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는 원래 계획이 없었으나 지난 연말에 회사에서
3일간의 포상휴가를 받아서 가게 되었다.
삿포로 유끼마쯔리(눈축제)가 2월초까지였으나 설날이다 뭐다 해서
결국 2월 마지막주로 예약을 했는데 사실 눈에 대한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지만
결론은 Snow healing이 된 셈이다.
* 선택관광
자유일정 하루가 있지만 원활치 못한 분을 위해 별도의 코스가 있었다.
호텔~~오타루 와인갤러리~~중식(현지식)~~오타루 오르골당/ 기타이치 가라스공방~~호텔
가서 신청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1주일전 예약이라고 쓰여있네.
4일중 자유일정 1일을 선택했는데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
일본어 회화가 된다는 점만 믿고 막상 가서보니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서
다음 여행때는 좀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
* 단무지 2쪽 이야기
식당에 가면 단무지가 몇 쪽이 나올까요????
일본에는 기리스테고멘(切 ri 捨 te 御免)이라는 말이 있다.
사무라이 시대에 칼로 사람을 죽여도 용서가 된다는 뜻.(물론 사유가 있어야...)
여기서 기리(切)는 자르다, 죽이다는 뜻이다.
단무지를 한개 자르면 히도츠 기리 ==> 줄이면 히도기리: 히도는 사람이므로 사람을 죽이기는 거시기하다
두개 자르면 후다츠 기리 ==> 줄이면 후다기리...
세개는 미츠 기리 ==> 미기리: 미(身)는 몸이므로 이 또한 살인이 된다
네개는 죽을 死와 같은 음이어서 기피
다섯개 이상은 너무 많다.
결론은 2쪽...
이 얘길 듣고 식당에 가보니 진짜 달랑 2쪽이 나왔다.
* 이태리 타올
일본은 지진과 화산으로 고통받지만 한편으로는 온천의 천국이다.
"여러분, 가방안에 모두 이태리타올 가져 오셨죠?
일본 온천에서는 절대 때를 밀어서는 안됩니다.
일본은 섬나라여서 습기가 많아 샤워를 자주 합니다.
좁은 집에 살면서 한 욕탕에는 할아버지 가장, 아들, 할머니, 손자 순으로 입욕하는데
매일 샤워하므로 때를 밀어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혹시 욕탕에서 때가 팅팅 불면 기냥 객실로 돌아와서
이태리타올을 사용하세요~~"
가이드 언니의 친절한 안내였다. ㅋㅋ
실제 꽃보다 할배에서도 나왔던 내용이라고...
* 벚꽃의 나라
일본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는 1월부터 벚꽃이 피고
계속 북상을 해서 홋카이도에는 5월에 핀다고 한다.
지금은 눈으로만 덮힌 저 땅에는 여름이 되면 무엇이 보일까???
다시 한번 더 와야 하는 이유가 된다.
* 항공편
저가항공이라 그런지 기내식이 없었다. 단지 물은 몇 잔 준다. ㅋ
최대 여행사 상품이어서 서울 출발은 낮 12시, 서울 도착은 저녁 7시라 편하다.
추가 경비도 없어 좋았다.
* 짜투리 이야기
- 강릉에서 온 5명은 엄마와 아이들 2가족인데 자녀들은 20세인데
엄마들이 너무 젊어보여서 확인해보니 43세라고...
출국날 강릉에서 새벽 4시 버스를 타고 왔다고라...
- 요즘 작게 포장되어 나오는 낫또(納豆)는 냄새가 나지 않고 맛도 좋았다.
내장된 와사비와 간장을 넣고는 아주 많이 섞어주어야 끈적한 실이 많이 생긴다고.
- 일본이 발전하게 된 메이지유신(1868년)때 미국 농산부장관이었던 클라크 박사를
초빙해서 삿포로 개발을 맡겼다는데 그 양반이 "Boys be ambitious!"라는 연설을 했다고.
이 대목에서 함께한 일행중 한 구라빨 아줌마 해석이 "소년들이여 MBC로 가라!"
- 낯모를 지방으로 떠나고 즐기는 여행은 참으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여행도 힘 있을 때 해야것다. 힘없으면 비행기도 못탈 터이니 말이다.
무조건 자주 이동하면서 다녀온 지방 자랑만 하는 것 보다는 한 곳에서
진득허니 쉬는 게 좋아보인다.
- 일본 지자케(地酒)는 워낙 다양해서 가격도 브랜드도 엄청 많다.
독주보다는 와인에 가까운 13-14도여서 목넘김도 아주 부드럽고
적게 마셔도 취기가 올라서 부담이 없어 좋았다. 500ml 천엔대 술도 나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