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230 이현주 / '일 포스티노'를 읽고 + 『만주, 디아스포라 윤동주의 고향』에 대한 질문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를 통해 ‘은유’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은유’는 단지 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쓸 수 있는 표현 기법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 담긴 ‘은유’는 단지 표현 기법이라는 개념을 떠나 주인공 마리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리오는 네루다 시인에게 ‘은유’를 배우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목표가 없던 따분한 삶 속에서 우편배달부라는 직업을 통해 그는 네루다 시인을 만났고, ‘시’를 접하며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열정을 처음 느낍니다. 또한 자신이 순수하게 목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고, 자꾸 표현하려는 연습을 합니다. 나아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자연을 더 아름답고 섬세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됩니다. 게다가 네루다 시인과 함께 다니며 그에게도 사상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그는 시를 통해서 자신이 사회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표현할 줄 아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화해 나갑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은유’를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베아트리체를 만나는 계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는 자신의 주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관찰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베아트리체라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은유’를 이용해 자신의 사랑을 그녀에게 표현합니다. 이 때, ‘은유’라는 정제된 표현에 담긴 그의 뜨거운 사랑이 어떤 느낌으로 그녀에게 받아 들여졌을지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은유’라는 것이 직설적이기 보단 은근하고 차분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쓴 시어 하나하나에 담긴 강렬함이 그녀를 매혹시켜 결국 그는 사랑 또한 이루어 냅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장면은 네루다 시인에게 보내기 위해 주인공 마리오가 자신의 목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담아내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에서 네루다 시인을 향한 마리오의 진심과 그의 열정이 소리들에 담겨있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파도의 세기를 분류해 센 파도 소리, 얕은 파도 소리로 나누어 녹음하는 것을 보고, 네루다 시인을 향한 마리오의 진심과 그의 세심함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마리오가 진정한 ‘시인’의 태도인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찰력이나 자연을 사랑하고 느낄 줄 아는 감수성을 배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리오 : 어쩔 때 단어가 물결처럼 왔다 갔다 해요네루다 : 파도처럼 출렁거린다고? 그것이 바로 운율이라는 거야마리오 : 배가 단어들로 이리저리 튕겨지는 느낌입니다네루다 : 방금 자네가 한 말이 바로 은유야!     이 인용구에서 볼 수 있듯, 영화를 보면서 그가 가진 순수한 열정이 참 부러웠습니다. ‘은유’가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서 마리오가 계속 사물들을 관찰하고, 직접 시를 써보는 등 많은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많이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과 같은 바쁜 현실 속에서는 그저 짧은 카드나 문자, 길어야 편지일 뿐, 소설이나 시를 창작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기 때문입니다. 또, 전처럼 글쓰기에 대해 지레 겁을 먹고 부담을 갖기 보다는 편안하게,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깊이 있는 글로 잘 표현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마리오처럼 꾸준히 연습해서, 제가 보고 느낀 것을 아름다운 단어들로 풀어내어 현대인들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싶다는 목표도 가지게 됐습니다. 마리오가 ‘은유’를 만남과 동시에 그의 삶이 변화하는 것처럼, 항상 빠른 것,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회 속에서 한걸음 물러나서, 저도 저만의 목표를 만나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이루어 나가고 싶습니다.         덧붙여서 교수님의 「만주, 디아스포라 윤동주의 고향」 에 대한 질문 두 가지 드리겠습니다.   1.꿈에 가본 엄마게신,별나라 디도ㄴ가,돈벌러간 아바지게신만주땅디도ㄴ가   윤동주 시인이 쓰신 『오줌싸개지도』 라는 시 중, 왜 디도인가를 디도ㄴ가라고 표현하셨을지 의도가 궁금합니다. 또 이는 어떤 효과를 내는지도 궁금합니다.   2. 125쪽 첫 문단을 보면, 교수님께서 “또 다른 고향”이라는 시어에 대해서 설명을 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윤동주 의식 속에는 고향 만주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타자로서의 고향이 아득한 저편에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흐름 상 이 문장이 어떤 뜻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