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야곱과 직면하라
류기인
야곱하면, 우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손자요 순종의 아이콘 이삭의 아들이라는 족보가 떠오른다. 다음으로 쌍둥이 형을 속이고 장자권을 쟁취하였으나 외삼촌 라반의 꼼수와 사랑 때문에 14년을 하루같이 보내는 상반된 면모와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었던 독한 모습도 기억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편애 때문에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아들 요셉을 애굽의 총리로 극적인 해후를 하고, 130년 인생을 험악한 세월이었다고 돌아보는 노년의 모습이 그려진다.
야곱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다. 김기현 목사님이 쓰신 ‘축복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이중적 욕망 [내 안의 야곱DNA]’를 접하기 전까지 말이다. 고도근시가 도수에 맞는 안경을 찾아 끼고 밝은 세상을 보듯이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야곱은 너무 생동감 있고 세밀하게 다가온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문외한이 박물관의 유명 전시물을 아무리 보더라도 그저 좋다는 감상 이상을 하기 어려운데,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서 볼 때에는 그 작품의 스토리를 알게 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을 얻게 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야곱은 성경책 속에만 존재하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고, 심지어 내 속에서, 또한 내 친구 속에서 살아 있다. 아니 내가 야곱이고, 그 친구가 야곱이다. 축복을 갈망하면서도 기복을 벗어나기 힘들어 하고, 올바른 방향을 추구하면서도 빨리빨리 강박증에 시달리는 내가 곧 야곱이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 아니 그것도 한 번의 역전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다. 순서의 뒤바뀜은 언제라도 열려있다. 낮아짐이 곧 높아짐이요 섬김이 존귀함인 것을 알게 된다. 야곱의 축복이 자신을 향한 기복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축복의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내 안의 야곱DNA], 마약과 같은 책이다. 이 책을 잡는 순간 저자의 치명적인 매력에 중독될 수 있으니 말이다^^
첫댓글 정말 글을 잘 쓰시고 표현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책의 핵심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다시 한번 중요한 내용들을 마음에 새깁니다~^^
서평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 배우는 글입니다.
아주 간결한 글쓰기를 하시는 군요. 담백합니다.^^
판결문같은 논리적인 글쓰기에서 감정과 느낌이 살아나는 멋진 글쓰기십니다. 화이팅!!
야곱의 삶과 우리들의 삶을 , 짧고, 분명하게 적어주셨네요.!!^^
짧고 간결함속에 자신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여 읽는 분들도 이 글귀를 통해 더욱 고민하고 한번 더 다짐하게 해주는 소감문이었습니다^^감사합니다.홧팅^^
아, 다시 읽어도 감탄이 나오는걸요!! 글에서 책의 통찰력이 보이는 만큼 그 책을 읽으신 분의 통찰력도 엿보이는 글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내용이 있는 그리고 위트있는 류기인님의 글은 저에게 최고입니다. 이런 글쓰기 저도 배워서 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