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작가 깊이 읽기(44) : 권여선

◑ 작가에 대하여 : (1965〜 )
큰 길 곁으로 골목마다 채국채국 집을 지어 머리를 치켜든 다족류 벌레처럼 보이는 삼벌레고개. 그곳은 사람이 토우가 되고, 토우가 사람의 집에 들어가 살다가, 캄캄한 무덤이 되어버린 ‘토우의 집’이다. 이상문학상, 한국일보 문학상 등을 수상, 고통과 상실의 현장을 정면으로 응시하기를 피하지 않고, 오래토록 간직하는 작가 권여선의 세번째 장편소설. 소설은 처음 『장독 뒤에 숨어서』라는 제목으로 계간 『자음과모음』을 통해 2014년 봄부터 가을까지 연재되었다. 연재 기간 동안 작가는 매일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아야 했을 것이다. 언제 들어찼는지 모르는 고통이 천천히 꿈틀거리며 몸의 모든 구멍으로 천천히 나오기를 기다리는 일, 그 시간이 소설이 지어진 과정이라고 하겠다.
「사랑을 믿다」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하여 호평을 얻었다.
2012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그리고 2014년 “작품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는 상찬을 받으며 장편소설 『토우의 집』으로 제18회 동리문학상을 수상. 다섯번째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인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겨울까지 바지런히 발표한 일곱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한국문학의 특출한 성취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권여선의 이번 소설집은 이해되지 않는, 그러면서도 쉽사리 잊히지 않는 지난 삶의 불가해한 장면을 잡아채는 선명하고도 서늘한 문장으로 삶의 비의를 그려낸다. 인생이 던지는 지독한 농담이 인간을 벼랑 끝까지 밀어뜨릴 때, 인간은 어떠한 방식으로 그 불행을 견뎌낼 수 있을까. 미세한 균열로도 생은 완전히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온 권여선은 그럼에도 그 비극을 견뎌내는 자들의 숭고함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낸다.
◑ 책 소개 : 『토우의 집』를 중심으로

큰 길 곁으로 골목마다 채국채국 집을 지어 머리를 치켜든 다족류 벌레처럼 보이는 삼벌레고개. 그곳은 사람이 토우가 되고, 토우가 사람의 집에 들어가 살다가, 캄캄한 무덤이 되어버린 ‘토우의 집’이다. 이상문학상, 한국일보 문학상 등을 수상, 고통과 상실의 현장을 정면으로 응시하기를 피하지 않고, 오래토록 간직하는 작가 권여선의 세번째 장편소설. 소설은 처음 『장독 뒤에 숨어서』라는 제목으로 계간 『자음과모음』을 통해 2014년 봄부터 가을까지 연재되었다. 연재 기간 동안 작가는 매일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아야 했을 것이다. 언제 들어찼는지 모르는 고통이 천천히 꿈틀거리며 몸의 모든 구멍으로 천천히 나오기를 기다리는 일, 그 시간이 소설이 지어진 과정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