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2
오른 산 : 신무산
위치 : 전북 장수
산행거리 : 13.8km (누계 : 27km)
산행시간 : 4:30 날씨 : 맑음
산행 길 : 밀목재-논개활공장-사두봉-바구니봉재-당재-수분재-뜬봉샘-
신무산-자고개
산행후기 :
조석으로 가을 기운이 스며나지만 한 낮에는 더위가 머물러있다. 긴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서는 산행 길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다. 남으로 내달리며 차창을 통해 바라보는 들녘은
추수를 하지 않은 누런 벼들로 가득하여 풍요롭고 하늘은 맑고 높으며 뭉게구름이 수를
놓고 있다. 장수IC를 나와 장수시가지를 지나 밀목재로 달린다. 덕산버스 정류장이 있는
덕산리에 10:20에 도착을 한다.
마을길을 지나
임도의 좌측 숲길로 들어서
논개활공장에 오른다. 이곳 장수는 주논개가 트레이드마크이다.
논개활공장에서 바라보는 장수 일원은 큰 산들이 둘러치고 있는 분지이다.
무진장-. 전라북도 동부 산간 고지대에 있는 무주·진안·장수 세 고을을 이렇게 일컫는다.
이 산간 고지대는 기후는 물론이요, 언어도 전라북도의 여느 고을과는 조금 다르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인데, 장수읍의 해발은 약 400m 정도 된다. 무주읍이 200m요,
진안읍이 300m이니, 장수는 무진장 고원에서도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고을임을 알 수
있다.
[출처][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전북 장수 (1)|작성자동성
장수 시가지
활공장을 내려서며 부드러운 길 홀로 호젓함을 만끽한다.
곧 찬바람이 불어오면 사라 질 풀벌레 소리가 가냘프게 들리나 주어진 삶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두봉에 오른다. 산행 길에서 만나는 지명은 산 아래 마을명과 산의 생김새에 따라
부르는 것이 많다. 지금 오르는 사두봉도 뱀의 머리를 닮은 것이라 본다. 정상에 오르니
무명의 묘가 자리를 지키며 삼각점과 철재 표지주가 서있다.
산죽지대의 오솔길은 시원함이 담겨있다.
짧은 너덜지대, 오가는 산객들 기원하며 하나 둘 쌓은 돌이 나약하지만 비바람을 견디고
서있다.
길이 갑자기 우측으로 꺾어지며
산비탈을 내려서니 바구니봉재이다.
재 이름의 읊어보며 발길을 재촉한다. 주력이 좋은 선두의 발길을 잡으려는 무전기의 소리
가 산을 울린다. 지금의 선두 같이 펄펄 날던 옛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힘겨워 한다는
수석대장의 푸념도 썩여있다. 그러나 대단한 산악인이다. 어제의 산행에 이어 오늘도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백두대간 지리산 비재에서 만남이 오늘 까지 이어오는 소중한 인연
이다. 산마루에 오르니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하는 대원들을 만난다.
산신령과 함께 간다. 임도에 내려서니 갈림길, 방화동 길로 짧게 가다 우측 산길로 들어
작은 봉을 넘으니 콘크리트 임도이다. 우측으로 오르다 휘어지는 부분에서 좌로 내려서면
차도이며 좌측으로 수분교차로가 보인다.
현재 19번 국도가 지나는 수분치 고갯마루엔 수분송(水分松)이라는 이름을 얻은 소나무
한 그루가 지나는 길손을 굽어보고 있다. 수분치 고갯마루에 떨어진 빗방울은 운명을 따라 각각
남쪽 섬진강이나 북쪽 금강으로 흘러든다. 그래서 수분송에 떨어진 빗줄기들의 운명은
어디로 떨어지느냐에 따라 명확히 갈린다.
[출처][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전북 장수 (1)|작성자동성
주유소 간판옆의 수분송
교차로에 이르러 정맥길을 찾느라 선두가 수분마을로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온다.
수분재에서 우로 돌아
마을로 들어가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좌측에 가느다란 계곡을 끼고 산으로 오르니 어름이라는 과일이 있어 모모님이 건네주는
하나를 먹으니 달콤하지만 까만 씨앗을 씹었더니 쓴 맛이 오랫동안 입안 가득하다.
오가피열매도 많이 보인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서 산길을 만난다. 허름한 창고 옆에 지게가 앙증맞다.
지나온 마루금 아래 당재터널이 빠끔히 보인다.
임도를 횡단 산길을 지나 다시 임도를 만난다. 여기서 뜬봉샘으로 간다.
포장길이 끝나고도 한참을 가니 뜬봉샘의 이정표가 서있다.
넓지 않은 안부에 금강의 발원지가 신비롭거나 기운을 느끼지 않는 그저 의미만 있는
샘으로만 보인다. 맑은 새물이 솟는 옹달샘 이였으면 한 모금 떠 마셨을 터인데 원형으로
쌓은 축석 안에는 이끼 같은 이물질이 떠있어 자세히 살펴보기도 않았는데 이것이 큰
실책이 되었다. 뒤 에온 대모산님은 샘 안에 살고 있는 도룡농을 본 것이다. 1급수에
서식하는 어류로 맑은 물이라 하여 물맛까지 보았다 한다. 사진으로 보는 것만도
다행이다.
도룡농
‘물길이 길다’는 뜻을 지닌 장수라는 지명에서 볼 수 있듯 이 고장은 금강의 발원지다.
발원지 부근은 수분치 (水分峙)라는 지명으로 불린다. 대동여지도에도 이렇게 표기되어
있다. 금강은 낙동강·한강에 이어 남한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금강의 공식적인 발원
샘은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897m) 중턱의 ‘뜬봉샘’이다. 이 샘물은 금강의 첫
실개천인 강태등골을 이루며 마을 앞에서 원수분 천과 만나 장수읍을 적시고, 천천을
끼고 가다 장수를 벗어난다. 이후 비운의 혁명가 정여립이 머물던 진안의 죽도를 휘감은 뒤
전북과 충청도 땅을 관통하며 북류하다 군산과 장항 사이에서 서해안으로 흘러든다.
물길은 395.9km, 약 1,000리다. 동으로는 백두대간, 남으로는 금남호남정맥·금남정맥,
북으로는 한남금북정맥·금북정맥에 안겨 있는 금강의 유역면적은 9,810㎢에 이른다.
[출처][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전북 장수 (1)|작성자동성
정맥 길을 고집하여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삼각점이 있는 신무산에 오른다.
잠시 쉬었다가 자고개로 내려간다. 지나온 마루금과
가야 할 마루금(팔공산)을 살펴본다.
농장의 철책지점에서 좌회전 급한 내리막을 친다. 산신령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 보니 전기가 없다. 홀로 되돌아 신무산을 다시 오른다. 다행히 숲속에 떨어진 것을
찾았다. 무전기를 찾은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와 자고개에 도착하며
2구간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