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도착하고보니 휴대용 가스버너 대신 케이스가 비슷한 공구함을 들고왔더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품목은 다르지만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제 경우는 기껏 챙겨 나온 장비를 주차장에 고이 모셔두고 간 적도 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고 관리실에 부탁해서 보관한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꼭 필요한 캠핑 장비를 깜빡 잊고 두고 오기도 하지만, 잘 챙겨온 장비에 문제가 생겨서 무용지물이 되기도 합니다.
버너스토브의 경우도 여유가 있다면 보조 장비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메인 버너스토브가 있더라도 작은 휴대용 버너스토브 하나 정도 있다면 평소 커피 끓여먹는데 활용해도 되고 절대 잉여 장비가 아니니 갖춰둘만 합니다. 아니면 캠핑용 버너스토브(가스, 휘발유 등)에 브루스타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화로대를 활용할 수도 있으니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조명 또한 절대 한 가지 조명에 의존하지 마세요. 전기등이 메인이라면 비전기 조명을 꼭 준비해다니시기 바랍니다. 현명한 캠퍼는 늘 다음 대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납 여건이 허락만 한다면 말이지요.
대다수 캠핑인이 즐겨 사용하는 전기요는 전기가 다운되면 말 그대로 쓸모가 없어집니다. 얇은 요 하나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실내 난방을 하더라도 온기가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이너텐트에서 만일 상대적으로 다소 부실한 침낭을 사용중이라면 전기요의 빈 자리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전기등을 많이 사용하는 캠핑 환경에서 전기가 다운된다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해 크나 큰 재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거처럼 한 밤중에 철수를 결정해야 하는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지요.
난로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석유난로는 관리 소홀이나 자체 고장으로 인해 제대로 온기를 내지 못하거나 아예 작동 불능의 상태가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많은 캠핑인이 즐겨 사용하는 국민 난로 파세코도 영하 십몇도 되는 혹한에서는 -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 촛불만큼의 열기만 나오듯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스 히터의 경우도, 오래된 하절기용 가스 - 동계, 하계 가스 혼합 비율이 다소 차이가 납니다 - 를 가져와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는 가스 문제와 무관하게 그냥 고장이 날 수도 있는 것이고요.
동절기에 난방 기구가 고장이 난다면 참으로 난감합니다. 난방 기구를 두 개 이상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그러지를 못하지요. 오토캠핑에 우모침낭(거위털, 오리털 침낭)이 과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추천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핫팩이나 탕파 같은 보조 난방 기구만 있으면 한밤중에 철수를 결정할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철수 또한 훌륭한 대안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혹한 때건 홍수 때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가장의 시의적절한 판단이 무척 중요합니다. 정 추위를 견디기 어렵다면 차를 몰고나가 가까운 여관에서라도 자고 오면 됩니다. 자동차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 그게 오토캠핑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첫댓글 저는 사계절 필수품이 항상 붙이는 핫팩입니다.
혹시 모르는 경우나 겨울철에 발바닥에서 목뒤 까지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제품 같습니다.
목덜미 부분이 가장 따듯함을 느끼는 부위라고 하더군요.
수납도 쉽고 가격도 부담이 되지 않으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