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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방콕하면서 쉬엄쉬엄 알도 인형 액자를 만들었다.
생각보다 눈이 많이 침침해서 바늘에 실 꿰는 것도, 바느질 하는 것도 힘이 들어서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어휴, 이젠 바느질도 못하겠네.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안 할 거야.'
참나, 누가 억지로 시켜서 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그래도 인형을 만들다 눈이 피로하면 <알도>(존 버닝햄/ 비룡소) 그림책을 펼쳐보며 어렸을 적
내게도 알도같은 맘 속 친구가 있었나? 떠올려 보면서 천천히 한땀 한땀 바느질을 했다.
그리고......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너무나 사랑스런 꽃마리표 알도 인형 액자가 완성되었다.
- 그림책 <알도>에 나오는 주인공 인형 액자.
- 인형 디자인과 재료 준비 / 알모책방 박쥐동이 샘
<알도> 인형 만드는 과정 보기
지금까지 박쥐동이 샘이랑 바느질로 만들기를 한게 참 많다.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 인형이랑 크리스마스 트리, 릴라 인형,
손가락 아저씨랑 강아지똥, 책갈피 그리고 알도까지.
다른 인형에 비해 알도 인형이 복잡해 보이긴 해도 무지 꼼꼼한 박쥐동이 샘이 챙겨준
설명서 대로 따라 해보니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그리 까다로운 건 아니다.
- 준비물 / 실, 바늘, 가위, 솜, 펠트, 액자, 까만 구슬
- 종이 본과 바느질 해놓은 인형들.
오려 놓은 종이 본을 본 하늘이 바다가 "와, 해골이다!" 한다.
음, 보기에 따라선 그럴 수도... ㅋㅋ.
인형은 펠트지 두 장을 종이 본대로 오려서 버튼호울스티치(단추구멍꿰매기)로 꿰맨다.
바느질 할 때 중간 중간에 솜을 넣어줘야 골고루 쉽게 넣을 수 있다는 거~.
- 액자 꾸미기.
테두리가 파란색인 플라스틱 액자가 좀 차가워 보여서
아이들이 입던 옷으로
변화를 줬다. 인형이 들어갈 가운데부분도 같은 색 계열로 마무리.
이걸 본 우리 센스쟁이 아들들이 마구 칭찬을 해준다.
"엄마, 액자가 세련돼 보여요."
"아무렴, 이 엄마가 한 센스 하잖아. ㅎㅎ."
아들들한테 칭찬도 들어겠다, 이제 액자 위에 알도랑
소녀를 글루건으로 붙이면 끝이다.
그러기 전에 얘네들 독사진이나 찍어줄까?
그런데 옥의 티 하나. 알도군에게 목도리를 둘러주면서
아무래도 길이가 너무 짧다 싶었는데 오늘 박쥐동이 샘
만나서 목도리 얘기를 했더니만... 목도리용 펠트지를 둘로
잘라서 하나는 목에 두르고 다른 하나는 길게 묶는 거란다.
어쩐다. 사실 알도군 분위기는 길고 풍성한 목도리에서
나오는데 말야.
- 소녀 얼굴을 보면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얼마 전에 알모책방에서 본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
나오는 미도리. 소녀와 미도리, 둘 다 외로워 보여서 그런가
했는데, 얼굴이 좀 닮았네 그려. 둘 다 결국에 좋은 친구
만난 것도 비슷하고 말야.
덤 하나. 저리 말쑥한 소녀의 뒷태 좀 보실라요?
아이참, 보지 말 걸 그랬어! ↘
사람 맘이 참 간사한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눈이 침침하니 어쩌니 하면서 다시는 바느질을 안할 것처럼
난리를 친게 하루 전인데 오늘 갑자기 마음이 싸악 변해버리다니.
책놀이터에서 박쥐동이 샘을 만나 휴대폰으로 찍은 알도사진을
보여주다가 재료를 세 세트(친구 것 하나, 내것 두 개)나 더
주문을 한 거다. 아이들 학교 도서관도 걸리고 글쓰기 학원을
여는 미애씨도 걸리고 해서... 아우~ .
첫댓글 아함~ 멋져, 멋져!
나도 빨랑 완성해야 하는데.....
알모표 알도 인형, 빨랑 보고 싶어요.
바느질은 나보다 좀 못해야 하는뎅... ㅎㅎ
우와~ 재주가 좋으시군요. 부러워요...
전 강물님 재주가 꼽배기로 부럽사와요!
전 꽃마리님 재주도 강물님 재주도 통째로 부러워요.
영화 제목처럼 '부러움은 나의 힘'.
부러우니 분발해야겠다.
두 분 다 도움 주시와요~
흠흠 미경쌤의 알도 액자 <책읽는 글마을>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후딱 만들어서 <책읽는 글마을> 오픈할 때 선물할게요.
아하~ '책읽는 글마을'이었구나~
저도 생각났어요.
'책읽는 글마을'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거.
참 바지런도 하시네.. 아이고 부러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