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저 황혼의 바닷가, 그 위로 무거운 움직임들, 또 다른 계절로부터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의 울림이
구석구석 허한 가슴을 핥고 지나간다.
허름한 간이역 驛舍의 망가진 나무 의자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아 본다.
역은 떠나는 곳이 아니라 기다리는 곳임을 알았을 때 하늘 저편 구름 속으로 아야진 바닷가의 메꽃 한 송이가
지고 있었다.
▲ 이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보다는 희미해졌지만, 맨살에 새겨진 상처만으로 지나온 세월을 요약할 수는
없지만 오늘을 떠나지 못하는 구름만 눈길을 쫓아 흐르는 초하의 바다, 흐르는 것은 육체가 아니고,
꿈이나 희망은 더욱 아니고, 다만 허름한 과거의 시간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추억의 각질을 벗고
마른 살로 흐르면서 또 하나의 삶을 본다.
▲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동안 붕어를 찾아 전국을 유랑했고 순간순간 바닷가가 그리웠지만 5월이 다 가도록
바다를 한 번도 찾지 못했다. 타고르나, 엘런 포우의 에나벨리라는 시를 말하지 않더라도 바다는 우리에게 안식과 평온을 준다.
▲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얼마 남지 않는 주말에 조우 몇 명과 함께 조과와 상관없이 동해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토요일 오후 낚시여행을 떠났다.
▲ 바다를 좋아하여 동해안을 자주 찾았음에도 민물낚시가 할 곳이 별로 없다는 선입견 때문에 바다낚시 위주로
여행을 다녔었는데 지난해 얼음낚시를 다녀온 후 생각이 많이 바뀐 탓에 이제는 멀지도 않고 민물낚시 터도 제법 많은
동해를 자주 찾을 생각이다.
▲ 경춘고속도로 - 동홍천 - 인제를 거처 미시령 터널을 지나면 바로 고성군이다. 서울에서 고성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 정도, 서울에서 서산이나 태안에 있는 낚시터를 찾는 시간과 비슷하다.
▲ 홍천을 거처 신남 - 인제 - 미시령으로 가는 길옆에는 경치기 수려한 시내와 폭포 같은 쉴 곳이 많이 보인다.
인제 부근 시냇가에서 천렵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도 참 보기 좋다.
▲ 수도권에서는 보기 어려운 괭이눈꽃, 한계령풀 같은 희귀한 야생화도 종종 눈을 즐겁게 해준다.
▲ 씀바귀 꽃도 가까이에서 보니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 여름의 전량사인 원추리 꽃도 간간이 모습을 보여준다.
▲ 나이가 들면서 조과보다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더 끌리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바다를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강원도 고성의 석호들 광포호, 봉평호, 천진호가 세 곳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지난겨울에 다녀왔던 광포호 옆에 있는 봉포호라는 석호를 찾았습니다.
▲ 2만 평 정도의 아담한 저수지로 부들과 말풀, 어리연 같은 수생 식물이 적당하게 분포되어 있는 아주 풍광이
빼어난 곳이었습니다.
▲ 늘 동해 방향으로 바닷가 여행을 다니면서 지나쳤던 곳이라 생각하니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에 대한
부끄러움이 앞서네요.
▲ 현지꾼인 재두루미님이 좋은 포인트에 먼저 자리하고 있습니다.
▲ 낚랑 회원인 태공님이 포인트 선정을 하기 위해 수심을 재보고 있습니다.
▲ 이곳에는 잠시 짬 낚시를 하는 현지꾼 몇 분만이 앉아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도 그 부근에 자리 잡기로
합니다.
▲ 대물꾼이 태공님은 엄청남 중장비로 무장하시는 중입니다.
▲ 먼 산 뻐꾸기 소리 아련하게 들리는 목가적 풍경을 보여주는 고성의 봉포호, 바닷가로 여행왔다 잠시 짬 낚시를
즐기기에도 적당할 듯합니다.
▲ 동행하신 나그네님도 자리를 잡고 낚시 준비를 하시는 중입니다.
▲ 포인트 수심은 1~1.5m 정도, 낚시하기에 적당한 수심입니다.
▲ 조그만 저수지이지만 석호로 오랫동안 마르지 않은 곳이고 국도옆에 있기 때문에 자원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합니다.
▲ 지렁이나 곡물류 떡밥에는 마릿수 잔챙이 붕어가 낚이며 생미끼나 옥수수를 상용하면 대물이 나온다고 합니다 .
▲ 분위기 좋은 포인트에 자리한 태공님과 나그네님.
▲ 낚시터 분위기 하나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좋습니다.
▲ 나그네님의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표정에서 이번 낚시여행은 조황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태공님의 자리도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입니다.
▲ 방금 이라도 찌가 솟아오르면서 대물 붕어가 낚일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 비가 조금씩 내리면서 분위기는 좋아지는 데 저수지 수온이 내려갈 것 같은 생각에 조금 걱정은 됩니다.
▲ 빈 강에 낚시 드리우듯, 바람에 깃대를 세우듯 채울 수 없는 비 내리는 여름 낚시터의 허허로움
어둠에서 빛으로 빛에서 어둠으로 교차되는 세월의 여백, 끝인가 하면 시작이고 시작인가 하면 끝으로 이어지는 인연들
▲ 부들 옆으로 채비를 붙이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합니다.
▲ 사실은 민물낚시보다 지금부터 시즌이 시작되는 바다낚시 어종인 " 임연수어"와 부수적으로 낚이는 대구와
가자미를 배 낚시로 잡으며 쉬다 갈 생각으로 떠나 온 낚시 여행인데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 동해안은 바다의 영향 때문에 서울보다 위도가 높지만 따스하다는 게 특징이죠,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따스한 조건에서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 세월만큼이나 빛바랜 낚싯대와 장비들 ^^.
▲ 유월 초하루가 벌써 내일 모래인가, 허기진 삶의 뒷편으로 나를 잊었던 시간을 돌이켜 보다
알 수 없는 외로움이 먼 산의 소쩍새 울음으로 다가온다. 나도 몰래 익숙해진 삶의 외로움에 별만 무감 해왔었고
네거티브 보다는 포저티브적인 사고로 난 이렇게 뻔뻔하게 살아가지만 절대 고요의 산속 호숫가에 앉아 있으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나 봅니다.
▲ 어쩌면 이 많은 너절한 사고의 잔재들과 그로 인한 실망들 끝에 어쩜 중년의 삶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며
그런 하잘 것 없는 여러 이유로 인하여 이 호젓한 산속 호숫가에서 중년의 삶을 지탱하는 방법을 배웠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의 절대 그리움은 지금 이 시간 어느 지심을 타고 오는 짙은 갈증이며 목마름인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아름다운 자운영의 모습.
▲ 낚시터 옆에 걸려 있는 중국 음식점에 전화했더니 10분도 채 안 되어서 저녁 식사가 배달된다.
▲ 설악산이 바로 앞에 보이는 멋진 경치, 뻐꾸기 소리와 뻐꾹채 꽃이 어우러져 한층 낚시터 분위기를 띄운다.
▲ 월척급 대물 붕어를 여러 마리 낚으신 현지꾼의 조과.
▲ 월척만 7마리나 낚으신 현지 조사님의 모습.
▲ 붕어의 체형과 색깔도 너무 멋집니다.
▲ 알록제비꽃의 아름다운 모습.
▲ 분위기만으로도 이마 한 살림망 가득 ^^.
▲ 해병대 출신 중장비로 무장한 태공님의 낚시 모습.
▲ 어느덧 낮 시간이 지나가고 어둠이 찾아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밤낚시 준비 완료, 펜션을 예약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밤을 지새운다는 나그네님의 모습.
▲ 커피 한 잔으로 추위를 달래며 밤낚시 준비를 합니다.
▲ 캐미라이트를 꺾어 끼우고 밤낚시 준비 완료.
▲ 본격적인 밤낚시 시작.
▲ 소쩍이 소리, 풀벌레 소리, 조용한 조그만 호숫가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가로등 불빛 때문에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 새벽이 찾아왔습니다.
▲ 멋진 분위기와 대물에 대한 분위기 때문에 꼬박 밤을 지샌 태공님과 나그네님, 저는 예약한 펜션에서 자고 나왔습니다.
▲ 멀리 제 낚시자리가 보이고 바로 앞이 나그네님이 낚시한 자리입니다.
▲ 이슬 머금은 고들빼기 꽃의 청초한 모습이 밤을 지샌 피로가 가시는 듯합니다.
▲ 건강한 생태계, 아름다운 야생화와 곤충들, 하지만 이곳에도 황소개구리와 블루길은 있네요.
▲ 앞에는 아름다운 바닷가, 뒤에는 설악산 그리고 아름다운 야생화 천국, 가끔은 이런 곳에서 낚시하는 맛도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마릿수 조과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강원도 고성의 석호인 봉포호
▲ 인근에 광포호와 천진호라는 석호가 있는데 규모는 조금 크지만, 이곳도 낚시가 잘된다고 합니다.
▲ 소리 없는 절규, 유리 속의 새, 도시의 중년 아저씨...등에 낡은 낚시 배낭을 꾸리고 초여름 들판에 서면
바람이 지나가고 그 바람을 잡으러 가는 길은 안개 닿을 수 없도록 시야가 흐려서 나는 너를 부른다, 나의 관념에 사는...
사는 것은 어쩜 통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목적지로 출발할 준비를 합니다.
▲ 비와 이슬에 젖은 낚싯대의 모습에서 또 다른 나를 봅니다.
▲ 현지꾼이 재두루미님은 아침 낚시에 여념이 없습니다.
▲ 밤 시간에 대물 몇마리 그리고 떨궈버린 또 몇 마리에 대한 아쉬움.
▲ 낚랑 회원이신 나그네님이 하룻밤 조과를 들어 보입니다.
▲ 동해안에서 이런 모습으로 서 있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나그네님의 32cm 토종 붕어 조과
▲ 큰 씨알은 아나라면서 34cm, 35cm 월척급 붕어를 보여주시는 태공님의 모습.
▲ 휴식 같은 낚시를 즐긴 후 장비를 걷고 있는 나그네님.
▲ 해변용 비취 파라솔을 낚시용으로 사용하시는 태공님, ^^ 대단한 중장비입니다.
▲ 나도 수정초라고 하는 꽃.
▲ 한동안 동해안은 민물낚시의 불모지가 아닌가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버린 조행
▲ 낚시터 주변에 피어 있는 엘레지 꽃을 보면서 다른 목적지로 갈 준비를 합니다.
▲ 봉포 석호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아야진항 바닷가에서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나갑니다.
▲ 용광호라는 낚싯배를 운영하는 친구 때문에 이곳을 가끔 찾게 되었는데. 요즘 임연수어와 대구가 심심치 않게
낚인다는 말에 우리 일행 세 명은 주저 없이 배에 올랐던 것이다.
▲ 여름철의 동해는 바다가 잔잔한 편이다.
▲ 20명 정도가 승선하여 낚시할 수 있는 큰 배로 생활낚시 하기에는 별로 불편함이 없다.
▲ 나그네님이 제법 씨알이 좋은 참가자미를 계속 낚아 올린다.
▲ 나도 몇 마리 낚아 올렸다. 요즘 참가자미는 새꼬시용 횟감으로 제철이라고 한다. 마릿수는 어구가자미처럼
많이 낚이지는 않지만 회 맛이 일품이고 가격 또한 비싼 고기라서 많은 꾼이 찾는다고 합니다.
▲ 사실 대구 지깅이 하고 싶어 배에 올랐지만 같이 동승한 다른 일행 중 멀미를 심하게 하시는 분이 있어
불가피하게 근해에서 참가자미 낚시로 바뀐 상황.
▲ 2~3시간 낚시에 횟감으로 사용할 만큼의 조과.
▲ 참가자미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노인과 바다가 생각나는 모습입니다. 왠지 마음이 짠해집니다...멀지 않은 미래의 제 모습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 수심 100m 권에서 나오는 대구, 요즘 마릿수로 낚인다고 합니다.
▲ 가끔은 자기만의 성을 벗어나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사고도 해보며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될 수
있는 바다낚시 여행의 묘미.
▲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동해의 파도, 역동적이면서도 정적인 이율배반의 양면성을 지닌 파도를 보며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보기도 하고
▲ 배 위에서 막 낚아올린 가자미 새꼬시(뼈회) 회 맛도 볼 수 있는 고성군 아야진 포구의 바다낚시.
▲ 조그만 항구와 해변의 촌락들, 옛 모습을 찾아 동해의 조그만 어촌 마을인 아야진항을 찾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 갯바위에서 낚이는 놀래미와 남정바리 같은 어종을 낚기 위해 테라포트 위에서 낚시하는 모습도
특이해 보입니다.
▲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해녀들의 해산물 채취 현장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합니다.
▲ 2~3 시간의 바다 낚시를 마치고 아야진 포구로 돌아갑니다.
▲ 살아가면서 가끔은 벽에 부딪히는 듯한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다
아마도 쏟아내어 보여지지 못한 숨가쁜 가슴의 응어리를 숨가쁜 그 벽에 대고 홀로 흐느끼고 싶은날이 있다.
이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낚시가방 메고 동해로 떠나라~~ 라고 말해주고 싶을 만큼 의미가 있는 동해로의 낚시여행을 마치고 아야진항으로 돌아왔습니다.
▲ 아야진 바닷가에 피어 있는 메꽃의 아름다움.
▲ 먹이를 찾는 새의 모습.
▲ 운두령을 넘어오다 인근 산에서 산나물도 조금 뜯고.
▲ 시골 토종닭의 유정란도 조금 구해 냇가에 앉아 삶아 간단한 요기도 하며 서울로 향합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장소에서 월척 붕어를 낚은 동행 조사의 무용담도 즐겁습니다.
▲ 시즌 중에 아카시아 꽃이 피는 지금이 제일 좋다는 고성의 석호.
▲ 몇 해 전에 지나쳤던 어느 산골 길섶, 바람 병풍 친 바위벽에 부딪힌 세월의 이끼처럼
주름진 이마로 번지는 중년의 서글픈 느낌을 내 또래의 중년 꾼들과 여행으로 날려버리고 돌아가는 길은 행복합니다.
▲ 어느 날 아침에 찾아낸 젤소미나의 영혼처럼, 바닷가의 모래알이 온통 젖어, 파도를 타고 넘어도
못 풀어낸 뒤늦은 후회, 등이 휘도록 들먹이는 잠파노의 목메임이 되어도 지금은 어쩔 수 없는 현재임을
인식하고 아득히 사라진 젊은 날 초심의 일념을 생각하게 하였던 여행이였습니다.
▲ 북촌의 맑은 물처럼, 깨끗한 마음이 되어 바람이 불어오지만 보이지 않는 것처럼
시간이 소리 없이 스쳐 가는 것처럼, 붉게 타오르는 고요한 수평선처럼 고요한 침묵 가운데 무(無)가 되어
잔잔한 호수의 침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며 초여름 강원도 고성 낚시 여행을 마칩니다.
▲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봉포호(석호)로 본격적인 더위기 시작되는 5월 하순, 주말 하루를 이용하여
낚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멋진 경치와 함께 대물붕어도 낚아보고 멋진 다음 날 아침 배 낚시로
바다 어종도 많이 낚았던 흥미진진한 여행이였습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철 피서와 더불어 민물낚시도 할 수 있는 강원도 고성의 감춰진 모습을 찾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낚시여행을 마치며 동행 출조를 해주신 나그네님과 태공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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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고성 봉포호(석호)- 초여름 낚시여행..)
E-mail: bungnet@hanmail.net
<<강원도 속초 및 고성군 조황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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