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마신 차 역대 최대 차 기록 세우며 손쉬운 우승 우승후보 ‘아시아틱 보이’‘앨버투스 막시무스’ 나란히 졸전
‘웰 암드’의 싱거운 우승이었다. 지난 28일(토) 두바이 나드알세바 경마장에서 6백만 달러를 놓고 펼쳐진 「두바이 월드컵」은 ‘웰 암드’의 무대였다. 14마신 차 압승, 「두바이 월드컵」 역사상 최대 차다. ‘웰 암드’를 저지할 상대는 아무도 없었고 그는 손쉽게 6백만 달러가 걸린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의 2000m 주파기록은 2분01초01이었다. ‘웰 암드’는 윈스타팜이 생산한 ‘티즈나우’의 자마로 올해 6세가 된 거세마다. 에오인 하티 조교사의 관리를 받고 있으며 이 대회에서는 그라이더 기수와 호흡을 맞춰 9-1의 우승확률이 점쳐졌었다. 경주 내용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결과는 판이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우승마 ‘컬린’에 8마신 여 차 뒤진 채 3위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앙갚음하듯 14마신 차로 대기록을 달성한 것. 이는 지난해 자신이 패배했던 착차의 거의 두배에 가까우며 ‘컬린’의 신록을 갈아치우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승 후 그라이더 기수는 “엄청난 경주력을 입증했다. 도대체 2위는 누구였나”면서 자신에 찬 기쁨을 드러냈다. 그를 우승으로 이끈 하티 조교사는 아랍에미리트와의 각별한 인연을 밝히며 뜻깊은 우승이라 자축했다. 그는 지난 2000년 고돌핀家에 고용돼 미국과 두바이 등에서 고돌핀 소유의 2세마들을 육성해 왔다. 2003년 「두바이 월드컵」 우승마 ‘스트리트 크라이’도 그의 손을 거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키워 출전시킨 ‘웰 암드’로 우승의 주역이 돼 짜릿한 쾌감을 만끽하고 있다. 그는 “조교사로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우승”이라면서 “발탁해 기회를 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세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에게 큰 빚을 지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티 조교사에 따르면 ‘웰 암드’는 3세 때 「UAE 더비」에 출전했다가 뼛조각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그후에는 골반 골절까지 당해 수의사들로부터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진단까지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회복을 위해 매달렸고 2년 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회라는 「두바이 월드컵」에서 우승해 한층 더 감격스럽다고 조교사는 말했다. 이로써 ‘웰 암드’는 23전 7승의 전적을 보유하게 됐으며 우승상금 360만 달러를 포함해 통산 518만 달러의 수득상금을 기록했다. 반면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두 마리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컬린’ 은퇴 후 북미의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던 ‘앨버투스 막시무스(Albertus Maximus)’는 결승선 400여m를 남기고 무너져 6위에 그쳤고 작년 이 대회 준우승마이자 인기순위 1위였던 ‘아시아틱 보이(Asiatic Boy)’도 경주 내내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렇다 할 모습 없이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실망을 안겼다. 경주 후 ‘앨버투스 막시무스’의 알랜 가르시아 기수는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지난번 「던 핸디캡(gr. I)」에서 우승했던 그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완전히 다른 말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을 대신해 우승확률 60-1의 브라질산 복병 ‘글로리아 드 캄피오(Gloria de Campeao)’가 준우승을 거머쥐며 파란을 일으켰고, 남아공의 ‘패리스 퍼펙트(Paris Perfect)’도 예상밖의 선전을 펼치며 3위를 거뒀다. 이밖에 아르헨티나産 ‘뮐러’와 ‘마이인디’가 4위와 5위를 나눠가졌다. 1996년 창설돼 매년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치러왔던 나드 알 세바 경마장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된다. 두바이레이싱 클럽은 향후 12억5천만 달러(한화 약 1조8천억 원)를 투입해 나드 알 세바 경마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메이단 레이싱 콤플렉스를 지어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