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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5월에 영국의 버킹햄에서 결성된 무디 블루스(Moody Blues)는, 키보디스트 마이크 핀더(Mike Pinder)와 플루트와 색소폰을 연주하는 레이 토마스(Ray Thomas), 베이스 주자 클린트 워윅(Clint Warwick), 기타리스트 데니 레인(Denny Laine), 그리고 드러머 그래이미 에이지(Graeme Edge)를 창단 멤버로 해서, 12월에 데뷔 싱글 <Go Now>를 발표했다. 이 곡은 순식간에 영국에서 플래티늄을 기록해 인기를 유지했으나, 1965년 4월에 발표한 <I Don't Want To Go On Without You>와 5월에 발표한 <From The Bottom of My Heart>가 전작(前作) 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자 데니 레인과 클린트 워윅이 탈퇴하고, 져스틴 헤이워드(Justin Hayward)와 존 로지(John Lodge)가 새로 가입했다. 멤버 교체가 있은 후에도 계속해서 히트곡 없이 침체 현상을 보이던 무디 블루스는, 한동안 유명무실한 저조한 활동을 펼쳤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1968년에 멜로트론(Melotron)이라는 신종 악기를 도입해, 피터 나이트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Days of Future Passed」란 앨범을 발표하고, 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의 주제를 현대적으로 바꾸어 놓은 이 앨범은, 록 음악 분야에선 시도해 보지 못했던 클래식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지만, 보다 록 음악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화제의 앨범으로 등장했다. 특히 이 앨범은 <Night In White Satin>이란 싱글을 크게 히트시켜 상당량의 판매력을 보여, 과거 인기를 능가하는 성공을 보았다. 그 후 계속해서 「In Search of The Lost Chord」, 「On The Threshold of A Dream」 등 발표하는 앨범 모두가 히트를 기록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1969년 10월에는 자신들의 레코드회사인 스레쉬홀드(Threshold)를 설립하여 멤버들이 직접 운영하였다. 이 레벨은 데카 레코드사를 통해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1969년 11월에 내놓은 「To Our Children's Children」부터는 자신들의 손으로 앨범을 직접 제작했다. 또한 이 때부터 이들의 노래 가사는 우주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우주 공간을 초월한 철학자(Cosmic Philosopher)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1973년에 「Seventh sojourn」이란 앨범을 발표하면서 자신들이 계속 프로그레시브 사운드를 지향해 나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1974년에는 멤버들 간의 불화와, 솔로로 독립하여 독자적인 명성을 얻기 위해 무디 블루스는 해체되었다. 이렇게 그룹이 해산되자, 져스틴 헤이우드는 듀엣을 결성해 활동했으며, 다른 멤버들도 그들 나름대로 솔로 활동을 벌이다가, 1977년 여름에 다시 재결합하여 재기 앨범인 「Octave」를 발표했다. 그렇지만, 이 앨범은 대중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다시 한번 공백기를 맞았다.
그 후로 무디 블루스의 해체설이 돌면서 1981년을 맞이한 이들은 「Long Distance Voyager」를 발표했고, 이 앨범 중에서 <Gemini Dream>, <Voice> 등의 히트곡이 팝 차트를 누볐다. 프로그레시브 록의 제왕이란 닉 네임을 얻기도 한 무디 블루스는, 뛰어난 음악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대중성이 겸비된 사운드로 일관하여 오고 있어 더욱 높이 평가되는 그룹이다. 이들이 발표한 싱글 중 <Candle of Life>, <Never Comes The Day>, <Question>, <For My Lady> 등 수많은 곡이 현재까지 국내 팝 팬들에게 애창되고 있다. 환상적이면서도 쉽게 친근해질 수 있는 무디 블루스 특유의 사운드와 클래시컬하면서도 언제나 록뮤직의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내포하고 있는 변화하는 사운드 개발과 미래 지향적인 창작 활동으로 더욱 높이 평가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