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心 녹이는 甲午 始山 트레킹
매우 포근한 日氣였다.
마치 저 만큼서 이몽룡과 성춘향이 노니는 情景이었다. 시절은 겨울이지만 날씨는 春堂에 드리워진 봄볕을 연상케 했다.
열시가 가까워진 시각 이지수 회장을 비롯하여 평택의 이규덕, 수원의 김래현, 이재규 신임 강서지부 회장이 미리 當到하여 談笑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 있지않아 김종현, 이학현 신임 동기회장, 민병홍 전임회장, 이경모,이정섭, 김용필 전 총동문회장, 김용규가 모습을 보이며 신년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시간은 10시를 조금 넘기긴 하였지만 예정된 인원가운데 황선익이 아직 도착이 되지않고 있었다. 지수가 열심히 핸드폰으로 연락중이었다. 아마 인근 전철역에 도착되고 있는 듯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도착하여 오늘은 모두 13명의 멤버로 구성된 갑오년 시산 트레킹을 시작했다.
오늘 트레킹은 구로올레길 산림형 2코스로써 온수역 인근 출발점에서 기념사진을 한 컷 촬영하고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우들이라 이야기를 나누며 주위 山景을 동무삼아 발걸음을 가벼이 밟아 나갔다. 발밑은 소나무개비가 널부러져 있고 겨울낙엽은 봄볕을 반기듯 손사레 인사를 우리에게 보내준다. 아직 겨울철이지만 樹木은 벌써 春心을 머금은 듯 景觀을 따사로이 해 주었다.
이제 일행들이 약간의 간격을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폭을 넓혀 나갔다. 뒤쪽에서 김용필이가 이지수와 동행을 하면서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고 있다. 그런데 용필이가 스틱을 짚는 것이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오늘 모임 참가는 보람있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 저기 프랑카드가 揭帖되어 있다. “산불조심은 산과의 약속”이란 프랑카드에는 ‘라이터 등 화기제품 소지와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산에서 절대 하지 맙시다’라는 警句이다. 論外의 여지없이 “산불조심”하자는 뜻이니 등산객들은 명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하나는 “귤껍질, 과일껍질을 버리지 맙시다!”라는 프랑카드이다. ‘귤과 과일은 재배과정에서 농약을 살포하여 껍질에 농약이 잔존할 수 있으므로 동식물에게도 해로우며 산의 생명력을 떨어뜨릴 수가 있습니다. 또한 귤껍질은 잘 썩지않아 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다. 산에 사는 동물들도 농약은 싫어 한답니다. 우리 모두 등산할 때에는 두가지 꼭 마음에 담아 실천해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저 멀리 들려오는 항공기 착륙소리를 벗하며 트레킹은 계속된다. 출발시에는 산길이 보송 보송했지만 시간을 더할수록 따사로움에 언 땅을 녹이면서 물기가 조금씩 머금어 들고 있었다. 잠시를 걸으니 안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수렁고개”라 한다. ‘부천시 가치올 지골과 서울특별시 구로구 온수동 사이에 있는 고개로 땅이 매우 질어서 수렁고개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겨우 지게를 지고갈 수 있을 정도의 고개였고 이곳 왼편에는 냇물이 많아 질은골짜기라는 어원을 가진 지골이 있는데 지골에 있는 약수터가 옻이 오른 사람들에게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여 약수를 떠가는 사람들이 이곳 수렁고개를 많이 이용하기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트레킹은 계속되고 있었고 스치는 등산객들의 숫자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앞에 보이는 언덕 산길을 올라가야 할 모양이다. 흙길과 나무계단길을 번갈아가며 올랐다. 작동터널 위를 지나고 있다. 이따금씩 산중 도서관이 한 두 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휴식을 취하며 잠깐의 독서를 하기엔 안성마춤인 듯 싶었다.
步幅이 빠른 일행들은 멀찌감치 앞선다. 甲이야 乙이야 世上事를 論하며 오랜만에 만난 친우들과 山頂을 걷는 모습들이 어찌그리 정겨운지 자리를 마련한 지수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을 보태주고 싶었다.
첫 번째 휴게소에 도착했다. 준비한 귤 등으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소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국기봉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시간이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산길 주위의 소나무숲은 숲이라기 보다는 아주 크게 지은 까치집이라고 표현해도 될까싶을 정도로 앙상하기 그지 없었다. 계속 산행하다보니 국기봉에 도착하고 있었다. 지양산(118m) 산자락에 있는 국기봉은 올레길의 최정상이고 여기서부터는 이제 내려가는 길목이라고 지수가 알려준다.
下山 발길을 재촉하며 등성이를 걸으니 잠시뒤에 두 번째 휴게소가 눈앞에 들어온다. 먼저 도착한 일행과 함께 旅裝을 풀어놓은 뒤 別食을 갖기위해 준비해 온 음식들을 지수가 일일이 나열해 놓는다. 오늘 별식은 구룡포에서 일하고 있는 이항무가 서남지부모임 멤버들에게 특별히 준비한 과메기를 막걸리, 소주와 함께 산정에서 맛보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물론 맛도 아주 특별했다. 일행들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항무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참으로 고마웠다.
휴식과 별식을 겸한 우리들은 가끔씩 아파트단지를 곁으로 하며 산길을 내려오기를 계속했다. 잘 정돈된 생활체육시설을 가로질러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도로에 다다랐다. 오후 1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이다. 지수가 설명한다. 이곳부터는 도보를 이용하며 천왕산 기슭의 산업용 철길을 따라 약 1km 가량 걸은 뒤 서울수목원에 도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철길의 침목을 징검다리 삼아 어린아이 마냥 폴짝 폴짝 뛰기도 하고 친우와 손잡고 균형을 맞추어 걸어가는 모습들이 멀리서 보기엔 마치 초등학교 시절을 연상케하고 있었다.
이윽고 서울수목원에 도착하여 이모 저모를 살펴보고 수목원을 가로질러 입구쪽을 향할 즈음 용필이가 이곳은 자기집 주변이라고 소개해 준다. 멀리 유한대학교 알림판이 보이고 잘 정돈된 깔끔한 단독주택단지가 들어서 있었다. 지붕에는 모두 太陽熱 集電板이 설치되어 있어 선진형 주택단지임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도보를 보행하여 온수역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나갔다. 오후 2시를 넘기는 시간이니 점심이 그리운 때이다. 온수역을 횡단하여 점심장소인 “약초마을” 음식점에 도착하니 한방약재 냄새가 코를 찌른다. 오늘 점심은 한방 오리백숙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옻을 선호하는 식도락가를 위하여 ‘옻도리’라는 메뉴도 나왔다. 모두가 시장한 때인지라 음식맛이 최고조에 달했다. 식사 분위기에 맞추어 이지수 회장의 사회로 잠시 행사가 있었는데 이학현 신임 동기회장의 인사에 이어 민병홍 전임회장의 인사 그리고 김용필 전 총동문회장의 인사 등 새해인사를 겸한 약간의 덕담을 나누었다. 이재규 신임 강서지부 회장의 인사도 함께 이어졌다.
어느정도 식사가 무르익을 무렵 과메기 특식을 준비했던 이항무가 도착했다. 모두 감사의 인사을 서로 나누면서 시간을 내어 참석해 준 데 대하여 고마움을 표했다. 오후 4시경이 되어서야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이런 말이 있다. “시작은 微微하더라도 未來는 昌大하리라”. 비록 서남지부 모임의 出帆이 日淺하지만 오늘 무려 13명의 트레킹은 분명 창대하고도 남음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뜻있는 친우들이 關心을 가져주고 參與를 해 주는 모습에서 서남지부가 無窮하게 더욱 發展해 나가리라 確信을 자리매김하는 트레킹이었다. 그것은 오늘 日氣에 걸맞게 春心을 녹이는 새해 갑오년의 시산트레킹이었다고 참가한 우리 모두는 마음을 같이했다.
2014년 1월 4일 서남지부리포터 석대식이가
첫댓글 서남부지부 정말 “시작은 微微하더라도 未來는 昌大 하리라"
명필 대식의 잘 정리된 글을 읽으니 재미있었던
TV쇼를 다시보는듯한 느낌...건투를 비네
역시 - 주필다운 솜씨를 보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