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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419 (월)
- 우리 집에 계시는 신(神)들 ① - 성주신, 삼신, 조왕신
- 또 다른 이야기 (3-1)
우리나라의 종교를 말할 때 통상 불교, 기독교, 천주교 그리고 최근에 그 신도가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교를 말합니다.
어느 분은 유교를 들추기도 하지만 사실상 유교는 세계4대성인 중의 한분인
공자(孔子)를 시조(始祖)로 하기는 하지만 이는 종교가 아니라 “인(仁)”을 바탕으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도모하는 유학사상(儒學思想)을
기본으로 하는 일종의 정치학이며 윤리학이지 종교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종교는 모두가 성인(聖人)들을 시조로 하여 출발하였고 또 모두가
“사랑“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훌륭한 종교인데도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종교간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고 또 매일같이 사람을 죽이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도무지 무엇인지.....
그래서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아주 오래전 인류가 태어나고 자연을 지배하면서부터 종교가 생겼고 정치와 종교를
핑계로 그 우두머리가 죽으면 살아있는 사람을 함께 희생시켜 “순장(殉葬)”하는
사례가 최근까지 계속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종교를 핑계로 “살인(殺人)”을 하는
일이었는데 최근에는 종교간 싸움으로 사람들을 마구 죽이고 있으니 지금의
종교에서는 “살인(殺人) = 순장(殉葬)”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류가 생겨날 때부터 전쟁이 있어왔는데 전쟁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들은 땅을 빼앗으려하는 무리와 땅을 지키려하는 무리가 하는 전쟁도
있고 인종 간 전쟁도 있고, 이념 간 전쟁도 있는데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더럽고
잔인한 전쟁은 종교 간 전쟁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에서 비롯된
전쟁은 너무나 지저분해서 반대편 사람을 가장 잔인하게 죽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을 찢어 죽이는 것은 보통이라고 합니다. “사랑”과 ”고귀한 생명“을 가장
존중한다는 종교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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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존경할만한 종교인들이 별로 보이지 않아서 많이 안타까운데 사회에서
훌륭하다고 매우 치켜 올리시는 분들이 사실 내막을 들여다보면 슬픈 사실들이
많이 발견되는 것을 보며 실망하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어려운 사람들 속에 들어가서 그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또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힘이 되어주어야 할 종교인들이 “금전”과 “권력”에 매달리고 “정치활동”에만
힘을 쏟고 나아가서는 빗나간 “인기주의”에만 매달려서 무책임한 말과 행동을
일삼아서 사람들을 오도(誤導)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사랑”과 “겸양”과 “헌신”
그리고 “희생”이라는 말은 이제 종교인들과는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 그래서 얼마 전 “부처님 10대 제자와 전등 33세 조사”라는 제목으로 인도의
어느 수행자가 말씀하셨다고 하며 소개해 드렸던 다음의 내용이 아직도
매우 마음에 듭니다.
“종교란 본시 사람의 수만큼 각기 다른 종교가 필요한 것이지요. 종교에 대하여
일원적인 논의를 한다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훌륭한 종교의
교사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제각기 다른 종교의 형태를 발견해 주는
것입니다. 마치 옷이 사람마다 그 취향과 색감과 크기가 모두 다르듯이.....“
“그래서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듯이 다른 종교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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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종교 말고도 태고부터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서 면면히 흘러
내려오고 있는 우리의 “민속신앙(民俗信仰)” 또는 “민간신앙(民間信仰)”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는 아무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전래의 신앙 중에서 “우리 집에 계시는 신(神)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서 두 번에 나누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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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우리는 왕조(王朝)가 새로이 시작되면 나라에서는 선대왕들과 왕비들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종묘(宗廟)”와 그리고 “사직단(社稷壇)”을 나라의 근본으로
알고 처음부터 만들어 세우고 모셔왔습니다.
* 사직단(社稷壇)
“사(社)”는 “땅의 신(=토신-土神)”을 말하고 “직(稷)”은 “곡식의 신(=곡신-穀神)”을
말하는데 곧 백성은 땅이 없으면 설 수가 없고 곡식이 없으면 살 수가 없으므로 새로운
왕조를 세우고 백성을 다스리게 되면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기 위하여 가장먼저
“사직단”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습니다.
- 현재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에 “사직단”이 있지요.
그냥 빈자리만 남아 있지만 한번 가 볼만 합니다.
그리고 지방으로 가면 마을 입구에 “장승”과 “솟대”를 세워서 마을의
수호신(守護神)으로 삼고 또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표시하였는데 그리고는 마을로
들어가면 “당산(堂山)”이 있어서 마을을 지키는 것으로 여겨서 “당굿(=당산굿)”을
지내왔고 또 “서낭당” 또는 “성황당(城隍堂)”, “국사당(國師堂)” 등이 있어서
마을의 안녕과 길복(吉卜)과 번영을 위하여 마을을 지키는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굿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직도 많은 곳에서 위의 내용들을 포함하는 아주 다양한 형태의 “동제(洞祭)”,
또는 “마을 굿”이 남아 있어서 보존되고 있는데 지금은 더욱 발전하여 축제의
형태로 즐기고 있으며 많은 내용들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전북 부안군 위도 띠뱃놀이”, “경남 밀양시 백중놀이”, “경북 안동시
차전놀이”, “충남 당진군 송악읍 기지시리 줄다리기”, “강원 강릉시 단오제",
”전남 진도군 씻김굿“ 등등은 “중요무형문화재”이며 또한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당진군 송악면은 2010년부터 “송악읍”으로 승격되었습니다.
- 최근 일 년 내내 “굿판”이 벌어지고 있는 어떤 동네가 있다는 곳은 모두 아시지요?
* 장승
마을의 수호신을 나타내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길가에 세워서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를 표시하기도 하였는데 지방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릅니다.
즉 “장승”은 주로 경기도, 충청도 지방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호남지방은 “할아버지”,
“할머니”, 영남지방에서는 “벅수”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하르방”이라고 불렀습니다.
- “징승타령”이라는 판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 솟대
아시다시피 긴 막대기에 새를 올려놓은 모양인데 지방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고
새의 모습도 오리나 기러기 등 다양합니다.
삼한시대에 산천에 제사를 지내던 장소를 말하는 “소도(蘇塗)”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 제가 강원도 강릉에 가면 꼭 찾아보는 솟대가 있는데 즉, 강릉경포대 해수욕장 바로 밑의
동네가 “강문동”인데 아주 높이 솟대를 만들어 세워놓고 “진또베기”라 부르며 마을의
안녕(삼재-三災, 즉 수재-水災, 화재-火災, 풍재-風災를 막아주기를 빔)을 기원하고
또 풍어(豊漁)를 비는 제사를 일 년에 세 번씩 올리고 있는데 “진또베기” 위에는 오리가
세 마리 올려져있습니다.
그런데 강릉에는 주로 김을 맬 때 부르는 “강릉 오독떼기”라는 농요(農謠)가 있는데
유명한 “강릉단오제” 때 꼭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러니까 강릉에서는 “~~베기, ~~떼기”라는 말을 좋아하시는 모양입니다.
### 진또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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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을로 들어왔으니까 집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집에는 들어가는 대문에서부터 집안 곳곳에 매우
많은 신(神)들이 계신데 위에서 말씀드린 “장승”, “솟대”, “당산” 등과 함께 일컬어
이런 신앙을 “민간신앙(民間信仰)”, 또는 “민속신앙(民俗信仰)" 이라고 구분하여
말합니다.
통상 불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을 “성립종교(成立宗敎)”라고 부르고
지금 말씀드리려는 “민간신앙”은 “자연신앙(自然信仰)” 또는 “자연종교(自然宗敎)”
라고 구분하는데 “자연신앙”이란 특정한 “창교자(創敎者)“도 없고 ”계시적(啓示的)“
이지도 않고 또 신앙의 체계화가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특별한 조직체도 형성되어
있지 않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아득한 옛적부터 믿어온
“민족(民族)의 계승적(繼承的) 신앙”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에는 지금부터 말씀드리려는 “가신신앙(家神信仰)”을 비롯하여
“동신신앙(洞神信仰)”, “무속신앙(巫俗信仰)”, “자연물신앙(自然物信仰)”,
“동물신앙(動物信仰)”, “풍수신앙(風水信仰)”, “민간의료(民間醫療)” 등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 다음의 말을 하려는 것은 어느 분들에게는 좀 불편한 이야기가 될 수 있어
몹시 조심스러운데 위에서 말씀드렸던 “성립종교(成立宗敎)”는 또 “불교”의
“무신론(無神論)”과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의 “유신론(有神論)”으로
구분하겠는데 불교는 누구나 수행을 통하여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즉
“심즉불(心卽佛)”로서 “자력주의(自力主義)의 종교“이며 “이성적(理性的)인 종교”이고
이에 반하여 다른 종교는 신이나 하느님에 의해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타력주의(他力主義)의 종교”이고 “초이성(超理性)의 종교”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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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에 계시는 신(神)들 = 가신신앙(家神信仰) ]
1. 가신신앙(家神信仰)의 의미
우리의 옛집은 단순히 사람만이 기거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보살펴주고 집을
지킨다고 여겨지던 여러 종류의 “가신(家神)”들이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초자연적 존재의 가호(加護) 속에서 안온한 삶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였던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신들은 유교가 전래되기 이전부터
우리 땅에서 폭넓게 전승되다가 유교 전래 이후에도 계속 남아 있는 초자연적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신(家神)은 집을 단위로 하는 가족의 번창을 돕고 액운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신들을 말합니다. 가신은 집안 곳곳에 있어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행운을 준다고 믿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신들은 성주신, 삼신, 조왕신, 조상신, 터주신, 대문신,
측간신 등등입니다. 물론 지방에 따라서 그 신체(神體)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신체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가옥을 사람의 삶을
보호해줄 수 있는 모든 초자연적 존재와 함께 더불어 사는 공간으로 인식했음을
말해줍니다.
* 신체가 없는 신 : “건궁” 도는 “허궁”이라고 합니다.
2. 가신(家神)의 종류와 역할
가. 성주신
(1) 부르는 이름
통상 그냥 ”성주“라고 부르고 한자로는 ”성조신(成造神)“ 이라고 하는데
남성 신격입니다.
또한 “성주신”은 대들보에 계시므로 “상량신(上梁神)”이라고도 부릅니다.
* “상량”은 “上樑” 또는 “上梁” 둘 다 씁니다.
”성조신(成造神)“은 ”성조왕신(成造王神)“과 그의 처인 ”성조부인(成造夫人)“
또는 “안아부인(按峨夫人)” 그리고 “성조대도감(成造大都監)”과 그의 부하인
“대직장(大直將)”, “대별감(大別監)” 및 “성조군웅(成造軍雄)”등으로 무리를
이룹니다.
(2) 역할
가정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가옥신(家屋神)”으로서 가신(家神) 중에서는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가옥의 “주신(主神)”입니다.
또한 집 전체를 수호하는 동시에 가장(家長)을 보호하는 신입니다.
가장이 집안을 대표하듯이 성주도 가택신(家宅神)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신은 가택의 건립에서부터 일문일족(一門一族)의 번영에 이르기까지
가문(家門)에 관한 시종(始終)의 복덕(福德)을 주관합니다.
(3) 모시는 신체(神體)와 장소
보통 백지(白紙)에 돈과 실을 묶거나 여러 겹으로 접은 한지(韓紙), 또는 쌀이 담긴
단지 등을 대들보나 대청마루에 모십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이는 신체(神體)가
아니라 성주신의 영(靈)이 깃들어 있는 상징물이거나 신에게 받치는 제물이고,
실제의 신체는 집 전체로 보아야 합니다.
제일(祭日)은 대소명절이나 재앙 시 또는 집안에 병환이 있을 때 등인데
제물은 고기, 떡, 밥, 탕, 과일 등입니다.
(4) 성주받이, 성주굿과 성주풀이
우리나라 민요에는 “성주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새로 집을 마련하여 들어가기
전에 새집의 수호신으로 “성주신”을 모시는 의례를 “성주받이” 또는 “성주굿”
이라고 하는데 이때 이 노래를 부릅니다.
* 다음은 유명한 “김영임"님의 "성주풀이” 가사입니다.
낙양성 십리 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며
우리네 인생 한번가면
저 모양이 될 터이니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여
저 건너 잔솔밭에 솔솔 기는 저 포수야
저 산비둘기 잡지마라 저 비둘기 나와 같이
임을 잃고 밤새도록
임을 찾아 헤매노라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여
낙양성 십리 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며
우리네 인생 한번가면
저 모양이 될 터이니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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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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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삼신
(1) 부르는 이름
“삼신”, “삼신할머니”, “삼신할매”, “제왕할매”, “제왕님네”, “지왕단지”,
“삼신바가지” 그리고 특히 “산신(産神)”이라고도 부르는데 여성신격입니다.
또 경상도지방에서는 “삼신비운”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지방에서는 “부인”을
“비운”이라고도 부르는 데에서 나온 것입니다.
* “산신(産神)”과 발음이 같은 “산신(山神)”은 다른 신으로 “칠성신(七星神)”등과
함께 언젠가 한번 다루어보려 합니다.
* “삼신”의 어원에 대하여는 우리의 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인(桓因”, “환웅(桓雄)”,
“왕검(王儉 = 단군-檀君)”의 세분을 “삼신(三神)” 또는 “삼성(三聖)”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삼신”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설도 있고 또는 ”산신(産神)“이 음운(音韻) 변화하여
”삼신“이 되었다는 설도 있기는 하지만 어미 뱃속에 있는 아기를 말하는 “태(胎)”의
우리말이 “삼”으로서 여기에서 만들어진 “삼기다(태어나다, 생기다, 만들다 의 뜻)”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2) 역할
“삼신”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인간세상에서 아기의 많고 적음과 있고 없음을,
그리고 출산을 돕고, 갓난아기를 보호하며, 자식 갖기를 원하는 부인에게 아기를
점지하는 신인데, 통상 15세 때까지는 삼신할머니가 양육을 맡는다고 믿습니다.
(3) 모시는 신체와 장소
신체(神體)는 바가지에 쌀을 담고 한지를 접어서 덮은 다음 실(대개 명주실)로
고정시켜 북쪽으로 걸쳐진 시렁의 아랫목 구석 쪽에 얹어 둡니다.
이 신체는 매년 갈아서 만들거나 여러 해를 계속 두거나 하는데 삼신의 위치는
자손번창과 관계가 있으므로 부정(不淨)이 없는 곳을 골라 소중하고 정성껏
모십니다. 즉, 산모의 머리맡이나 안방, 천정, 벽 등에 모시는데 대부분 산모가
아기를 낳은 방에 모시게 됩니다.
산모가 아기를 낳으면 “삼신할머니”에게 제(祭)를 올리는데 이를 ”삼신제“라고
하고 그 절차는 우선 금줄을 치고 마련해 두었던 미역으로 해산국을 끓여 밥과
함께 삼신상을 차려놓고 아기가 태어나는데 도와주신 삼신할머니에게 올리면서
비손(손을 비비며 소원을 비는 일)을 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엉덩이에는 파란 얼룩(몽고반점)이 있는데 이것은 삼신할머니가
세상에 빨리 나가라고 아기의 엉덩이를 때려서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산아의 태생에 대한 감사로 산후 3일, 7일 날에 흰 쌀밥과 미역국을 먼저 올리는
습속(習俗)은 이 속신(俗信)에서 유래합니다.
출산과 관련하여 삼신모시기를 할 때는 우선 한 집에서는 삼신을 겹으로 모실 수
없다고 여겨 만약 한 집에 두 명의 산모가 출산을 하게 될 경우 다른 산모는
다른 곳에서 출산토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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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조왕신(竈王神) = 조왕(竈王)
(1) 부르는 이름
“조왕(竈王)”은 가신 가운데 부엌을 관장하는 “불의 신( = 화신-火神)”으로서
“조왕각시” 또는 “조왕할매” 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보아 여성신격입니다.
* 사찰에서 모시는 조왕신은 남성 신격이라고 합니다.
이 신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계하고 특히 “재산신(財産神)”으로 되어
있고 또한 아기를 점지하는 역할이 있어 아녀자들에게는 “삼신”과 더불어 “성주신”
다음으로 중요시 되는데 부녀자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가신(家神)”으로 여겨집니다.
(2) 역할
인간생활에서 의식주(衣食住)가 기본 요건임을 고려하면, 음식(飮食 = 식복-食福)과
관련된 신이 곧 조왕신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가족들의 질병과 액운을
막아줍니다.
그리고 “삼신”이 아기를 점지하여 태어나면 ”조왕“이 태어난 아기의 건강을
돌보아 준다고도 합니다.
“조왕신”은 옥황상제의 명에 의하여 각 가정에 파견되어 그 가족의 언행을
일 년 동안 감찰하였다가 섣달 스무 나흗날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보고하고,
설날 새벽에 다시 내려와 부엌에 좌정한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신의 보고에 의거하여 옥황상제는 가정에 화복(禍福)을
내려준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리하여 조왕이 올라가는 날 저녁에는 부뚜막에
엿을 붙여두기도 하는데 이는 조왕의 입을 봉하여 옥황상제에게 집안의 부정을
고하지 못하게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부뚜막에 함부로 걸터앉아서는 안 된다는 금기(禁忌)나 부뚜막에서 불을 지피다
불꽃이 옷에 튀어 옷이 상했을 때 꼭 붉은 색으로 옷을 기워야 한다는
속신(俗信) 등은 모두 조왕신앙과 관련된 습속들입니다.
조왕신앙의 역사를 보면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조왕신”을 모셨습니다.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 변진전(弁辰傳)에 "변진은 언어와
법속이 진한과 비슷하지만, 귀신에게 제사지냄은 다름이 있어 모두들 문의 서쪽에
조왕신을 모신다."라고 하였고,『지봉유설』인사부 제사조에는 “패사(稗史)에
말하기를 조왕신은 항상 매달 그믐날 하늘에 올라가 사람의 죄상을 아뢰고,
기축일(己丑日) 묘시(卯時)에도 하늘의 행서(行署)에 올라가는데, 이 날 제사를
지내면 복을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3) 모시는 신체와 장소
조왕신의 신체는 작은 오지뚝배기나 종지에 물을 담아 부뚜막 위에 모시거나
솥의 바로 뒤쪽 벽에 모시거나 하는데 아침마다 물을 갈아줍니다.
그런데 일부지방에서는 “건궁(신체가 없는 것)”인 경우도 있습니다.
불은 모든 부정을 가시어 신성하게 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며 또한 며느리가
불씨를 꺼트리면 집안이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가운(家運)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제일은 특별한 날이 없이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향을 피우고 음식을 놓는데
제를 주관하는 사람은 집안에서 가장 연장자인 부녀자가 합니다.
* 제주도 “서사무가” 중「문전본풀이」에 조왕신의 좌정에 대한 다음의 내력이 있습니다.
남선 고을에 남 선비와 여산 고을에 여산부인이 부부가 되어 간고(艱苦)한 생활을 하며
아들 일곱을 두었습니다. 남 선비는 부인의 말을 듣고 무곡(貿穀) 장사를 하러 오동 마을에
갔는데 간악한 노일제대귀일의 딸의 꾐에 빠져 바둑 두기로 재산을 탕진하고 거기에서
귀일의 딸을 첩으로 삼고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며 살았습니다.
장사 나간 남편이 삼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여산부인은 남 선비를 찾아 오동 고을로
갔습니다. 그러나 여산부인은 귀일의 딸에 의해 주천강 연못에 익사 당했습니다.
귀일의 딸은 남편을 데리고 남선 고을로 와서 일곱 아들을 죽이려 했으나, 막내아들
녹디성인의 지혜로 귀일의 딸의 정체가 드러나자, 남 선비는 도망치다가 정낭(집안
출입로에 가로로 걸쳐놓은 굵은 막대기)에 목이 걸려 죽어 주목지신(柱木之神 = 정살지신 :
제주도의 大門神)이 되고, 귀일의 딸은 변소로 도망쳐 55자나 되는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목을 매어 죽어 변소의 귀신인 측도부인(厠道夫人)이 되었습니다. 일곱 형제는 서천꽃밭에
가서 환생 꽃을 구하여 주천강 연못에 가서 죽은 어머니를 소생시킨 뒤, 어머니에게
"춘하추동 네 계절을 물속에서만 살았으니 몸인들 춥지 않겠습니까? 하루 세 번 더운 불을
쬐면서 조왕할머니로 앉아 얻어먹고 계십시오."하고 어머니를 조왕신으로 좌정시키고,
일곱 형제는 동·서·남·북·중앙의 대장군 및 일문전(앞門神)·뒷문전(뒷門神)으로 좌정하였으니,
곧 여산부인은 조왕신이 되어 부엌을 관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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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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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너무 길어서 이상으로 (1)편을 마치고 다음에는 조상신, 터주신,
그리고 기타 신들을 살펴봅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하이코.. 끝까지 읽기에도 재미있고 긴 내용이군요. 후속편도 기대됩니다.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것에 대하여 말하려고 했던 것인데 자료가 부족하고 정리하기도 힘들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우리민속 관련 책자에는 너무 간략하게만 나와 있고 얼마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우리의 "민속신앙"에 대하여 책을 만들었다고 듣고서 알아보니 비매품이어서 주요 도서관에만 있다고 하는데 중앙도서관까지 가서 책을 들춰 볼 여유도 없고 그만한 정성도 모자라서 있는 자료와 평소 알고 있던 내용을 합쳐서 올렸습니다.
무척 간만에 글을 올리네요... 요즘 로긴할 상황이 좀 아닌지라... 교수님께서 超理性 종교에 대해서 불만이 많으신 것 같네요. 많은 종교가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데 그동안 받아온 교육과는 상충되는지라 기독교에 대해서 나름 공부 하다보니 인류역사에서 종교로 인한 분란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십자군전쟁을 봐도 성지회복을 외치며 안으론 일확천금을 구하는 양면성의 역사가 지금도 되풀이 되지 않나 합니다. 인간이 나이 들며 더 이성적으로 변해야 함일진데 종교란 것이 사람을 극단의 감성으로 몰아가는지라 대 놓고 시기,질투,모함하고 편가르기 하는 걸 이민교회에서 많이 봅니다. 부끄러운 종교인들이여.. 지구를 떠나거라!
강프로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바쁘면 모든게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超理性의 종교에 대하여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로 인한 전쟁과 살륙, 그리고 이에따른 세계의 불안과 위협을 말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종족간, 민족간 싸움이 지속되고 있고 또 북한이라는 집단은 이념보다는 개인과 몇몇 소수의 체제유지를 위해 전쟁광이 되어버려서 우리나라를 어렵게 만들고 있어서 아무리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해도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또 기독교 뿐만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종교를 눈에 보이는 세력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하여 싸움질을 하여 말세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교수님은 저보다 한수 위시네요. 저는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존경합니다. 암튼 무릇 종교란 사람을 위한 종교여야지 신을 위한 종교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며칠전에 Clash of the Titans란 영화를 어둠의 경로를 통하여 보았습니다만 인간의 신에 대한 사랑과 숭배가 없으면 신의 힘도 약해진다는 대목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작금의 비이성종교 아니 초이성종교(너무 깠습니다.)들이 너무 신에 대한 사랑과 숭배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 하며 결국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변해가야 하지 않을까 이 연사 목놓아 외쳐봅니다.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끄럽습니다. 저는 특별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또 종교를 연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 생활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그저 제 의견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그런데 종교란 사람들과 함께 해야하는데 요즘은 종교가 사람의 머리위에 올라앉아서 사람을 지배하려드니 또하나의 계급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또 종교인들을 보면 스님들은 스스로가 마치 석가모니부처님인 양(아니 깨우치면 부처가 되긴 된다고 하지요), 성직자들은 마치 자기가 하느님이나 예수가 된 양 하는 말이나 행동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서 자꾸만 정치에 관심을 두는 점이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