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달리 오늘은 버스가 20분 늦게 도착해서 7시25분 출발을 했습니다 하늘엔 구름이 많아 언뜻언뜻 보이는 파란 하늘이 예뻐 보이는군요 온통 푸르름이 가득한 초록 속으로 버스는 달립니다 음성 휴게소에서 쉬었다가 10시 30분경 속리산 국립공원에 도착했지요 돌무더기 성황당이 굵은 소나무랑 우뚝 맞아줍니다 화양계곡 도명산은 넓은 차도가 한참이나 계속돼 차들의 방해를 받습니다 화양2교를 지나며 마당만한 바위와 계곡물이 하얗게 부서지며 시원한 소리로 쉬었다 가라고 유혹을 하네요 1600년대 말의 우암 송시열 기념관이 쓸쓸한 느낌으로 복원중 그 앞엔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긴 세월을 말해주지요 산으로 접어들면 초록색을 칠한 철제 다리가 세련되지 못한 모습으로 자주 나타납니다 여름산이라 그런지 바위들이랑 나무 줄기는 이끼로 뒤덮이고 주변엔 여러가지 먹지 못하는 버섯들이 흔합니다 사람들은 행여 영지버섯은 아닌지 지팡이로 건드려 보기도 해요 자주색 며느리밥풀꽃이 가끔씩 수줍은 미소를 보냅니다 오늘은 남편이 저만치 앞장서며 기다려주질 않고 나는 지쳐서 더 쳐지기만 하니 만나지지가 않네요 결국 어젯밤 부부싸움 한건 아니냐는 소릴 들었죠 햇빛은 나지 않았건만 바람 한 점 없는 골짜기를 계속 걷는 일은 정말 힘들더군요 남편을 만나고 찬 물도 마시고 산악회장님의 기를 불어넣어주시는 힘찬 기합 소리에 바위 아래 물에 세수를 하고서야 나아졌습니다 건강을 위해 산행은 계속돼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꾸 오르니 드디어 바람도 불어주고 멀리 주차장이랑 절이랑 멋진 경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나무에서 울어대는 흉내낼 수 없는 소리의 주인공은 매미의 친구겠죠? 새소리는 아닌 것 같았아요 청솔모 한 마리도 지나갑니다 간신히 정상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높은 바위에 올라야 정상이라서 낯선 남자분의 손을 잡고서야 바위에 올랐죠 내려오기도 만만치 않은 아슬아슬한 바위를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내려오기에도 성공 반대방향으로 내려가니 나무 기둥으로 계단을 만든 곡선 길이 예쁘게 계속되네요 중흥산악회가 자리잡은 장소를 찾았어요 12시 좀 지난 맛있는 점심 시간 함께 먹는 즐거움의 시간이 끝나갈 무렵 상동에서 오신 부부가 마지막으로 오시며 가방에서 출산드라가 좋아할 족발을 두 개나 꺼내시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1시 15분 학소대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니 바위에 고려시대의 마애불이라는데 어설픈 그림이네요 생전 처음 듣는 따자래 나무, 죄를 참회하라는듯 참회나무 동그란 초록 열매를 맺은 둥근 잎 쪽동백나무 추어탕에 넣는 재료인 산초 열매를 맺은 산초나무 또다시 바람 한점 없는 골짜기를 계속 걸어 하산을 계속하여 물소리가 들리면 다왔다는 계곡물에 도착을 했지요 사람들이 물속에서 막바지 피서를 즐기고 있어요 우리 일행도 양말 벗고 물속엘 들어갑니다 아 시원해! 머리까지 물에 헹구고 얼굴을 담그니 더 시원하네요 송사리 무리도 물가에서 작은 몸을 헤엄쳐요 첨성대 바위, 학소대 암벽 다 좋아요 오랜만에 보는 길가의 풀은 예전 할머니들이 바구니 만드시던 풀 아무 나무나 타고 올라 흰꽃을 환하게 피운 사위질빵꽃이 흔하네요 줄기 중간부터 하얀 은수원 사시나무도 무척 많아요 넓은 잎사귀를 또르르 말아 차지하고 있는 건 벌레들일텐데 이 나무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한쪽 줄기만 남은 채 신기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나무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최원장님이 준비하신 오리고기 바베큐가 익어가는 냄새가 멀리 연기와 함께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해요 3시 30분쯤 그 주차장엘 도착해서 또 맛있게 먹었어요 긴급 출동 국립관리공단 취사가 금지된 곳이랍니다 벌금을 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요 죄송합니다 지킬 건 지키는 모범 산악회로 거듭나겠습니다 4시가 지나 계곡물과 푸른 산을 두고 버스에 올랐어요 오늘의 최고 연장자이신 타이거님과 첫인사를 나누고 대화의 시간 즐거웠어요 용인 휴게소에 내릴 땐 환했는데 7시 10분쯤 출발할 때는 어둠이 느껴지더군요 9시도 안된 이른 시간에 집에 잘 도착했답니다 2005.8.21.
첫댓글 산행후기 재미있게 읽었기에 흔적 남깁니다.
그 날 산행도 즐겁고 좋았는데, 산행 후기 읽는 재미 또한 그에 못지 않네요. 고마워요.
이번에도 매시로님의 글이 즐거운 산행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산행에 함께하지 못함이 아쉽네요~!!
저는 맛시로랍니다 무심천님 9월엔 사모님께서도 꼭 함께 하시고요 자유인님 아-하님 챔프님도 꼭 오세요!
우리아들 교육시키랴~글도쓰랴~모두 고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