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건강에 이상이 없으시지요? ^^
활기차고 화사한 봄도 이제 저물어 갑니다
<촌놈 인생기>에 이어 우리들의 삶을 주제로 [연재]삶 이 올려집니다
환절기에 감기조심 하시길 바라며 밝고 즐거운 시간들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올린 사진들은 <묵향>의 집 주위에 피어난 봄꽃들입니다
산중 집에 인터넷이 불가능하여 글을 쓰고는 그 즉시 올리지 못하여 철지난 글이 되었지요 *^^*
늦봄에 올리는 글이지만 <묵향.이 사는 촌에는 지금 한창 뻐꾸기가 울어댑니다
즐거움이 가득한 날들이 되시기 기도드리면서.....^.~
제목: 삶(봄의 향기)
매서운 바람이 아리도록 코끝을 후비고 휭 하니 내빼 버리던 지난겨울은 젖은 손으로 문고리를 잡으면 쩍쩍 달라붙었던
혹한의 겨울이었다.
무릎까지 차올랐던 하얀 눈을 치울 때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허리를 펴곤 하늘을 쳐다보며 흐린 겨울하늘에
언제나 파란 하늘이 보이는 구멍이 뚫리나 기다리던 겨울이다.
고라니 한 쌍이 먹이를 찾아서 집 울타리 주위를 서성이다가 마당으로 내려서는 발자국 소리에 놀라서는
산 속으로 줄행랑을 쳐버려 카메라에 모습을 담을 기회를 번번이 놓쳐 버리곤 한다.
그런 겨울의 초상화가 그려지는 가운데 동박새, 찌르래기 등의 작은 새 들은 사람이 사는 집 주위를 맴돌며
양지바른 곳의 풀숲을 헤치어 작은 풀씨를 용케도 찾아서 배를 채운다.
까마귀와 매와 산 까치는 수십 미터의 거리가 있어도 멀리 피해 날아가는데 유독 이 작은 새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가장 무서운 천적임을 알면서도 이 집의 주인은 자기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자신들의 천적으로부터 사람을 방패삼아 삶을 유지하고 있는것이다.
그런 겨울이 남풍의 훈훈한 기운에 밀리어 北으로 후퇴를 하며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눈이 녹아내리고 차디찬 얼음도 눈물을 흘리며 흐물흐물 형체를 망가뜨리고 난 그 밑에는 추운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머무는
이글루의 따스함처럼 눈으로 덮인 땅바닥에 엎드려 있던 풀들은 마치 온실에 있었던 것처럼 파란 싹이 겨울을 온전히
보내고 있었다.
추운겨울의 극한 상황에서도 삶이란 질긴 잡초의 본능과 같이 언젠가 다가 올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인내의 고행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남쪽에선 이미 동백꽃이 만개를 하고 매화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지만 강원 이북엔 아직도 먼산의 응달엔 잔설이 듬성듬성
하얗게 놓여있다.
곡괭이와 삽을 챙겨서는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울창한 뒷산에 올라서는 진달래나무를 채취하여 울타리 주변에 심기로 했다.
그 녀석들은 그늘 속에서 삶을 위하여 빛을 찾아 목을 길게 늘여 키만 키우고 있다.
“이 곳에서 고생을 하지 말고 나와 함께 우리 집에서 살자 알았지?”
중얼 중얼 진달래나무와 이야기를 하며 될 수 있으면 뿌리에 깊은 상처를 내지 않으려 애를 쓰며
땅에서 분리해서는 집으로 옮겨 와 심으며 진달래나무의 삶이 자신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새들은 봄의 교향곡을 연주하며 희망의 삶을 꾸리려 분주히 움직이는 이 때...
아내와 함께 호미를 들고는 解氷(해빙)이 된 봄의 밭이랑을 뒤적이고 있다.
족히 4, 5년은 키운 더덕을 움이 트기 전에 캐내야 향과 식감이 좋기에 한 바구니 캐어 내고 고들빼기와 씀바귀와 냉이를 캐고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알려 준 이름 모를 나물을 캐어 봄의 새싹을 집으로 들였다.
아직 산골의 봄은 朝夕(조석)으로 쌀쌀하기에,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야 잠자리가 편안하기에 화르륵 화르륵 불티를 튀기어
타오르며 용솟음치는 불꽃 앞에 앉아서 친구에게 핸드폰으로 편지를 쓴다.
“추운데 따뜻하라고 아궁이의 불을 보냄... 즐밤~~~~”
아궁이의 벌건 불꽃을 찍어서는 휭 하니 서쪽하늘로 날려 보내며 한 마디 덧붙인다.
“가다가 놀지 말고 친구에게 곧바로 가! 안 그러면 혼낼 거야! 알았지?”
서울이 있는 서쪽하늘을 쳐다보며 싱긋 웃으며 하는 말이다.
누가 몰래 바라보면 꼭 귀신하고 얘기를 하는 것 같을 것이다.
오늘 하루의 삶을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회상하며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한다.
“여보...밥드셔~ 당신 제 시간에 약은 드셨지?”
아내가 외치는 소리에 불 속에 빠져 들었던 혼을 불러 들여서는 몸을 일으켜 식탁으로 향한다.
일요일이라 TV의 저녁 방송은 내가 좋아하는 <도전 골든 벨>을 시청하며 차려진 메뉴를 바라보는 마음에 한가득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새콤 달콤 아삭한 식감의 도라지무침..
진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더덕무침..
매콤한 맛과 파 향기가 그윽한 달래무침..
쌉싸롬한 맛의 고들빼기와 씀바귀무침..
달착지근한 맛과 향기가 일품인 냉이 된장국에 작년 가을에 담가 놓은 들깻잎에 양념장을 발라놓은 들깻잎과
갓김치의 톡 쏘는 맛이 곁들여지고 기름칠하지 않은 김 까지 1식 7찬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살기 위하여 먹어야 하는 밥인지 먹기 위한 삶인지...
앞뒤를 따지기에 앞서 허겁지겁 수저를 놀리기에 바쁘다.
“여보...고기 없는 식탁이지만 최고의 만찬이다 난...”
“그래요?”
“응, 어디 가서 이런 무공해 음식을 먹어보나? 안 그래?”
새콤달콤한 도라지무침엔 작년에 숙성시킨 개복숭아 효소와 오행초(五行草)효소를 넣어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도 간을 맞추고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약간의 간장으로 싱거움을 면하여 맨입으로 먹어도 좋을 만큼 맛과 식감이 뛰어나다.
더덕무침 역시 사근사근 마치 배를 씹는 것 같은 상쾌한 식감을 느끼고 새콤 매콤한 달래향이 더욱 봄의 향기가 입안에 가득하다.
쌉싸름한 고들빼기 씀바귀의 맛이 잃어버린 환절기의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기도 하다.
거기에 현미밥의 우직한 맛을 중화시키는 냉이 된장국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추억을되살려내고 있다.
어머니가 그리운 오늘...
어머니가 캐 오신 봄나물을 맛있게 먹던 옛날이 생각나며 내 앞에 앉아있는 아내의 얼굴이 가물가물 잊혀 져 가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가득하여 목이 메어 넘기던 밥알이 목구멍에 걸리며
시큰한 콧등을 아내 몰래 손등으로 비비며 안경이 가려 보이지 않는 눈시울의 붉어짐을 감추려한다.
어느새 뽀송뽀송해진 흙을 헤치며 호미를 놀리던 손을 멈추고 파릇이 돋아나는 더덕의 뇌두를 바라보며
호밋자루를 땅에 내려놓고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뇌리에 떠올렸고, 봄은 오라하지 않아도 내 곁에 머물다가고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이 휭 하니 떠나 버리곤 한다.
내 앞에 놓여 진 봄의 삶엔 진한 봄 향기가 물씬 풍김을 느끼며 대자연 속의 나를 발견한다.
삶은 내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 같지만, 삶(목숨)은 자연의 품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인생의 긴 여정을 행복으로 채우고 느끼며
사는 것은 자신이 어떤 思考(사고)와 마음으로 삶을 꾸려 가는가에 의하여 성공한 삶과 가치 있는 인생살이가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한다.
봄 속의 오늘을 내려놓으며 땅거미 짙게 내려앉을 때 지펴 놓았던 아궁이 속의 불꽃이 방고래를 뜨끈하게 달구어 봄의 이야기를
쓰는 지금의 내 엉덩이가 찐빵처럼 따끈하게 익어만 가고 있다.
봄의 향기로 온몸을 목욕하는 산골의 삶이 즐겁고 활기차다.
춘곤증이 온몸을 나른하게 하지만, 땅을 밀고 올라오는 새싹들의 숨소리와 산새들의 맑은 지저귐이 온몸의 세포를 자극한다.
울려 퍼지는 봄의 교향곡에 귀를 쫑긋 세우고 아름다운 음률을 가슴에 담으며 스르르 눈을 감고 봄의 향기를 코끝에 묻히며
解冬(해동)의 훈훈한 삶을 이어간다.
2014년 3월 25일 봄 향기가 가득한 오후에...
묵향: 글/사진
음악:봄의 왈츠(경음악)
첫댓글 뻐꾸기의 울음에 째깍째깍 시계의 움직임이
봄의 왈츠와 같습니다~^^
고운 사진 한장 한장이 아름답습니다.^^
'삶'이란 주제로 연재가 시작되었군요~
아름답게 펼쳐질 묵향님의 삶의 여정길~
기다리겠습니다.^^*
지금 춘천의 산에서는 뻐꾸기가 한창 우짖고 있지요 ^^
째깍째깍 시계는 서울시청 시민의광장 방향으로 설치된 시계탑의 시계구요
동백꽃과 바다의 어선 등은 여수의 오동도 모습이랍니다
이 노래도 아마도 봄의 왈츠일 것입니다
향기가 가득한 휴일이 되시기바랍니다
감사요~~~^^
도시에서는 상상할수 없는 춘천의 향기와 뻐꾸기 의노래 ....봄은 지나가버렸는데
새봄이 다시 돌아온양 일요일 아침 생기가득한 글 에 쉼하고 갑니다
날씨는 찌는듯 무덥지만
마음이라도 상쾌하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
생기가 가득한 일요일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