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정은 대체로 해석의 과정이다. 마음이 대상을 개념화하지 않고 지각하는 것은 잠시뿐이고
마음은 대상의 초기 인상을 붙잡자마자 대상 자체를 해석함으로써 관념화 과정을 시작한다.
즉, 대상이 속한 범주와 대상에 관한 가설 등으로 대상을 쉽게 파악해버리고자 한다.
그러한 작업을 해내기 위해 마음은 먼저 개념들을 설정하고 상호 뒷받침하는 개념들의 집합인 구조물에
이 개념들을 결합시킨 다음 이 구조물을 복합적인 해석의 체계로 엮어나간다.
이렇게 되면 결국 처음의 직접 경험은 관념화의 과정에 함몰되고, 눈앞의 대상은 구름에 가린 달처럼
관념과 견해라는 두터운 장막에 가려 흐릿하게 보이게 된다.
부처님은 이와 같은 심적 짜맞추기 과정을 '빠빤짜[papanca 戱論]' 라고 부르는데 이는 '다듬기',
'꾸미기', 또는 '개념의 증식'을 뜻한다. '다듬기'는 제시된 현상의 현장성과 즉각성을 차단해 버린다.
다시 말해 대상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오직 '거리를 두고서야' 알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다듬기는 인식을 가릴 뿐 아니라 대상에 주관을 투사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무지[無明]로 뒤덮인 미혹된
마음은 자기 자신이 만든 심적 개념구조들이 정말로 대상에 속하기라도 한 듯 밖으로 투사한다.
결국 우리가 최종적 인식 대상인 줄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우리의 가치 · 계획 · 행위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기실은 원래부터 그렇게 있던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으로 짜맞춘 가공물일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가공물이 전적으로 허상이거나 완전히 환상인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직접 경험에 의해 주어진 것을 원료이자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마음이 가공해낸 다른 꾸밈들이 뒤섞여 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법보시 감사합니다()()()
인지과정은 대체로 해석의 과정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