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다니엘
4년 전부터 나는
지구촌 사랑 나눔을 시작했었네
그 먼 나라에 사는 한 꼬마랑
진지한 참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네
기쁨과 희망을 모아 그 애에게 날아가면
작은 사랑이 큰 사랑으로 바뀌어졌네
오늘도 나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서
그 먼 나라로 내 사랑 전하러 가네
새 친구들
손에 손을 잡으면
어느 새
하나가 되었네
벽을 넘고
물을 건너면
마음 설레기 시작하네
우리 함께
언제나 어디서나
한마음 한뜻이 되면
하늘도 땅도
사랑하는 우리 사이
갈라놓을 수 없겠지
이 사랑 어찌 다 갚을까요
한번도 변함없이
나를 돌봐주셨습니다.
봄처럼 따뜻하고 꽃처럼 아름답게
항상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셨습니다
언제나 받기만 한
이 사랑 어찌 다 갚을까요?
날마다 행복과 감사가
넘쳐나는 삶은 아니지만
그 삶 한가운데서
희망을 꿈꿀 수 있게 하시고
기쁨으로 노래할 수 있게 도와주신
이 사랑 어찌 다 갚을까요?
쌀라맛 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몸 매무새를 단장하고
출근할 직장이 있어서
기쁜 날 함께 웃어 주고
슬픈 날 함께 울어 줄 친구가 있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반겨 주는 가족이 있어서
* 쌀라맛 뽀(감사합니다) 필리핀어.
아버지 우리 아버지
나 어렸을 적
호랑이보다 무서웠던 아버지
오지랖이 집채보다 커 보였던 아버지
나는 물방개기 되어
아버지 주위를 맴돌았지만
부녀지간은 마냥 서먹하기만 했네
험난한 이 세상 방패가 되어 주려고
아내와 두 자식을 지켜 내는 가장으로
감정의 문을 닫고 십수 년을 사신 아버지
나 이제 커서 뒤돌아보니
아버지 호통 모두가 사랑이었네
아버지 마음 모두가 큰사랑이었네
(뽑고 나서)
이 시대의 시인으로 살아가는 이유
신슬기 님의 시세계는 기억력과 상상력이 토대를 이룬다. 자신과 인연이 된 실존 의식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상황 인식으로 회복하고 있다.
「내 사랑 다니엘」에서 신슬기 님은 지구촌의 사랑을 위해 국경을 뛰어넘고 있다. 종교적인 인간 구원을 꿈꾸며 나눔과 섬김의 봉사 정신을 마음껏 발휘한다.
「새 친구들」에서도 신슬기 님은 새 역사에 농사를 지어야 할 씨앗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신슬기 님은 젊은 청춘이고, 새 역사를 창조해야 할 농사꾼이다. 손에 손을 잡고, 벽을 넘고 강을 건너서, 잠든 자 쓰러진 자를 깨우고 일으켜야 할 이 지구촌 시대의 선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이 사랑 어찌 다 갚을까요」라는 시에서는 하나님이 나라와 인간 세상의 나라를 보여주고 있다. 창조하고 건설하고 통치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어찌 갚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거룩한 마음을 엿볼 수가 있다.
루마니아 작가 게오르규는 25시에서 시인이란 그 시대, 그 역사 속에서 잠수함속의 흰 토끼와 같다고 했다. 세계 제2차대전을 통해서 무참히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주인공인 프라이안 시인은 한 시대가 기울어가는 종말론적 인간악을 사명으로 바라본 역사의 관찰자였고, 선지자였다.
한 시대의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한 시대의 증인으로 산다는 것은, 시를 쓰고 문학을 한다는 것은 글장난이 아니고 소일거리가 아니다. 20세기 산업화의 파란만장했던 시대, 동서 이데올로기의 살육 전쟁, 종교 전쟁 등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우리는 겪어왔다.
이제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면서, 과연 이 시대의 문학과 시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영상과 인터넷이 대신하는 시대에 참다운 시인으로 어떤 의미와 힘을 발휘할 것인지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봐야 한다. 또한 시인은 지성으로 주어진 역사 속에서 예언자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신슬기 님은 이미 철이 든 사람이다. 그는 아버지의 존재와 부모의 존재에 대하여 감사하고 있다. 다만 아직 여물지 못한 송아지의 뿔처럼 서서히 어미 소의 뿔이 되어 가는 과정을 절치부심 거친다면, 이 시대의 바람직한 시인으로 거듭나서 선지자의 사명도 기대해 볼 만하다.
<심사위원> 채규판 오양심
(당선소감)
나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길
어렸을 때부터 나는 말보다는 글에 강했다.
그 글을 지금 들여다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10대에는 소설을 집필했었다.
시는 나의 분신과 같다. 등단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복잡했다.
특히 「아버지 우리 아버지」라는 시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마음이 울컥울컥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면 언제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부족한 시를 응모했는데 수상까지 하게 되어 기쁘다.
재능을 물려주신 부모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직 여물지 못한 글을 뽑아주신 ≪맥문학≫에 감사드린다.
시詩 쓰기에 더욱 정진해서
가슴을 울리는 시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