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역사적으로 보면 후백제의 수도이자,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고향이다. 오늘날에는 한옥, 한식, 한지, 한국 소리 등 ‘한 스타일’이 집대성된 고도(古都)임을 자랑한다. 이처럼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손꼽히는 전주에 한옥마을이 당당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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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전경
대중교통으로 한옥마을에 가려면 풍남문과 남부시장, 전동성당이 가까운 경기전에서, 자동차를 가져간 여행자라면 한옥마을 주차장 인근의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이나 전주소리문화관에서 탐방을 시작하는 것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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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전
한옥마을 걷기 여행의 출발지는 경기전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구에는 암수 두 마리 동물이 받치고 있는 하마비가 있다. 이곳을 찾은 이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리라는 하마비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1410년(태종 10)에 세워진 경기전은 태조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당시 명칭은 ‘어용전’이다가 ‘태조진전’으로, 1442년(세종 24)에 ‘경기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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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전 앞 하마비
경기전을 관람한 뒤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전주사고로 발길이 이어진다. 임진왜란 때 춘추관, 충주, 성주의 실록은 모두 불에 탔으나 전주의 실록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전주사고를 지나 뒤편으로 돌아가면 어진박물관이 반겨준다. 국내 유일의 어진(왕의 초상) 전문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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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진박물관의-태조-어진
태조, 세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 순종의 어진과 일월오봉도(왕권을 상징하고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병풍) 등이 전시되었다. 전주 경기전 정전은 보물 1578호, 조선태조어진은 국보 317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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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희문학관
경기전 답사를 마치고 골목길 걷기에 앞서 최명희문학관과 교동아트센터에 들러보자. 최명희문학관은 대하소설 《혼불》을 남긴 전주 출신 최명희 작가의 삶과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정갈하게 단장된 앞마당, 아담한 전시관 건물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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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희문학관
작가가 생전에 사용한 문방사우와 재현된 서재는 물론,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고 모국어는 모국의 혼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오랜 세월 써오고 있는 소설 《혼불》에다가 시대의 물살에 떠내려가는 쭉정이가 아니라 진정한 불빛 같은 알맹이를 담고 있는 말의 씨를 심고 싶었습니다”라는 어록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 서체 따라 쓰기, 원고 필사해보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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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아트센터
최명희문학관 좌우의 교동아트센터와 교동아트스튜디오는 백양섬유 공장 터에 들어선 다목적 문화 공간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내의류 생산 공장이었으나, 현재는 여러 장르의 전시회가 활발하게 이어진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은 ‘세화관’이라고도 불린다. ‘문화의 향기를 나누어 세상의 조화로움을 꿈꾸고 좋은 풍속을 전한다’는 뜻이다. 한옥마을에는 한옥 숙박을 체험할 수 있는 집이 많은데, 이곳도 그중의 하나다. 조선 시대 양반집을 떠올리는 곳으로 안채, 사랑채, 대청, 행랑채, 안마당, 사랑 마당 등이 갖춰졌다. 선비방, 규수방, 사랑채, 일반실이 숙소로 활용된다.
연 만들기, 한지 탈 만들기, 한지 전등갓 꾸미기, 한지 수첩 만들기, 전통 제기 만들기 등 요일별로 다양한 체험이 진행된다. 단체 숙박객은 비빔밥 만들어 먹기, 한지 공예, 예절 교육, 판소리와 민요 감상 체험 등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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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의 담장들
한옥마을 여행의 진정한 매력은 골목길 걷기에 있다.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의 시내 진출에 반발한 전주 시민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고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어느 골목에 들어서건 직선미와 곡선미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한옥의 풍경을 대할 수 있어서 발걸음과 눈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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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 은빛길잡이
골목을 누비는 여행객은 나이 든 어르신부터 젊은 연인, 아이들의 손을 잡고 체험 학습에 나선 부모까지 다양하다. 어르신들은 눈을 지그시 감고 걸으며 추억 속에 빠져든다. 젊은 연인들은 유럽의 어느 고도를 산책하듯 소중한 낭만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루에 전주한옥마을을 모두 돌아보려는 청춘들은 자전거를 빌려서 지도 한 장 들고 구석구석 순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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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의 여성여행자들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 한옥마을이 옛날 모습만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옛것은 소중하게 살리고 새로운 것도 가미한 모습이다. 수령 600년을 헤아리는 은행나무,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장독대, 돌담 밑에 핀 들꽃, 전통찻집에서 흘러나오는 차향, 예쁜 커피 전문점의 커피 향기 등이 저마다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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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의 담장들
전주명품관에서 오목대로 오르는 나무 데크 중턱, 한옥마을 전체를 바라보기 좋은 지점에 조망대가 있다. 한옥 700여 채가 들어선 골목의 전경이 시야에 가득 찬다. 내려다보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한옥마을의 시간 여행자들이 태조로와 은행로, 한지길 등을 걷는 모습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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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목대
오목대는 고려 말 이성계 장군이 삼도순찰사로 재직할 당시 머무른 장소다. 1380년(우왕 6) 군산의 금강 하구를 통해 내륙으로 침공한 왜구가 퇴로를 찾아 남원까지 갔고, 이성계 장군이 운봉 싸움에서 대승을 거뒀다. 황산대첩비가 당시 승전의 기록이다. 이성계는 개경으로 돌아갈 때 이곳 오목대에 들러 대풍가를 부르며 부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다. 여행객이 누각에 올라갈 수 있으며, 가끔 소리 마당이 벌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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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성당
오목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의 피로를 달랬다면, 태조로를 따라 풍남문 방면으로 향한다. 전주명품관,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지나 경기전에 다다를 즈음 전동성당의 둥근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되어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전주 전동성당은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로 여겨진다. 이처럼 한옥마을에 들어선 공간들은 우리에게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풍요로운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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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엘모자박물관
한옥마을 북쪽 동문예술거리에서 찾아가면 좋은 곳은 루이엘모자박물관이다. 조선 시대의 모자, 세계 각국의 모자, 유명한 모자 디자이너들에 대해서 재미있게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기념품점과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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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국밥-왱이집
한옥마을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은 콩나물국밥이다. 동문예술거리에 콩나물국밥을 파는 집들이 모여 있다. 이 서민적인 음식이 등장한 시기는 한국전쟁 직후로 보인다. 묵직한 뚝배기에 밥, 콩나물, 여러 가지 양념을 넣고 펄펄 끓여 내는데, 새우젓으로 간하고 취향에 따라 김을 얹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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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주-삼백집
막걸리에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고 끓여서 알코올 도수를 낮춘 모주는 콩나물국밥에 잘 어울린다. 전주비빔밥은 영양소가 풍부한데다 상생, 조화, 화합을 상징하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먹거리다.
<당일 여행 코스>
경기전→최명희문학관→교동아트센터→전주전통술박물관→오목대→전주명품관→전동성당→남부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전주한옥마을, 경기전→어진박물관→최명희문학관→오목대→전동성당→남부시장→숙박
둘째 날 / 덕진공원→전주한지박물관→한국도로공사수목원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전주시 문화관광 http://tour.jeonju.go.kr
- 최명희문학관 www.jjhee.com, 063)284-0570
- 교동아트센터(미술관) www.gdart.co.kr, 063)287-1245
○ 문의 전화
- 전주시청 한스타일관광과 063)281-5044
- 전주한옥마을 관광안내소 063)282-1330
- 전주 경기전 관광안내소 063)287-1330
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