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감각기관에서 유입된 정보들은 뇌의 입장에서 보면 입력(input)이 되는 것이고, 이 정보들을 뇌에서 취합하고 통합한 후 유입된 정보가 원하는대로 신체기관을 이용해 동작을 만들어내야 하는 출력(output)과정까지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두엽 말단에는 좌우를 가로지르는 두 줄의 머리띠가 놓여있게 되는데 하나는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한 입력담당 체감각피질 Somatosensory Cortex이고 하나는 직접적 출력담당인 동작피질 Motor Cortex입니다.
보통 동작피질 Motor cortex에는 각 신체를 담당하는 영역별 부위와 뇌신경이 있어서 필요한 몸동작을 만들어내게 되며, 이 영역의 지시를 받아 신체의 근육, 뼈, 관절, 인대가 특정 동작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고유수용감각이라는 것의 본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자폐스펙트럼이 결국 고유수용감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실행증'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동작피질이 움직이려면 체감각피질로부터 지시정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감각정보가 끊겨있거나 부실하거나 불균형하거나 왜곡되어 있으니 결국 동작피질이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 동작피질이 올바로 작동하지 못하다보니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의도적 동작을 하지못하는 실행증이 굳어지게 되는데, 체감각피질의 올바른 가동없이 동물적 본능에 의존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만 동작피질 쪽으로 움직이다보니 의미있고 필요있는 동작은 거의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동작피질에서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실제 신체부위 영역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신체 하나하나를 움직여서 특정 동작을 만들어낼 때 뇌하고 직접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해당영역으로 전기신호를 보내서 작동을 시켜야 하는 원리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동작이란 뇌와 끊임없이 주고받는 소통의 과정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뇌의 고유수용계 감각기관 내용을 보면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 손과 손가락입니다. 그래서 뇌과학자들은 고유수용계 영역이 차지하는 비율로 인간신체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하곤 하는데요, 그걸 허먼큘러스 인체지도라고 합니다.
허먼큘러스 지도를 보면 딱 보기에도 고유수용계 감각피질에서 손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특히 동작피질에서는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소근육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뇌발달이 얼마나 느려질지 충분히 상상이 가게 될 것 입니다.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 소근육발달이 제대로 안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90% 이상입니다. 이건 저의 통계이긴 하지만 수많은 자폐아동들을 지켜보고 직접 지도하면서 잡은 통계입니다. 손과 손가락 사용에 있어 일반성장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1년도 안되서 핀셋식 소근육사용 (엄지와 검지만 사용하여 작은 물건잡기) 과정이 완성됩니다.
소근육발달을 지연시키는 원인은 단연코 시각정보처리 기능과 바로 맞물리게 됩니다. 소근육 가동에는 눈의 안구가동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아기들이 1년 전에 손가락 사용 물건집기를 하게 되는 것도 바로 안구가동 뇌신경 완성이 생후 10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입니다.
소근육 활동 어떤 것도 눈의 안구와 맞물려 가지않는 것은 없습니다. 보고 집중하고 시각적 활동에 대한 의미파악 등에 대한 뇌적 기능이 완성되려면 안구가동 기능이 원활해야 해고 안구가동 정보가 뇌에 잘 전달되어야 합니다. 이런 구조가 안되면 소근육작업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완이를 지켜보면 아직도 물건을 움켜지는 8개월 수준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숟가락 포크 사용이나 포인팅작업, 과자나 사탕 껍질벗기기와 같은 작업은 아예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이미 열살을 훌쩍 넘겼는데 이 단계이니 이 부분에서 희망이 아주 적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안구의 원활한 가동에는 안구를 둘러싼 모든 근육의 하자없는 가동이 필수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시각정보처리의 문제는 바로 안구를 둘러싼 근육들의 부조화, 불가동, 미성숙, 기능손상 등이 원인입니다.
이렇게 안구가동 근육들의 불가동의 직접적인 원인은 전정감각 손상입니다. 눈이야말로 전정감각의 지배를 가장 많이 받는 감각기관이며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 시각적 정보는 아예 전정감각과의 통합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뇌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시각정보에 전정감각 기능이 보태지지 않으면 본 것에 대한 의미파악을 도저히 할 수가 없으며 본능이 시키는대로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게됩니다.
아이가 소근육 활동을 기피하고 잘 하지 못한다면 안구가동 기능부터 고쳐주어야 합니다. 먼거리를 볼 수 있는 자연환경에 계속 노출시키고 햇빛을 많이 보게 하는 것도 필요한 작업입니다. 이 작업들을 5-6세 전에 하지 않으면 눈이 필요로 하는 기능들이 개선되지 않아서 동작피질 성숙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허먼큘러스 지도에서 보았듯이 손과 손가락을 지배하는 뇌의 영역은 어떤 것보다 부위가 넓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마음과 사랑을 전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역시 손잡기입니다. 따뜻한 사랑과 용기를 주려는 손잡기는 의외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애정어린 손잡기, 꽉 눌러주는 손맛사지, 손가락 활동, 손가락 운동 등등 수시로 해줄 수 있고 효과도 큰 시도들입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첫댓글 인체의 신비를 매번 느낍니다.
뭐든 골든 타임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고 자책감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