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를 가미한 생선회. 정통 일식. 같은 생선회지만 조리나 먹는 방식이 달라 전혀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전문점 2곳이 최근 부산에 문을 열었다.
# 해운대 해우리
- 해초요리 가미한 남도회정식 전문
- 미역·톳 등의 식감으로 회맛 상승
- 여러가지 쌈으로 건강 효능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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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리의 '해초세꼬시특선'. |
해초요리 프랜차이즈 해우리(051-746-4233)가 지난 4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13번째 지점을 열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 지점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초요리를 가미한 남도회정식 전문점으로 서울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해운대에 첫 지방점을 개점했다.
해우리는 생선회를 해초나 절임 갓, 채소에 싸먹는 '바다보쌈' 전문점을 전면에 내걸었다. 일반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먹을 수 있는 생선회 요리와 먹는 방법과 맛이 다른 이색 회정식집이다.
먹는 방식이 여러가지인 것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우선 해초로 먹는 방법이 있는데 쇠미역을 깔고 그 위에 톳과 꼬시래기를 얹은 뒤 생선회(또는 세꼬시)를 올려 전어젓갈을 넣어 싸서 먹는다. 전어젓갈과 회, 여러 해초의 맛이 어우러지는 데 특히 해초를 씹으면 씹을수록 향긋한 바다내음이 입안에 퍼져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꼬들꼬들한 꼬시래기와 물면 톡톡 터지는 톳의 식감이 뛰어나다.
다음으로 싱싱한 채소와 함께 먹는 방식이다. 깻잎 위에 김을 깔고 그 위에 생선회를 올린 뒤 쌈장과 봄동김치를 넣고 쌈을 해서 먹는다. 적당히 익은 봄동의 시큼함과 깻잎의 향취가 쫄깃한 생선회와 어우러진다. 이 외에도 절임 깻잎에 고추냉이(와사비)가 든 간장소스에 찍은 생선회를 넣어 싸먹거나, 절임 갓 김치 위에 간장게장 소스에 찍은 생선회를 얹고 생고추냉이와 무순을 곁들여 먹는 방식이 있다.
같은 생선회를 먹지만 쌈으로 사용되는 채소나 해초에 따라 전혀 다른 식감을 준다. 건강 효능으로도 효과 만점이다. 해초는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간 기능을 회복시키며 중금속 해독 효과가 있어 특히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갓은 항산화 효과가 있고 암을 예방하는 채소로 유명하다. 봄동 역시 암을 예방하고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가격은 저녁특선 3만9000원(해초세꼬시특선)부터. 점심메뉴로는 해우리정식(2만5000원), 해초고등어한상(1만 원) 등이 있다. 이곳 이미진 과장은 "생선회를 몸에 좋은 해초와 채소를 곁들여 먹는 힐링푸드"라며 "먹고 나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는 게 손님 대부분의 반응이다"고 말했다.
# 부곡동 스시마쯔리
- 거의 모든 식재료 일본서 직접 공수
-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일식요리
- 15~20시간 숙성회 한국입맛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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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마쯔리의 생선회 코스. |
부산 금정구 부곡동 지하철역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스시마쯔리(051-581-7878)는 '정통 일식'을 지향한다. 이곳은 일식을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학구파 일식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스태프들의 경력에서도 드러난다. 하경술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외래교수가 대표이며, 손창배 경남정보대 호텔외식조리계열 외래교수가 주방을 총괄하는 조리장을 맡고 있다. 서울 리츠칼튼호텔 조리장, 일본 오타니산조호텔 조리장 등을 역임한 오호리 코지 씨가 고문이다. 하 대표는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현지에서 음식점을 직접 경영한 경험을 살려 스시마쯔리를 지난 4월 열었다.
정통 일식을 추구하는 것처럼 이곳은 활어 채소 등 일부 신선재료를 제외하고는 간장 등 거의 모든 식재료를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다. 하 대표는 가족이 모두 일본 도쿄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어 싼값에 식재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을 높이지 않고도 일본 고유의 맛을 볼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메인 요리는 생선회 코스. 광어 도다리 도미 등에 제철생선(요즘으로 치면 농어 갯장어 줄돔 등)을 가미한 한 상이 나온다.
생선회가 들어오기 전 스이모노라는 맑은 국을 주는데 이로 입을 헹구면 전에 먹었던 음식 맛을 없애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 생선회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스이모노는 백합이나 자연산 송이 등으로 만들어진다.
일본식 정통 일식은 생선을 24~48시간을 숙성하는데 반해 한국식 일식은 보통 12~24시간 정도만 숙성시킨다고 한다. 숙성시간이 너무 길면 한국인들은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해 고객이 잘 찾지 않는다는 것.
이 집은 여기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15~20시간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신선함을 살리면서도, 숙성시간을 좀더 늘려(보통 한국 일식집보다) 생선회의 맛을 부드럽게 하면서도 생선 자체의 맛을 극대화했다. 생선회 코스요리 말고도 복어회, 정통 가이세키 요리 등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가격대는 점심특선은 2만 원, 저녁코스요리는 3만 원부터. 생선구이는 1만5000원~2만 원, 생선탕 1만3000원~1만5000원, 생선초밥 2만~2만5000원이다.
하경술 대표는 "일식을 제대로 배운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만큼 정통 일식의 맛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