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몇 번이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다.
알람도 맞추고, 모닝콜까지...
새벽 5시 10분에 정확이 벨이 울렸다.
어차피 일찍 일어나야 하니 좀 여유롭게 준비를 할 참에서다.
5시 50분에 집을 나섰다.
여명이 깨인지는 이미 오래됐는 데도 지난 밤의 정적이 아직 유지되고 있는 것은 휴일이라 그럴 것이다.
이 아름다운 아침을 내가 만끽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동문회의 덕이 아닐까?
일생동안 말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면서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었던 "핼린 켈러"의 딱 한 가지 소원은 '3일 동안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이였습니다.
그 중에 '먼동이 트는 아침 햇살과 함께 일어나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과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을 보고 싶다'였습니다.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아름다운 이 아침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느끼고 볼 수 있으며, 손을 뻗으면 언제든 친구들의 따뜻한 사랑을 가슴속 깊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늘 이런 아침은 설레임으로 시작해 기쁨으로 끝을 맺는다.
거기에는 희망이 있고, 사랑과 우정과 행복이 살아 숨쉰다.
길지 않은 딱 5분의 여유로 모든 것으로 부터의 자유 그리고 행복....
날씨가 흐려서인지 아침 공기는 차고, 상쾌하다.
처음에는 안산에 사는 후배님들과 동행하려 했지만 워낙 일찍 출발하는 바람에 그런 행운은 다음으로 미루고 외곽 순환 고속도로를 달렸다.
차 안에서는 포크송 "새벽기차" '새벽아침" "당신도 울고 있네요" "사랑했지만" "갈색 추억"등의 노래가 잔잔히 좁은 실내를 간지렵히는 동안 어느 덧 목적지에 도착했다.
봉일천에서 후배 한 사람을 태우고 다시 친구들과 떡 2말이 기다리고 있는 문발 신도시로 출발!
이미 와 갈 준비를 마친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원래는 장암역으로 갈 계획이였으나 김포 IC 빠져 고촌 공영주차장앞에서 기다리기로 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친구가 운영하는 떡집"홍시루"에서 맛있는 떡과 함게 모닝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을 덤으로 받았다.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초행이라 조금 헤메였지만 후배님의 조언을 받아 무사히 도착해 후배 2사람과 해후후 인사를 나누다 보니 버스가 도착한 것도 몰랐다.
허겁지겁 버스에 오르니 먼저 탄 친구들과 후배님들의 열렬한 환영속에 빈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왜 다들 이렇게 이뽀~~~~?
여기서도 여지 없이 끼가 발동하는 것인가...?
수건과 떡등, 사랑의 선물을 한 보따리 받아들고 또 한번 기쁨에 눈물을...
그리고 배를 타고 가는 동안 갈메기에게 주면서 추억거리를 만들라는 새우깡 한 가마니 받았으나 그자리에서 뜯어 주위 동문들에게 몇 움큼만 나눠 주고는 꽁꽁 묶어 두었다.
집에있는 우리 막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동문들에게 죄를 사하여 줄 것을 밝히는 바이다...ㅋㅋ
긴 거리가 아니니 휴게소 들릴 시간도 없이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아이구머니나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배를 기다니느라 길게 늘어서 있다.
화장실도 마찬가지, 여성용화장실은 대만원이라 뱃심좋은 여성분들은 남자화장실에서 실례를 하는 광경까지 연출을 하고서야 제2 선착장으로 버스를 옮겨 배에 차를 실었다.
배가 떠나기도 전에 갈매기들은 새우깡 달라고 사뭇 아우성이다.
배가 선착장을 떠나자 몇몇 동문들은 갑판에 나가 새우깡을 움켜쥐고 추억을 쌓느라 여념이 없다.
뒷통수가 조금 가려워지고, 꽁꽁 싸맨 새우깡 봉지와 막내딸의 모습이 머리속서 소용돌이를 쳤지만 양심을 슬쩍 내려놓기로 했다.
그런 와중에 배는 석모도 선착장에 다다라 곧장 해명산 중턱의 전득이고개에서 멈췄다.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를 몰고올 기세로 찬바람을 동반했다
2대의 버스에서 내린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또하나의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기념촬영 한 컷 하고 이내 해명산 등반길에 올랐다.
출발점이 7부능선이라더니 금방 다다를 것 같던 정상은 밧줄을 타고 오르는 유격훈련 비슷한 것을 끝내고서야 나타났다.
먼저 오른 동문들이 해명산 해발 324m라고 쓰여진 돌기둥을 붙잡고 있는 동안 사정없이 사진기 셔터를 눌러 댄다.
나는 누가 찍어 준다는 사람도 없고, 찍자는 사람도 없으니 멋적어져 하늘만 쳐다보다 밥 먹을 장소로 줄행랑을 친다.
여기가 좋을까? 저기가 좋을까? 설왕설래 끝에 저쪽에서 소리친다.
여기 좋다!~~~
장소는 넓어 좋으나 바람골은 여전하다.
무리무리 펼쳐진 점심마당은 예전 갓바위 장마당 같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온 주먹밥과 장떡, 묶은지 씻어 온것, 실파에 쌍추쌈, 삶은 계란에다 방울 토마토, 포도, 오랜지, 소주는 물론이요 막걸리와 와인까지 종류로 따지자면 손구락을 열 번은 접었다 펴야 한다.
흐린 날씨에 바람은 불고, 혹한기 훈련을 방불케하는 추위에 기를 쓰고 먹어 댔다.
바리바리 싸온 정성이 갸륵해서....
보문사 까지 산행을 하려 했으나 무리임을 직감하여 중간 하산길을 택했다.
하산길에 한가로히 만난여인!
몇 마디의 일상대화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마음만 묵직히 하산했다.
버스를 이용하여 보문사에 도착, 일주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길가 양 옆으로 연등이 줄지어 섰고, 참배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으로 보아 석가 탄신일이 얼마남지 않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대웅전의 부처님께 절하고 원을 세웠다. 모든 동문들이 행복하라고....
경내를 이리저리 둘러 보고 내려와 미리 예약 되어 있는 콘도로 왔다.
그 곳에서는 동문들을 위하여 절가는 것도 마다한 채 먹을 거리 준비로 분주 했다.
그 많은 인원을 즉석 요리로 식감을 돋구게 했다.
이름하여 삼겹살 파티!
동문들이 합심하여 목살을 굽고, 겉저리를 무치고, 일부분 밑반찬을 가져오고 하여 진수성찬이 차려지고 하여 파티는 차질없이 진행 되었다.
조금 기다리는 시간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기다려준 동문들에게 감사하다.
이렇게하여 행사진행후에 백미의 가무까지 곁들여지니 파티는 절정을 이루고 늦은 봄 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만들즈음 얼큰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문질러 마른 세수를 하고 귀경길에 올랐다.
몇몇 동문들이 마이크를 잡았지만 돌아오는 길이 짧기도 하고, 큰 하픔이 피곤을 몰고 와 모자를 눌러 써 눈을 가렸다.
친구가 나를 깨웠다.
아침에 차를 탔던 곳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한바탕 동문님들의 환대에 보답이나 하려는 듯 몸을 흔들고 나서야 동문님들의 환송을 받으며 차에서 내리니, 애초에 만남도 없었던 것처럼 떠나는 버스에 아쉬움을 담은 키스를 했다.
석모도 여행에 함께 하여주신 동문님들 과 우리 친구들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하여 주시고 애써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 여러분에게 뜨거운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1회 정 영 원
첫댓글 5.12 석모도 상수축제 아련한 하루의 풍경을 고즈넉한 상수의 추억으로 되살리는 멋진글 오래토록 건강하신 모습 뵙길 원합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늘 수고를 아끼지 않는 후배님! 감사....
모습만큼이나 멋지고 생생함이 묻어나는 글입니다...그날의 즐거웠던 모습으로 다시한번 가고픕니다~^^
다음이 또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잘 지내시게...
선배님 여행기 정말 실감나고 멋진 글이였읍니다...그곳에 다녀온기분이네요...근데 이대목은 쫌~석연치않네요...
하산길의 묘령의여인..ㅋㅋㅋ 새끼엮듯 엮어서 석모도의추억으로 만드시지 1!!!ㅎㅎㅎ
석모도에 같이 갔으면 좋았을 것을..
묘령의 여인은 늘 마음속에 존재 한다네.....ㅋㅋ
잠깐 다녀가셨다니...여유가 있었으면 함께 하셨을텐데요
항상 바쁘고 기가 넘치는 원홍형님 화이팅!!!
강화 석모도 여행의 후기글 정말 생생하게 써주셨군요
선배님 감사합니다
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큰 행사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회장님의 공덕이 크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멋찐 외모많큼이나 글쏨씨또한 쥑이십니다!!!
영웅호걸이란 말은 들은바 있으나 미남달필은 처음입니당!!!
선배님의 행복한 여행길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다음엔 꼭 선배님 보구잡아 가야겠음돠~~~~~아 선배님``화이팅``
과찬의 말씀. 요즘 마니 바쁜가 보네...
선배님의 멋진 여행후기가 또 올라왔네요.
같이 다녀온 길 이지만 더 많은 재미가 글 속에 있네요.
초대장 대신에 이글을 동문들께 보내면 참여자가 넘칠것 같습니다.
동문회에 늘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후배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