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이 등교길
차를 타면 반드시 듣는 노래가 있습니다.
우리 마을 가수 바람꽃 선생님의 "나를 키우는 말"
차창을 내리고 금빛 솜털 가득한 이마로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불러제낍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순해지고~~~"
학교를 파하고 호숫가 도서관에 오면 관장님과 마을 형,동생들이 맞아줍니다.
"현승이 왔냐?"
"현승이 형이다"
"현승아~~~"
판암동 나가는 버스를 타고 태권도를 배우고 돌아오는 길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솔이형 엄마 현이 이모~
어린이 요금이 아닌 어른 요금이 찍힌 교통카드를 보고 깜짝 놀라며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이 사실을 알려주고 현승이에게 기사아저씨한테
말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집에 가면 동네 할머니께서 늦게 퇴근하는 아빠,엄마를 대신해
따뜻한 저녁을 지어 놓고 계십니다.
고봉으로 퍼주는 밥을 다 먹어야 할머니는 당신의 식사를 하십니다.
오늘은 탄감자 이모랑 호숫가 산책을 하고
사발면과 오징어 다리를 나눠 먹고
사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눕니다.
매일 타는 마을 버스 아저씨가 현승이 내리는 곳을
척척 알고 내려줍니다.
현승이의 소망은 바람꽃 선생님의 노래를 배경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영화를 찍어 보는 것입니다.
아마 마을 사람 중 누군가가 그걸 도와주겠지요.
관장님이 말씀하십니다.
"현승이가 어른이 되면 이렇게 말하겠네요.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 아니라 팔할이 마을이었다고"
오늘은 마음이 온톤 마을에 가 있는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마을이다.'
안희령 선생님 고맙습니다.
산책...이라기보다는 탐험! ㅎ 즐거웠어요. 현승이 리드 잘 해요.
동건이도 이렇게 컸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