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올해초 경남 밀양으로 귀농한 다님이라고 합니다 :)
작년 가을, 우보농장에서 교육을 들으며 인연이 닿은 단이쌤을 따라
경기도 평택을 시작으로, 올해 3월에 전남 화순
그리고 이번주부터 시작된 전북 무주까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씨앗수집단에 함께하면서
기록과 사진촬영 등으로 수집을 도우며 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무주 수집에 참여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매주 짧게 나마 카페에 회원분들께 공유하려고 해요.
무주스키장이 있는 곳으로 알고만 있던 무주는
초록초록 풍성한 나무가 그득한 산으로 둘러싸인, 금강이 흐르는
자연의 멋이 살아있는 곳이었어요.
(여담이지만 전남 화순에서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소 사업으로 자연이 망가져 가고 있었고
풍력발전에 반대하는 화순의 백운마을 어르신들께서 저희 수집단을 풍력발전소 회사 직원으로 오해하시고는
화를 내신 기억이 있네요. 풍력발전소 때문에 밤에 잠도 못 자고 귀가 안 들리고 과일나무에 열매가 안 달리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단이쌤께서 계속해서 두통을 호소하시기도 했고요ㅠㅠ)
반면에 무주는 개발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인 듯 했습니다.
다만 산을 깎아 만든 인삼밭들이 눈에 띄었어요.
이번 수집에는 현지에서 활동하시는 무주토종씨앗연구회가 합류하여 함께 움직였습니다.
단이쌤과 길위에서님을 중심으로 두팀으로 나뉘어
무주군의 무주읍과 부남면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저희팀에 계셨던 안상기선생님께서는 거의 무주 지역통이셨어요..
네비게이터 역할을 맡으셨는데 지도 없이도 모든 곳의 길을 꿰뚫고 계셨습니다.
길가에 있는 나무와 식물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으시고요.. 덕분에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어요.
추천해주신 식당에 가서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무주의 특징 중 하나는 거의 집집마다 가죽나무와 금낭화, 딸기, 고수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가죽나물을 먹어보지 못한 저는, 수연이 따다준 가죽나물 한꼭지를 먹어보곤
쌉쌀하면서 고소한 그 맛에 반했습니다 o0o
분홍빛의 금낭화는 참으로 예쁘더군요!
딸기가 가득 심겨있는 어느집에서 딸기 1평만 심어도 여름에 둘이서 매일 따먹는다는 수연의 말에
밀양에 있는 저의 작은 밭에 딸기를 많이 심어 올여름 딸기를 원없이 먹어보겠다는 꿈을 품었답니다.
무주에 계신 할머니들은 유난히 고수를 많이 드시는 것 같았어요.
가을철에 고수를 심고 월동시켜 여름에 씨앗을 받고요, 재배한 고수로 겉절이나 김치 등을 해드신다고 해요.
그래도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건 아니고 무주사투리로 내금(냄새)이 싫어 안 먹는 사람도 있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수를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수집한 작물들은 대체로 콩, 팥, 깨, 호박 등이었고
새롭게 느껴진 작물은 빗자루 만들기 좋은 '한삼수수'와 '동오호박', '쉰날거리' 였습니다.
원줄기 위로 듬성듬성 줄기가 나는 다른 수수와 달리
한삼수수는 원줄기 꼭지점에서 많은 줄기가 뻗어서 풍성해지기 때문에 빗자루를 만들기 좋다고 해요ㅎ
할아버지께서 한삼수수로 직접 만드셨다는 빗자루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수로 빗자루를 잘 만들려면 수수가 다 여물어 마를 때까지 밭에 두면 빗자루가 힘이 없고,
마르기 전에 대를 잘라서 빗자루를 만들면 튼튼하고 좋다고 하네요.
'쉰날거리'는 '쉬나리팥'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보통 회색빛의 '재팥'을 쉰날거리라고 부르시는 것 같았어요.
심은지 50일 만에 수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쉰날거리라고 하네요.
성장기간이 짧기 때문에 늦게 심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어느집 할아버지께서는 재팥이 아니라 개골팥이 쉰날거리라고 말씀하셔서.. 헷갈렸네요
개골팥은 무주에서 '까치팥'이라고도 부르시더라고요.
지역마다 씨앗을 부르는 다양한 방식들이 매번 새롭고 재밌어요.
수집단끼리 씨앗명칭의 어원을 쫓아가다보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데
그 지역의 할머니의 이야기로부터 해답을 얻으면 그제야 다들 '아~~~~!!!'하면서 궁금증이 해소되지요.
말이 무척 길었네요!
무쩍 더워진 날씨에 계속 차에서 오르내리고 마을을 돌아다니는게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동하는 차 안에서 졸기도 하고요 ㅎㅎ
그럼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늘 새롭고 감동적이라
씨앗수집은 정말 중독적이라며 함께 수집을 다니는 짝꿍 기완과 이야기했어요.
얼른 다시 무주에 가고 싶네요.
다음주에도 무주수집 2주차 소식 들고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짝짝짝 구체적으로 잘 얘기했네용. 고맙슴돠!
고수는 첫 시식 이후 질색이라 ㅠㅠ
한삼수수 신기방기~^^
다리품 팔아 배우신걸
넙죽 받아먹는거 같아 죄송스럽네요
수집후기 자주 올려주세요. 재미있네요.
고생하셨어요^^
고수짱아치는 담아봤는데 고수로 김치도하는군요~~
궁금하네요
활기찬얼굴 사랑해요^^
수집후기 꼼꼼하게 기록되어서 함께 하지 않아도 함께 하는 듯 합니다
또 새로운 재미가 느껴지는 무주 수집이야기, 죽~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