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둔덕기성 / 패왕성(巨濟 屯德岐城 / 廢王城)
2010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폐왕성(廢王城)으로 불리는 둔덕기성은 거제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된 성곽으로 알려져 있다. 발굴조사 결과 신라시대에 초축되어 고려시대에 수축되었으며 삼국시대 거제의 옛지명인 상군(裳郡)의 치소성(治所城)으로 추정되고 있다.
둔덕기성은 둔덕면과 사등면의 경계지역에 있는 우봉산의 지봉(해발 326m)에 있다. 이곳은 서쪽으로 통영 및 견내량과 가깝고 북쪽에는 조선시대의 평지성인 오랑역이 위치하는 등 거제도 내에서는 교통상 주요 거점지이자 조망이 매우 양호한 지역이다. 가까운 거리에 고려시대 거제군의 치소로 추정되는 거림리유적이 있으며, ‘폐왕성(廢王城)’이라는 명칭은 고려시대 의종(毅宗: 재위 1127∼1173)이 정중부의 난으로 폐위된 뒤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2004년 동쪽 체성과 동문지, 2007년 집수지에 대한 시굴·발굴조사가 실시되어 성곽의 축조시기 및 축조수법이 밝혀지게 되었다.
발굴조사 결과 초축성벽은 단면 L자 또는 계단상의 형태로 생토를 굴착한 후 판상(板狀)의 할석을 이용한 기저부 지정, 내탁부 조성, 외벽 면석의 다른 층 쌓기 수법, 외벽기저부의 보축성벽과 현문식(懸門式)성문을 특징으로 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성내의 남동쪽에는 호안석축을 갖춘 원형의 집수지가 조사되었다. 집수지는 모두 3차에 걸친 사용시기가 확인되었으며, 최초의 집수지는 직경 16.2m, 깊이 4m 정도로 원형수혈을 굴착하고, 바닥과 측벽부에 1m 정도의 두께로 점토를 발라 물이 빠지지 않도록 하고, 바닥과 측벽부를 석축으로 마감하였다. 석축은 3단으로 조성되었는데 직경은 1.5m, 깊이는 3m 정도이며, 바닥은 점판암계의 판석을 깔고 측벽은 화강암석재를 다듬은 면석으로 정연하게 쌓았다.
성벽구간과 집수지내에서는 토기와 기와류, 목기류, 자기, 금속기류 등 삼국시대 신라부터 고려·조선시대의 유물까지 여러 시기에 걸친 다양한 유물이 확인되었다.
발굴조사 기관에서는 둔덕기성은 축성기법과 성내에서 출토되는 유물 등을 고려하여 7세기 후반에 신라에서 쌓은 성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삼각집선문이 시문된 단각고배라든가, 판상석재로 쌓은 체성벽과 원형 집수시설의 구축기법 등을 고려할 때 6세기 말경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둔덕기성은 거제도에서 확인된 가장 이른시기의 성곽으로서 거제지역의 옛지명인 상군(裳郡)의 치소성으로 추정되는 만큼 거제지역의 고대문화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또한 체성벽과 문지, 성내의 연지 등에 대한 축조기법은 삼국시대의 토목기술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남파랑길 27코스 트레킹중 둔덕기성 성내 내부는 코스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거제에서 가장 오래된 둔덕기성을 그냥 지나칠수 없어 성내로 올라가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둔덕기성 곳곳을 담아보다.