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7구간산행기(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산-무룡산-동엽령-백암봉-빼재)
산행일시 : 2008년 9월 27일(토)-28일(일) 무박
참석인원 : 45명
산행코스 : 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산-무룡산-동엽령-백암봉-빼재
도상거리 : 31.3Km, 실거리 33.6Km
산행시간 : 14시간(0300-1700, 선두 12-20분)
산행을 하면서 혼자서 시간만 체크해 오다가 처음으로 올려보는 글이다
남부끄러운 마음이 앞서지만 긴 여로에 나름대로 뿌듯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월 2,4주에 산행하는 7기의 백두종주는 9월은 2주째가 추석으로
쉬어(14~15일 무박 설악산 용아장성 산행했었음) 한 달 만에 회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맞는 무박 덕유산
종주산행을 27알(토)2300시 부산일보 출발로 맞게 되었다.
1호차에 탑승하는 회원들의 얼굴들은 반갑기도 했지만 보이지 않은
얼굴들이 많아 텅 빈 자리만큼 아쉬움을 안은 체 마지막 기착지 구포를 출발했다.
자리가 많이 비워 차량운행 비 걱정을 했건만 그것도 잠시, 진영휴게소에서
2호차에서 옮겨 탄 사대부고팀 13명을 포함한 일일회원들로 빈자리 하나 없이
만원이다.(2호차는 돌려보냄)
7기 회원들이 모두 참석할거라 예상하여 버스 1대를 추가했었는데 불참하여
부득이한 조치였다니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28일(일)새벽 0230분 육십령에 도착 : 04시 산행시작하기 때문에 미리 잠을
자두라는 회장님의 배려에도 이미 잠이 깨워 술렁이는 분위기를 회장님이
감지한 듯 산행시작을 0300시라고 정정한다.
0300시 육십령에서 산행시작(지난번 하산지점으로부터 연결지점)
야간산행으로 주위의 경관은 전혀 볼 수 없었기에 산행대장의 뒤만 따라 가는데
가다보니 일일회원으로 처음 참석했다는 어느 부인과 처음 보는 중년의 남자,
마치 바람을 타고 가듯 참 잘도 간다.
0350분 할미봉 도착(선두그룹) :
도착한지 불과 3분도 안 지났는데 벌써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인파로 붐비며
각자 어둠 속에서도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아마도 주간이었다면 탁 트인
시야에 전개되는 아름다운 풍경에 모두가 도취되었으리라 여겨진다.
할미봉에서 서봉까지는 밧줄을 타는 로프구간, 발끝의 촉감을 감싸 주었던 낙엽
쌓인 육산구간, 다소 긴장감을 주었던 암반구간 등이 있었지만 산행도중 어둠
속에 전개되는 라이트의 긴 행렬은 마치 불꽃의 축제(?)가 아니었나 싶다
(야간 산행 중 교육원갈림길에서 알바하셨다는 부부회원께서 빼재 종착지에
제일 늦어 죄송했다는 인사는 가시지 않은 추억을 남겼을 텐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0600시 서봉(장수덕유산)도착
낮게 깔린 구름으로 일출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많은 아쉬움을 남겨 주었다.
가파른 정상을 땀에 젖으며 올랐건만 이내 싸늘해진 날씨는 몸을 움츠려 들게 한다.
이제 서서히 어둠을 벗으며 기상하는 대자연의 모습이 모두 눈 아래 있는듯하여
새로운 감회로 흥분된 분위기다.
멀리 구름위에 떠있는 듯한 지리산자락이 지척에 보이며 그동안 발자취를 남겼던
남쪽의 영취산, 백운산, 월경산, 고남산 앞으로 가야할 덕유산, 삿갓봉, 무룡산,
백암봉, 지봉, 대봉의 웅대한 자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0635분 남덕유.월성재 갈림길
선두그룹중 4명은 남덕유산으로 향했지만 대간을 벗어난 지점이기에 산행대장과
함께 남덕유산을 우회하여 바로 월성재로 향하다.
0700시 월성재 도착,
남덕유산을 거쳐 온 그룹과 다시 합류하여 가는데 모두들 힘이 쏟는지 걸음이
점차 빨라진다.
간간히 삿갓봉대피소에서 일박한 등산객들을 만나 아침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홀로 다소 느린 걸음으로 삿갓봉 갈림길지점에 도착했을 때, 바닥에 깔려진
씨그날 표시는 정상을 우회하여 삿갓봉대피소로 바로 가도록 놓여있었다.
정상을 들리려 망설이다가 선두그룹에 너무 뒤쳐질까봐 대피소로 바로 직행했다.
0810분 삿갓봉대피소 도착
물도 보충하고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중간그룹 회원들과 합류하며 다시 성시를 이룬다.
지난번 용아장성 산행 시 마지막 구간에서 옥류봉을 우회하여 뜀바위와
20M 암벽을 못 가본 것이 그렇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바로 지척에서 삿갓봉 정상을 못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0835분 삿갓봉대피소 출발
0925분 무룡산 도착.
무룡산에서 동업령까지는 지난 여름산행 시 그늘이 없어 무더위 속에서 햇볕에
고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1055분 동업령 도착.
지난겨울 손이 시린 체 식사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되새겨짐
앞서가는 선두그룹이 몇 명 되지 않은 듯하여 동행한 일행을 먼저 보내고 홀로
쉬어가며 서행함 (일찍 도착해도 후미 기다림 때문)
1200시 백암봉, 송계사 삼거리 도착
백암봉에서 횡경재까지는 대간타는 사람이 아니면 잘 다니지 않은 곳이기에
비교적 자연훼손이 덜된 육산으로, 300M 고도차가 주로 완만한 내리막길로 되어
산행하기에 여간 편안한 코스라고 여겨진다.
후미와 시간차가 있는 듯싶어 횡경재 약 500m 전 지점에서 맨소레담으로 하반신
맛사지, 등산화도 벗고 편안한 마음으로 점심과 후식으로 약 20여분 휴식,
쉬는 동안 뒤 따라오는 7기의 호프 만능엔너님이 지나간 것도 모르고 혼자 앞서
있다고 착각했었음.
광안대교님이 지나가기에 뒤늦게 정리하고 따라감(대봉에서 만나 빼재까지 동행함
1315분 횡경재 (싸리등재)도착.
횡경재에서 지봉까지 1.7Km 구간은 고도차 100m의 급경사 오르막으로 이루어져
12시간을 산행한 상태로는 약간 힘든 구간이었음
1420시 못봉(지봉)도착
멀리 향적봉을 비롯한 주위의 산들과 백두대간 길의 조망이 일품이다.
1450분 월음령(달삭재)도착
1520분 대봉도착
이정표만 있는데 누군가 지나가는 글씨로 희미하게 대봉이라 써놓았음
탁 트인 조망은 육신의 피곤함 마져 앗아간 느낌이다.
1555분 갈미봉 도착
덕유종주를 한 구간으로 나눴을 때, 갈미봉에서 신풍재까지 구간은 정말
마의 구간이라 할 수 밖에 없는 듯싶다.
비록 2.7Km의 구간이지만 두 곳의 급경사 봉우리와 두 곳의 완만한 봉우리를
오르내려야하는 구간은 13시간여를 산행한 지친 몸으로는 정말 감당하기 힘든
난코스중의 난코스인 것이다.
갈미봉에서 300여m 내리막길을 내려서며 첫 번째 만난 봉우리,
“이것만 넘으면 빼재에 도착되겠지“하는 마음으로 힘겹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넘어섰다.
그런데, 앞을 가로막는 두 번째 봉우리,
”백두대간이 그냥 백두대간이냐“는 듯한 무언의 시비는 백두대간이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기에 그럴 수 있겠다며 악으로 버티며 넘었다,
그런데, 또 나타난 세 번째 봉우리,
마치 지옥문의 문지기가 환영하며 반긴 듯해
”죽기 아니면 살기다“하며 깡다구로 이겨내며 ”결코 대간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하며 많은 교훈과 깨달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제는 차 소리도 들려오고 멀리 도로도 보이기에 “이젠 다 왔겠지 “확신하며 하산
길을 찾는 순간 다시 이어진 오르막길을 보자마자
갑자기 다리가 후둘 거리며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심정은
어떠한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수 없이 반복하며 올랐던 정상은 얼마 높지 않은
봉우리였지만 정말 힘든 고행 길이 아닐 수 없었다.
정상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버스까지 지척의 거리는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덕유종주를 마친 7기의 모든 회원님들에게는 잊지 못할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1700시 신풍재 도착
도상거리 31.3Km, 실거리 33.6Km
산행시간 :0300 ~ 1700 (14시간 )
선두그룹 : 15시20분 도착
첫댓글 수고 했습니다.그래도 기분 좋지 않아요 저는 남덕유산 삿갓봉 모두 구경을 하여 후회는 없답니다. 사실 용아장성 산행시 옥녀봉을 못보고 와서 지금도 아쉬움이 많아 조금 힘이 들어도 보고 왔답니다.
남덕유산,삿갓봉까지 다며왔다니, 째큼 부럽기는 하네요.아마도 향적봉까지 갔다왔다면배가 아플뻔 했네요(?) 남덕유,삿갓봉 정복을 축하드립니다.
난생처음 지리을 그렇게 아름답게 보긴 처음입니다 무룡산에 본 지리 대간의 힘듬도 감동이지만 종주내내 지리모습이 함깨하여 행복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죠? 댓글을 남겨 주신데 고맙습니다.얼굴을 기억못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정식으로 인사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시림이 각자의 상황과 계절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다들 틀리는 건 같군요 산은 나름대로 계절마다 좋지만 전 봄은 한라산이 좋은것 같고,여름은 지리산,가을은 설악산,겨울은 태백산,소백산,덕유산이 좋았던것 같군요. 근데 이번 산행으로 덕유산이 싫어졌네요.이번이 4번째오는 산행이었지만.
불편한 몸으로 정말 대단하셨습니다.아마도 편치않은 몸때문에 일시적으로 그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저도 다 만족한 산행이 아닐 때가 많이 있거든요.모두 좋게 봐 넘기기로 제안드립니다.
꼭 선두에 따라 붙어 죽어라하고 가느니 님처럼 중간쯤에서 쉬엄쉬엄 산행하면 정말 재밌겠습니다. 쫓아갈 필요도 없고 쫓기지 않아 여유롭고... 저는 몇년전에 지리산 무박종주때에도 선두는 12시간, 저는 15시간만에 완주를 했었는데, 앞으로 7기 선수들한테 매번 미안해서 어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두 그룹에서 알아서 시간을 좀 늦추어 주어야 하지 않나하고 생각도 해 봅니다. 어쨌거나 긴 시간 힘든 거리 수고 많았습니다. 글을 참 잘 적으시는군요.
좋게 봐주셔 고맙습니다. 다음번엔 서로 인사 나누면서 부부사이의 훼방꾼이 되도라도 양해바랍니다.
구간 내내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남덕유산과 서봉 그 뒤의 지리 때문에 뒤통수가 간질 간질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가는데도 항상 같은 모습으로 우리 뒤를 받쳐주고 있으니.........ㅠㅠㅠ(못간다, 힏들다 할 수도 없고)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품격과 온화한 느낌은 많은 대화가 없더라도 친근감을 안겨준 인상입니다. 자주 함께할 수 있도록 바랍니다.
개인 사정이 생겨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알차면서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후기글 덕분에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을 해봅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구요, 늘 화이팅입니당^^
소식이 제일 궁금했었는데 안심이 됩니다. 모두가 보이지 않는다고 화제꺼리였는데 귀가 간질간질했던가 봅니다. 다음엔 제가 행사관계로 참석할 수 없어 뵙는것이 또 엇갈리네요,
수고하셨습니다.동엽령에서 헤어져 해운대서 처음오신분(여사님)과 한참 기다리다가 지나갔습니다...다음에 체육대회관계로 불참하신다니 아쉽습니다.시월4주에 뵙겠습니다.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매 산행 시마다 가끔 보조를 함께하며 간식을 나눴던 것도 귀한인연 닠네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이번에도 영근 포도 단맛이 일품이었죠? 동문체육대회 주관을 직접하다보니 8구간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모두모두수고많이 하셔네요 마지막구간에는 모두 같은 심정 저앞철탑이보이느데 다왔다고생각 했는데 오르막 징그럽데요 이것만 넘으면 끝나나 생각하면 또오르막 정말 힘든 구간이여네요
예쁜 미인! 맑은 미소에 항상 감사드리며 늦은인사로 대신합니다. 항상 앞서가는 두분(?)이었는데 어째 이번에는 양보하시기에 무척 감격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