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스컬리 | 최초 작성일 : 2005 1 24 | 최종 수정일 : 2006 4 17
주변 사람이 돼지로 변할까 걱정이 된다거나, 버스 정류장에서 고양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거나, 하늘에서 빗자루를 타고 머리에 빨간 리본을 한 소녀를 봤다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봐야 하는 곳 어딜까? 혹자는 재빨리 '병원'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정답은 따로 있었으니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고개를 끄덕이실 게다.
에브리바디 다 아는 ‘토토로’부터 모르면 간첩 취급받는 '미래소년 코난'에다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공주’, ‘붉은돼지’,'마녀 배달부 키키' 그리고 최근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까지.. 주옥같은 작품들의 조물주 미야자키 하야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어른, 아이 할꺼 없이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를 살포시 심어주는데 누구보다도 앞장 선 그가 옥동자를 탄생시킨 산실이 다름아닌 일본하고도 동경에 자리잡고 계셨으니 바로 지브리 스튜디오란 곳이다.
역에서 지브리 스튜디오까지 노란색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여기서 잠깐~!> 지브리 스튜디오 잠입기 지브리 스튜디오에 가기 위해서 한국의 모 여행사에서 미리 바우처를 구입하지 않으면 저얼때 가볼 수 없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허나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으니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지브리 스튜디오에 잠입에 성공한 사연인 즉슨 이러하다.
게으름과 귀차니즘을 동반한 본 기자, 현지 판매처인 로손(Lawson)을 찾아 현지 구매를 감행하였으나 아니나 다를까 매진이었다. 허나 이대로 지브리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던가. 한국인의 의지와 눈물을 글썽이는 연기력을 발휘하여 지브리 스튜디오 셔틀버스 안내 요원 아저씨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아자씨, 아니 오빠, 암표라도 없어요? 엉엉엉~ 저 꼭 가야 해요, 엉엉엉~” 제법 잘 생긴 그 아저씨 이내 조용히 쪽지 한 장을 건넨다. 바우처를 살 수 있는 장소가 적혀 있는 지도와 안내문이 아뉜가!
알고 보니 미리 방문일과 방문 시간을 정해서 예약을 해야만 관람할 수 있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별도의 예약 없이 여권만 제시하면 가뿐하게 구입할 수 있다나 머라나. 지브리 스튜디오 한국 홈페이지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런 말 안 나와 있다. 담당자가 이 글을 본다면 즉시 수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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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입장권 봤수?
이쯤되면 지브리 스튜디오에는 도대체 머가 있는지 슬슬 궁금할게다. 외관 상으로 보면 일단 그동안 펼쳐왔던 상상의 나래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미래소년 코난'에 나옴직한 곱디고운 파스텔톤의 3층 건물에 들어서면 미리 구입한 바우처를 입장권으로 바꿔주는데 이게 또 범상치 않다. 입장권이 만화의 한 장면이 담겨있는 필름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먼저 1층은 Satum Theater와 Patio로 나뉘어 진다. 아담한 크기의 Satum Theater에서는 짤막한 에니메이션이 매 시간 마다 상영된다. 자막은 물론 없다(일본 애 덜 외국인들을 위한 자막 같은 거에 매우 인색하다). 자막 없어도 내용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으니 걱정 같은건 일찌감치 붙들어 매시라. Patio에는 3D로 만들어진 그림들이 쭈욱~ 전시되어 있다. 입체 모양으로 신기하게 움직이는 그림들을 보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3D 그림들
2층의 Permanent and Special Exhibitions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업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방이 위치해 있다. 직접 스케치한 밑그림에서부터 배경을 그리기 위해 직접 찍은 사진들, 그림 도구까지 섬세하게 전시되어 있다(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은 컴퓨터 그래픽을 배제하고 일일이 손으로 그리는 수작업으로 유명하다). 어디선가 허연 백발과 수염을 기른 미야자키 하야오 아저씨가 불쑥 나타나서 "이노옴, 내 작업실에는 어떻게 들어왔어?"라고 호통을 칠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정도면 말 다했다. 작업실 한 켠에는 작업한 그림이 어찌어찌하여 움직이는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지는지에 대한 과정이 알기 쉽게 꾸며져 있다. 또 다른 한 켠에는 원본 그림이 두껍게 스크랩되어 있는데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감명깊게 본 에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발견하면 실로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그 밖에도 잡다한 소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 구석구석 꼼꼼히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다 보면 눈이 뱅글뱅글 돌아간다.
꼬불꼬불한 나선형 계단을 타고 맨 꼭데기 층인 3층까지 올라가면 만화 속에서 튀어 나왔을 법한 실제 크기의 고양이 버스를 맞닥뜨리게 된다. ‘Children Only’라는 푯말을 보고서도 고양이 버스를 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란 실로 난감하다. 게다가 고양이 버스 옆쪽에 있는 기념품 가게는 또 한번 기자를 난감하게 만들었으니 작게는 몇 만원에서부터 크게는 몇 백 만원을 호가하는 각종 캐릭터 용품이 그것이다. 가격에 놀라고 그 정교함에 또 한번 놀라니 그냥 침만 꿀떡꿀떡 삼킬 수 밖에.
심하게 눈독을 들였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인형
3층까지 다 봤는데 "그 유명한 거신병은 도대체 어딨단 말여?"하고 물어보시는 분 덜. 지브리 스튜디오에는 또 하나의 공간이 있으니 바로 옥상이다. "줄을 서시오~" 옥상을 떠억하니 지키고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인기 스타이자 얼굴 마담인 거신병 모형과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림의 미덕을 곱씹어야 한다. 하지만 오래 기다리면 어떠랴. 이곳에 왔다는 확실한 도장은 찍어야 하겠기에 조신하게 기다릴 수 밖에.
'천공의 성 라퓨타' 의 거신병. 뒷 모습도 실감나게 재현해 놨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다 둘러보고도 발걸음이 차마 안 떨어지거나 배가 고프다면, 유일한 부대시설인 Straw Hat Cafe에 들려 보시라. 간단한 스넥류와 음료를 파는데 커피를 시키면 커피 위에 제법 그럴싸한 그림을 그려준다.
살벌한 현실에 메마른 감성을 가진 자! 지브리 스튜디오를 방문하시라. 당분간 동심이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을 것이다.
지브리 스튜디오 옆에 있는 이노카시라 공원은 지브리 스튜디오 관람 후 뽀오나스로 둘러 보시라.
알아 두시오!
개관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휴관일: 화요일 입장료: 19세 이상 1,000엔, 13세~18세 700엔, 7세~12세 400엔, 4세~6세 100엔
헤매지 마시오!
가는 방법: 신주쿠역에서 츄오센을 타고 미타카역에서 하차 .동경 프리패스를 구입했더라도 미카타행 전철표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편도 150엔이다. 셔틀버스 타기: 미타카역 남(南)쪽 출구로 나오면 셔틀버스 승강장이 보인다. 지브리 스튜디오까지 노란색의 고양이 버스가 운행되는데 약 5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왕복 300엔, 편도 200엔. 타마가와조수이 개천을 따라 걸으면 도보로도 갈 수 있는데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바우처 구입하기: 미타카 역 근처에 위치한 JTB 여행사에서 구입이 가능하다(지브리 스튜디오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셔틀버스 안내 요원한테 요청하면 지도를 준다. 오전 9시 30분부터 구입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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