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금강산 원산까지 달리다 잠시 쉬었다가 함흥 청진 러시아까지 달렸던 녀석이 지금은 풀이 죽어있다.
더 뛰고 싶어도 힘도 달리고 오지 말라는 곳도 있으니 전성기가 지났나 걱정도 한다
달리다 힘들면 잠시 쉬는 곳이 있다며 그곳이 의정부역인데 자기랑 비슷한 녀석과 교차도 하고 간단한 눈인사와 목이 마르면 물도 먹는 그런
녀석은 좋은 사람들이 사는 것 같다고 의정부역을 은근히 자랑을 한다 바쁜 출근길인데도 길게 늘어서서 자기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고
역사 건물을 여러 번 새로 지었으며 미군부대 연탄공장이 없어지고 고층 아파트가 생겨 어지럼증이 생길 정도로 주변이 바뀌었다는 녀석의 말이 떠오른다
전철이라는 젊은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 자기를 제치고 연천까지 뛰어다닌다며 할 일이 없어졌다는 친구의 하소연이 가슴을 파고든다
연천부터 백마고지까지라도 언젠가는 뛸 수 있겠지 가느다란 희망이나마 가지라고 가볍게 등을 두드려주었지
백 년이 넘게 뛰었던 주변의 모습이 너무 바뀌어 혼란스럽지만 잠시 쉬어가던 의정부역을 떠올리면 싫었던 날 보다 좋은 날이 더 많았다는 것을 숨길 수 없었다고
의정부역에 근무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너만 알아' 하며 말해준다
ㅡ 경원선 : 1914년 개통되었으며 용산에서 강원도 원산까지 약 223 Km이며 1931년 철원에서 내금강을 잇는 금강선이 개통되어 금강산 여행이 가능해졌으며. 수도권전철이 연천까지 연결되었으며, 현재 연천역 이후는 운행하지지 않는데 철도공사에서는 연천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운행 계획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