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민주언론상 받아
- 시상식마저 유쾌하게 만든 '나꼼수'… 언론노조 창립 23주년 기념식
- 김어준, "언론사 총수를 기자 나부랭이들이 오라가라 하나"
“사회를 보는 기자가 (분위기를) 엄숙하게 해서 집에 가려고 했는데, 어쨌건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별로 한 게 없어요, 저기 세 명은 역할이 없었고 내가 다 했는데, 미리 연락을 했으면 나만 달라고 했겠죠, 그리고 상을 주려면 4개를 주던지 하나만 주면 어떻게 해?”(정봉주 17대 국회의원)
“상당히 불쾌합니다. 언론사 사주를 기자 나부랭이들이 오라 가라 하다니, 내년 말에 사상 최초로 이 상을 2연패하고 사라지겠습니다”(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엄숙한 시사를 재미로 승화시킨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4인방은 엄숙한 시상식 자리마저 유쾌한 자리로 탈바꿈시켰다. 24일 오후 6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창립 23주년 기념식 및 제 21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자리에서다. 나꼼수는 이날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했다.
이 자리에서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수상소감 대신 이날 주어진 상금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봉주 전 의원은 “합의한 바 없고 주진우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혀 다시 한 번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조현오 경찰청장의 성대모사로 “물 뿌려, 다 연행해”라고 말했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장에는 주진우 기자의 팬클럽 ‘쪽팔리게 살지말자’의 회원 다수가 참석했다.
▲ 21회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한 나꼼수의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 김용민(왼쪽부터)씨와 시상을
했던 백기완 선생이 기념촬영하고 있다.(미디어 오늘 이치열 기자님)
▲ 주진우 기자의 팬클럽 ‘쪽팔리게 살지말자' 회원들이 시상식에 참석해 응원피켓을 들고 있다.
(미디어 오늘 이치열 기자님)
경찰은 이날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나꼼수 4인방을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봉주 전 의원은 “시상보다 기쁜 소식은 경찰에서 소환한다는 것”이라며 “사람 잘못 건드렸다. 시도 때도 없이 허위사실, 명예훼손이라는 법 아닌 법을 들이대며 언론 자유를 겁박하고 핍박하는 못된 놈들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들(다른 나꼼수 멤버)은 (허위사실을)유포하게 생겼지만, 나는 어딜 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생겼나?”라며 “우리 4명을 건드리면 원하는 식으로 되돌려 줄 것으로, (경찰이) 일반 국민들을 소환하고 벌금을 주고 있는데 우리가 국민들과 함께 그들에게 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구보수 언론들이 여론을 조작하고 아젠다를 만들면 나꼼수가 뒤집어 엎는다”며 “보수언론들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너희들을 나꼼수가 확실히 죽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언론상에는 본상의 나꼼수 외에 보도부문 특별상으로 ‘월간 민족21’의 ‘반민주악법 철폐 및 민주, 통일 언론 활동’, 활동부문 특별상으로 KBS의 백선엽, 이승만 다뮤멘터리 저지운동을 펼친 ‘친일독재찬양방송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각각 수상했다.
▲ ‘반민주악법 철폐 및 민주, 통일 언론 활동'으로 보도부문 특별상을 받은‘월간 민족21’
(미디어 오늘 이치열 기자님)
▲ 활동부문 특별상은 KBS의 <백선엽, 이승만 다큐멘터리> 저지운동을 펼친 ‘친일독재찬양방송저지 비
상대책위원회’의 정동익 대표(왼쪽)가 수상했다. 시상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미디어 오늘 이치열 기자님)
아울러 이날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창립 23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미FTA 무효화 폐지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기념식을 하게 된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반민중적, 반민주적, 반민족적 한미FTA를 현 집권세력이 강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제도, 주류, 기성언론에 종사하는 자로서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4개 종편채널의 출범과 총선체제 돌입을 앞두고 오늘을 기점으로 지금까지의 소극적 태도와 수세에서 벗어나 대담한 반격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결사항전의 자세로 미디어렙법 입법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중동매 종편에 대해 물샐 틈 없는 감시태세를 구축하고 광범한 연대의 틀을 마련해 불시청․불참여․불매 3불 투댕을 힘있게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대 언론노조 위원장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언론노조 창립행사와 민주언론상 시상식에 보도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안보이는 것이 언론의 현실”이라며 “그러나 요새 SNS로 불리는 언론이 기성언론을 완전히 죽이고 있고 새 언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낼 것”이라고 말했다.
* 참조 : 미디어 오늘 정상근 기자님(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