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향형과 내향형
1) 제목 : “사생활이 중요해요!” - “남들이 보면 어때요?”
2) 영어전공 1학년 20살 조용희(가명, 남성), 20살 최고음(가명, 여성)
3) 내담자 상황 : 같은 학과 단짝 친구인 용희와 고음이는 학기 초 MBTI 집단 상담을 통해 서로의 성격유형이 내향과 외향으로 반대 유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어 회화 실기 시험을 앞두고 함께 연습 중인데, 학습 스타일이 달라서 갈등이 있었다. MBTI를 활용하여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담실을 방문했다.
<갈등 상황>
용희는 자신이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이 몹시 불편해서 시험 준비에 집중할 수 없음을 호소했다. 학생들이 없는 빈 강의실을 찾아서 그곳에서 연습하자고 주장했다.
고음이는 너무나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용희가 답답했다. 매번 빈 강의실을 찾아다니는 것도 번거롭고, 사람들이 있더라도 휴게실에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연습하고 싶었다. 시험 기간이라서 서로 예민한 가운데 이러한 갈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가던 중 고음이가 함께 상담을 받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상담자 개입>
MBTI 성격유형 검사 결과 고음이는 외향형이고, 용희는 내향형이었다. 외향적인 학생들은 사람들이 있고, 열린 공간에서 소리 내어 말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다. 반면 내향형의 학생들은 개인의 사생활(privacy)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늘 조심스럽다. 용희는 영어 회화의 실기 시험 자체도 너무나 부담스러워서 시험 자체를 포기하고 싶었다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짝꿍과 함께 대화하는 시험이라서 자신으로 인해 친구에게까지 불이익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시험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게 된 고음이는 마음이 다소 누그러졌다. 또한 내향형의 친구에게 남 앞에서 자신의 영어 말하기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부담인지 알게 되었다. 외향형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내향형에게는 엄청난 괴로움이라서 시험을 포기할 마음까지 갖게 한다는 것을 알고, 고음이는 용희를 배려해 주기로 했다.
<상담자 평가>
우리에게는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이 있다. 외향형이라면 무의식에 내향이 존재한다. 그러나 무의식의 내향은 서툴고 어둡고 부정적이다. 그래서 외향형이 내향형을 만나면 자신의 무의식 속의 내향을 보기 때문에 내향형의 서툴고 부정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전문 용어로 “투사“라고 한다. 상대방에게서 자신의 어두운 모습을 보는 것이다. 시험 기간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어 투사 현상이 더 쉽게 나타난다. 내향형의 신중하고 차분하며 사려 깊은 장점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내향형에게도 무의식에 외향의 모습이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내향형은 외향형의 생기 있고, 적극적인 장점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의 무의식에 있는 외향의 모습이 투사되어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어 보인다.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것 같고, 소란스러운 사람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