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여행 7> 숙소 비야 레이나(Villa Reina)
<3> 아름다운 숙소 비야 레이나(Villa Reina)
쿠바(Cuba)로 오면서 미리 숙소예약을 하지 않고 왔던 터라 공항에서 택시기사한테 저렴한 호텔을 소개해 달랬더니 데려다 준 숙소가 비야 레이나(Villa Reina)였다. 밤 10시가 넘었던 터라 그냥 짐을 풀고 샤워를 하자마자 잠에 골아 떨어졌다. 1박에 30꾹(약 35달러)
중남미 쪽의 숙소는 대체로 호스딸(Hostal), 까사(Casa), 비야(Villa), 호텔(Hotel)로 나누어진다.
호스딸은 도미토리로 큰 방 하나에 침대를 여러 개 놓고 한 방에 서로 모르는 사람들(남녀)이 어울려 자는데 공동으로 사용하는 샤워실이 딸린 화장실, 세탁실(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동전을 넣고)과 공용휴게실이 있는데 휴게실이 곧 빨래 건조장이다. 보통 1박에 15,000원 정도.
까사(Casa:집이라는 뜻)와 비야(Villa:별장이라는 뜻)는 가격대가 비슷하고 우리나라 고급 여관정도인데 샤워실이 딸린 독방으로 에어컨, 냉장고 등이 구비되어있고 보통 25,000원에서 40,000원 정도이다.
호텔은 위치와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로 50,000원 정도로 시작하여 엄청 비싼 호화호텔까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방은 건물 뒤쪽 정원에 지은 별채로, 커다란 더블 침대에 널찍한 공간은 물론 샤워시설, 에어컨, 냉장고.... 너무나 조용하고 마음에 든다.
특히 문을 열면 열대 꽃들이 활짝 핀 정원과 주물로 만든 예쁜 탁자와 의자가 있어 나는 아침을 식당에서 먹지 않고 항상 정원으로 가지고 오라고하여 먹었다. 아침식사는 특별히 베이컨과 계란 플라이를 넣은 샌드위치 2개, 따뜻한 우유(혹은 과일주스)를 주문했는데 5꾹(6천원)을 받고 식빵과 버터(혹은 꿀)는 항상 푸짐히 곁들여 나오며 커피는 언제든지 꽁짜로 준다. 향기가 진한 원산지 쿠바산 커피가 내 입맛에 잘 딱 맞는다. 안주인인 삘라르(Pilar)가 식탁보를 깔고, 식사를 내오고, 치우고....
정원에서 식사 / 아름다운 정원의 꽃 / 안주인 삘라르(Pilar)
2월 초, 한국에서 추위가 기승을 부려 오들거리던 나에게 가지가지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은 마치 천국처럼 느껴진다. 정원에 핀 꽃들 사이로 벌새(Humming Bird)가 날아다니기에 물어보았더니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벌새가 산다고 한다. 카메라를 들고 몇 번이나 촬영을 시도했지만 벌처럼 붕~~
재빠르게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사진을 찍는데 실패했다.
40대의 느글느글하게 생긴 주인 녀석인 넬슨(Nelson)이나 부인인 삘라르(Pilar)까지 숙박업을 한다는 작자들이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 또한 스페인어를 못하니 대체로 난감이다. 친해진 후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 하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넬슨 녀석은 웃통도 훌떡 벗어버리고 안하무인격이다.
동양인 냄새가 풍겨서 물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지가 중국인으로 성이 웡(Wong/王)이란다.
부인은 혼혈로 물라토(Mulato/흑인+백인)인지 잠보(Zambo/흑인+인디오)인지 검고 큰 눈동자가 매력적이다. 30대 후반인 삘라르는 담배를 피는데 남편이 담배 피는 걸 싫어한다며 남편이 외출을 하면 수시로 뒤뜰 정원인 내 방 앞에 와서 나와 맞담배질... ㅎ
베이컨(바콩), 소금(쏠트/살), 우유(밀크/레치), 커피(까페), 공원(파크/빠르케), 설탕(슈가/아수까르), 꿀(허니/미엘), 물(워터/아구아)... 스페인어를 거의 못하는 나로서는 도대체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다행이 이 집에 장기투숙하고 있는 백인 늙은이가 스페인어 영어 모두 능통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영국인이라는 점잖은 늙은이는 고급영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데 제기럴... 허연 늙은이가 나보다 나이가 세 살이나 작다고 나보고 형님이란다.
♤ 환상의 라틴 음악
정원 바로 옆에서 오후 쯤 타악기 소리와 트럼펫을 비롯한 몇몇 악기들이 흥겨운 라틴음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 보았더니 좁은 방안에 드럼, 기타, 색소폰, 트럼펫....
쿠바는 어느 곳이나 가는 곳마다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흥에 넘치는 라틴 음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