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버러닝과 크릭카약에서 꽤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인 리퀴드로직(Liquidlogic)과 혁신적인 디자인의 급류카약을 만들기로도 유명한 플루이드(Fluid)는 자신 홈페이지에서 직접 카약을 판매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그동안 유지해오던 딜러(dealer)를 통한 유통판매방식의 종식을 선언하였다고 합니다. 생산자인
카약 메이커가 이같은 직접판매방식을 선택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미 상당히 오래 전부터 예견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현재 세계 급류카약시장에서의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에 그 원인을 꼽을 수 있는데요. 현재 세계시장에서 제법 알려진 급류카약 브랜드는 대략 9개 정도로 상위 브랜드와 하위
브랜드와의 시장점유율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것은 실제로 강에 나가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어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점유율로 보자면 대거(Dagger), 웨이브스포츠(Wavesport), 잭슨(Jackson), 리퀴드로직(Liquidlogic), 피라냐(Pyranha), 블리스-스틱(Bliss-Stick),
라이엇(Riot), 프리앙(Prijon), 플루이드(Fluid) 순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일부 순서는 좀
차이가 있을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급류카약은 물론 대부분의 카약들이 자국내는 물론
해외의 딜러 유통망을 통해 카약을 공급, 판매하는 방식에서는 아무래도
각 브랜드와 계약된 딜러의 숫자와 주문량이 시장점유율을 좌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딜러는 자국 내의 소매상(Domestic Retailer)와
대륙별, 국가별 배급업자(International
Distributor)와 국가별 소매상(International
Retailer)들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각 브랜드와 계약을 맺은 자국 내 소매상과 해외 배급업자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고 볼 수 있고,
해외 배급업자(수입상) 역시 자국 내 소매상이
선호하는(결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와 모델들을 주로
주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과연 어떤 브랜드가 가장 많은 딜러를
보유하고 있는가와 히트상품(카약)을 만들어내고 있는가가 시장점유율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잭슨(Jackson)의
프리스타일 부문이나 리퀴드로직(Liquidlogic)의 크릭 부문에서 일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전체 급류카약부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리버러닝카약시장은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에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과연 핫(hot)한 리버러닝카약 모델을 만들어 팔고 있느냐를 눈여겨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1990년대부터 급류카약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한 대거와 웨이브스포츠는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갖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플루이드(Fluid)는 말할 것도 없지만 리퀴드로직(Liquidlogic)의
딜러마켓 철수결정은 이미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최근 분위기가 악화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리버러닝에서는
단연코 대거의 맘바(Mamba)와 웨이브스포츠의 디젤(Diesel)이라는
절대 강자 이외에도 히어로(Hero), 젠(Zen)같은 신형 리버러닝 카약으로 도전장을 내민 잭슨 등 3파전에 최근
피라냐까지 공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딱히 매력적인 리버러닝 카약을 내놓지 못한 리퀴드로직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세계 각국의 급류카약커들의 체격이 건장하고 육중하던 과거와 달리 점차 날씬해지고 표준체형에 근접하면서 대체로 큰 볼륨에 무거운 중량의 리버러닝카약
모델을 보유한 리퀴드로직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된 것도 큰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업친데 겹친 격으로 상위 3개 브랜드가 보다 안락한 좌석과 탁월한 피팅시스템, 혁신적인 선형개량
등과 같은 대대적인 투자 등을 연속해서 출시함으로써 전체 급류카약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장시켜나가는데 반해 점차 줄어드는 주문은 투자여력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이죠.
한편 상위
3개 브랜드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기존 딜러를 중심으로한 유통망을 절대 바꿀 의사가 전혀없다는 점,
즉 딜러들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A/S와 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데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연간 생산량의 예측과 사전주문에 의한 생산공급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은 주재료인
폴리에틸렌과 각종 부품의 생산공급 및 구매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선 기존의 딜러 유통구조를 절대적으로 고수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는 점을
보면 이번 리퀴드로직과 플루이드의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일 수 밖에 없고, 나머지
브랜드들의 미래도 대략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리퀴드로직이나 플루이드가 아예 문을 닫는
것은 아니고 특정 소비자들을 겨냥한 타켓형 생산판매는 계속 유지하며 딜러에게 돌아가던 이익을 자신들이 직접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는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운송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편인 급류카약을 자신들이 직접 배송하고 고객을 직접 관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급류카약은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듯 그저 플라스틱으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냐라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뛰어난 성능의 모델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 핵심에는 급류카약의 설계와 디자인에는 일반적인 선박 설계 및 디자인보다 훨씬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며, 수많은 필드테스트와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한 좌석 및 아웃피팅 시스템이 첨가되기에
충분한 자본투자 없이는 명맥을 이어나가거나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비단 급류카약 뿐만 아니라 투어링카약, 씨카약, 피싱카약을 비롯해 레크리에이셔널 카약시장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