 하코다테를 두 번이나 지나가기만(그것도 새벽에) 해서 참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Polymer님도 다음에 꼭 야경을 감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하코다테 여행기를 이렇게 속시원히 본 적이 없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즐겁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 시내관광도 기대해 주세요^^
겨울에 가서 버스는 타보질 못했는데 버스가 확실히 싸군요...ㅡㅜ;;;
예. 싸더군요. 하지만, 하코다테산에 오른다는 일종의 '프리미엄'때문인지, 같은 하코다테버스로 시내 다른 지역의 비슷한 거리를 이동하는 요금보다는 확실히 비싼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글도 역시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한건 사진을 다운로드하여 배경화면으로 할 수 있는 것 ... 최고입니다.
예, 마음껏 쓰십시오^^ 감사합니다.
어디선 본듯한 색감이라서 확인해봤더니.. 3%네요... 저도 2년정도 쓰다가 후지산 올라갔다가 비에 젖어 하직하셨지요...=.=;; 지금은 5%씁니다만... 정말 3%색감은 정겹고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b
아, 여기에서 그 보기 드물다는(?) 후지 DSLR유저분을 만나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참고로 제 여행기(2010년 여행) 사진은 전부 3%(F2모드가 99%정도)+토키나 12-24mm로만 찍은 것입니다. 얼마전 5%로 넘어가려다가 중고가가 3%하고 두배가 넘게 차이나는 현실에 좌절하고 그냥 쓰고 있습니다^^
3%의 F2모드는 최강이죠. ^^ ㅎㅎㅎㅎ
예, 옛날 필름 SLR시절에 비싸고 불편해서 차마 못 쓰던 슬라이드필름을 이렇게나마 쓸 수 있으니, 그것만 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